지역경제 살리는 ‘지역화폐’ 사업, 행안부가 힘 보탠다

 

경기도 성남시는 지역상품권 활용을 청년 배당에 이어 올해 7월부터 아동 수당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포함하면 지역 화폐 발행은 1000억 원에 육박하게 된다.

행정안전부가 지역 화폐(상품권) 발행을 적극 권장하고 제도 활성화를 위해 법안과 지원 제도 마련에 나선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지역 화폐 효과가 입증돼 정부의 국정과제인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 지원대책’의 하나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지자체에서 지역 상품권 제도를 도입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7일 밝혔다. 올해 중 상품권 도입과 활용에 관한 근거법 제정과 함께 각종 지원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 화폐 발행 취지는 외지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자금의 역내 순환을 도모해 소상공인을 돕자는 것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는 정부 당국이나 거주 주민 모두에게 현실적인 문제로, 일정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7년 12월 기준 전국 60개의 지역화폐가 발행 중으로 올해 시행을 준비하는 지자체도 약 10곳에 달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앞서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을 통해 조사한 ‘고향사랑상품권의 경제적 효과분석 및 제도화 방안’(2017년 8월~12월) 연구에서도 드러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역 주민만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판매한 양구군(내부형)의 경우 지역주민이 타 지역 소비를 줄이고 지역 내 소상공인을 이용함으로써 나타나는 소비 대체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춘천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판매함으로써 외지인의 지역 내 추가 매출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앞선 화천군은 산천어 축제를 활용한 관광객과 내부 주민들이 이용하는 통합형 모델로, 지역 내 총생산(GRDP) 대비 상품권 유통규모가 적은 비율(0.19%)임에도 소상공인 소득상승 효과(1.13%)는 크게 나타났다.

행안부 집계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지역 화폐를 발행 중인 시·도·군은 60개에 달한다. 조폐공사를 통해 발행된 지역 화폐 규모는 31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신규 발행을 준비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옥천군과 경기도 양주·안산·시흥시 등 10여 곳에 달한다.

지역 화폐의 역사는 길다. 미국, 일본, 캐나다, 독일 등 세계 각국 3,000여 곳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1996년 잡지 ‘녹색평론’에 그 개념이 처음으로 소개된 뒤 1998년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미래 화폐’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외환 위기로 인해 IMF 국제통화기금 관리를 받는 때였다. 경제가 고꾸라진 때이다 보니 여러 모색이 일어났고, 달러 중심이 아닌 대안 화폐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 됐다. 강원도가 국내 광역단체로는 지난해 지역 화폐를 최초로 발행하면서 현실에서 힘을 얻기 시작했다.

한편, 경기도 성남시는 복지사업으로 지역 상품권을 활성화하면서 ‘3대 무상복지’ 사업 중 하나인 청년 배당을 지역 상품권으로 지급한데 이어 올해 7월부터 5세 이하 아동에게 월 10만 원씩 지급할 예정인 아동수당(약 562억 원)을 지역 상품권을 이용할 계획이다. 이를 포함하면 지역 화폐 발행은 1000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또 노원구는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 상품권을 상용화했다. 지역 상품권은 실물 종이로 위변조를 막기 위해 한국조폐공사에서 발행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는 올해 2월 블록체인 전문기업과 손잡고 지역 화폐 ‘NW(노원)’을 상용화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 화폐는 세계 최초다. 실물 종이 화폐 제작과 환전소 운영에 들어가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니 이른바 ‘자생적 수익구조’ 마련에 더 좋다. 무엇보다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이어서 다른 지역에서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 지역 화폐 확산을 위한 핵심 키워드 5뚜렷한 특색 필요=지역 화폐는 크게 ▲지역공동체 유대 강화 ▲소외계층 지원, 자립 ▲관광, 문화, 레저, 예술 활성화 ▲골목상권 등 지역 경제 활성화 ▲특정행사 참여 유도 등 5가지로 구분한다. 지역에 맞는 분명한 색깔을 찾아야 성공할 수 있다.

지역민 인지 우선 돼야=지역 화폐는 철저히 지역을 위한 화폐다. 전문가를 모으고 토론 등을 통해 이를 알리고 이해시켜야 한다. 이 작업만 충분히 이뤄져도 절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념이 아닌 사업으로 접근=돈으로 모든 것이 좌우되는 사회에서 돈 이상의 의미를 담으려는 지역 화폐 운동은 쉽지 않다. 뜻과 의지가 좋아도 혼자는 할 수 없다. 지역 화폐를 혁신운동으로 접근하지 말고 사업으로 봐야 한다.

사용 동기 마케팅도 필요=지역 화폐를 사용할 분명한 이유, 혜택도 중요하다. 할인 적용이나 사은품 제공 등 방법은 다양하다. 가맹점도 원칙적으로는 소비자다.

가치로 호소하고, 이익으로 돌려주고=지금까지 지역 화폐는 가치, 즉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큰 뜻으로 호소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지역 화폐 사용을 이끌려면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마포구 지역화폐 '모아', 스마트폰으로 결제 가능한 노원구 'NW', 마포구공동체경제네트워크 총회 모습, 카페에서 지역화폐로 결제하는 장면

 

글. 이화형 이로운넷 기자 lhh0030@naver.com
사진. 성남시, 노원구,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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