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업진흥원(SBA)은 서울의 중소기업 성장과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현장 정책 실행기관이다. 경쟁력 있는 중소벤처 확산을 위해 이미 궤도에 오른 기업 외에도 창업 단계의 기업을 키운다. 창업생태계에서 민간과 겹치지 않는 영역에서 민간과 함께 기업을 육성하며, 창업계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실현 중이다. SBA는 조직 내 ‘창업본부’를 두고, 스타트업 지원에 주력한다. 창업본부는 창업허브운영팀, 창업육성팀, 투자지원팀으로 구성됐다. <이로운넷>은 올해부터 업무를 총괄하는 이태훈 창업본부장을 만나 각 팀의 주요 역할과 성과를 들어봤다.

# 모바일 서비스 업체 ‘㈜같다’는 대형폐기물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배출·수거하도록 처리하는 애플리케이션 ‘빼기’를 개발해 경기 용인·포천시, 인천 미추홀구, 서울 마포구 등 여러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 유아 전문 사용자경험(UX) 디자인 기업 ‘㈜키두’는 성인에게 맞춰진 차량 안전벨트를 아이들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인형으로 제작했다. 최근에는 직업 체험용 교육 상자를 비대면 수업 프로그램으로 개발했다.

서울창업허브 성수에 입주한 스타트업 '㈜같다'는 대형폐기물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배출·수거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빼기'를 개발해 도시 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사진제공=㈜같다
서울창업허브 성수에 입주한 스타트업 '㈜같다'는 대형폐기물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배출·수거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빼기'를 개발해 도시 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사진제공=㈜같다

‘같다’와 ‘키두’는 환경·건강·안전 등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육성하는 ‘서울창업허브 성수’에서 발굴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서울창업허브 성수는 도시문제를 해결해 사회적가치 창출과 기업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셜벤처를 집중적으로 발굴·육성하는 거점 공간이다. 

지난 2~6월 기존의 성수IT종합센터를 리모델링해 올해 7월 새롭게 문을 연 이곳은 내부 시설을 전면 재설계했다. 기업들의 입주공간이 기존 18개실에서 25개실로 늘어났고, 협업 및 임팩트 투자사를 위한 공간도 마련됐다. 이태훈 SBA 창업본부장은 “공장 같은 답답한 구조의 형태에서 벗어나 스타트업에 어울리고 도움이 될 만하게 공간을 탈바꿈했다”라고 말했다.

입주기업 선발부터 차별화…환경·건강·안전 문제에 집중

지난 2~6월 기존의 성수IT종합센터를 리모델링해 올해 7월 새롭게 문을 연 서울창업허브 성수의 전경./사진제공=SBA
지난 2~6월 기존의 성수IT종합센터를 리모델링해 올해 7월 새롭게 문을 연 서울창업허브 성수의 전경./사진제공=SBA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서울창업허브 성수는 입주기업을 선정하는 방식부터 차별화를 꾀했다. 일반적인 공개모집 방식이 아닌 민간 임팩트 투자사의 적격심사를 통과한 우수기업을 상시 추천받아 심층 대면평가 후 최종 선발한다. 이를 위해 SBA는 옐로우독, HGI, D3쥬빌리, 소풍벤처스 등 성수동 일대의 주요 임팩트 투자사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비하이인베스트먼트까지 총 6곳의 민간협력 투자파트너에서 참여하는 적격심사는 ‘도시문제 해결이라는 명확한 테마에 부합하는가’라는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이 본부장은 “1차적으로 임팩트 투자사에서 적격심사를 거쳐 어떤 기업을 추천하면, 2차로 투자전문가의 심층 IR평가를 거치고, 마지막으로 교수와 심사역 등 민간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서울창업허브 성수 운영위원회가 적합한지 심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임팩트투자사 겸 액설러레이터인 소풍벤처스의 한상엽 대표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 시대에 기존의 사회문제가 드러나고,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의 집중적인 지원을 통해 서울이 당면한 문제를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돈만 되는 사업 아닌, 사회적가치 영역 살피는 기업”

서울창업허브 성수에는 총 25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사무공간과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공간 등 젊은 스타트업 감성에 맞도록 내부가 설계됐다./사진제공=SBA
서울창업허브 성수에는 총 25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사무공간과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공간 등 젊은 스타트업 감성에 맞도록 내부가 설계됐다./사진제공=SBA

이렇게 선발된 기업들은 서울창업허브 성수에 최대 2년간 입주할 자격을 얻는다. 선발된 기업들의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월 5,958원/㎡(20년 현재 기준)의 이용료만 내면, 사무실·회의실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사무실 면적과 개수는 유연하게 제공한다. 

또한 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마케팅·홍보 등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초기 투자나 시리즈 A·B 단계 투자 등 단계별로 적절한 민간 투자 협력파트너를 연계해 액셀러레이팅은 물론 후속 투자 유치까지 이어지도록 돕는다.

현재 서울창업허브 성수에 입주한 기업은 15개 기업으로, ‘도시문제 해결’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기업의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임팩트 영역의 사업을 분석한 결과, 현대인의 감성을 건드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치유 역할을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 모든 것이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일과 연결된다. 돈만 되는 사업이 아니라, 세상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회적가치 영역까지 살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입주기업인 ‘㈜소리를보는통로’는 청각장애인의 소통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실시간 자막 소프트웨어 ‘소보로’를 개발한 기업으로, 학교·공공기관 등 300곳 이상에 기기와 자막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7월에는 타이핑 서비스 ‘typeX’를 신규 출시하는 등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또한 ‘해피문데이’는 여성들의 건강을 위해 유기농 생리대·탐폰을 개발하고, 이를 소비자들이 믿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서울창업허브 성수가 위치한 서울 성수동 일대에는 성동구의 ‘소셜벤처 허브센터’, 고용노동부의 ‘소셜캠퍼스온’을 비롯해 옐로우독, HGI, D3쥬빌리 등 주요 임팩트 투자사들이 모여 있어 '소셜밸리'를 이루고 있다./사진제공=SBA
서울창업허브 성수가 위치한 서울 성수동 일대에는 성동구의 ‘소셜벤처 허브센터’, 고용노동부의 ‘소셜캠퍼스온’을 비롯해 옐로우독, HGI, D3쥬빌리 등 주요 임팩트 투자사들이 모여 있어 '소셜밸리'를 이루고 있다./사진제공=SBA

서울창업허브 성수는 단순히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셜벤처 창업생태계를 확장하는 일에도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성수동 지역 임팩트투자사 등 관련 기관과 협약체결을 맺고, 성동구의 ‘소셜벤처 허브센터’, 고용노동부의 ‘소셜캠퍼스온’ 등 공공기관과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나섰다.

이 본부장은 “성수동에 있는 수많은 소셜벤처들이 어려워하는 점, 힘들어하는 점을 파악해보니, 소셜 분야의 투자자들이 많고 서로 알고 지내지만 사업적 네트워크는 잘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라며 “SBA가 그 속에서 같이 움직이며 ‘연결점’을 만들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SBA는 기업이 성장하려면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어디를 가야 효과가 나는 건지 알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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