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기업은 정보기술(IT)·건축·환경·패션·관광 등 우리 삶 속 모든 분야에 있다. 그러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인천 내 IT기업으로 분류된 사회적기업은 총 5개밖에 되지 않는다. 대부분이 서비스 업종과 제조업에 분포돼 있다.

인천 사회적경제 청년공감기획단은 기술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갖춘 사회적기업 ‘누리아이’의 신재형 대표를 만났다. 정보통신 기술과 영상 미디어라는 매개를 통해 사회적가치를 전달하고 있는 누리아이의 활약을 소개한다.

신재형 대표가 누리아이가 제작한 컨텐츠를 소개하는 모습./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신재형 대표가 누리아이가 제작한 컨텐츠를 소개하는 모습./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누리아이의 ‘누리’는 순 우리말로 세상이라는 뜻이고 ‘아이’는 인터넷의 ‘I’에서 따왔습니다.”

신재형 대표는 “인터넷 세상에서 ‘누리아이’ 만의 가치를 추구하고, 의미 있는 역할을 맡고 싶다는 뜻을 담았다”고 회사 이름을 설명했다. 누리아이는 지난 2002년에 설립돼 차량 내비게이션 지도를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는 웹 기반의 프로그램 개발과 디자인 및 웹툰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농업IT로 농촌 경제에 활력 부여

현재 누리아이의 주력 사업은 농업 관련 솔루션 개발과 지자체 쇼핑몰을 제작·관리하는 농업IT 사업이다. 누리아이는 지난해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경진대회에서 농업IT 분야로 상을 받기도 했다.

‘농업IT’는 주로 지방자치단체 쇼핑몰을 제작·관리부터 농업 관련 솔루션을 개발해 농가를 도와주는 기술을 뜻한다. 일례로 누리아이가 개발한 ‘비파괴 당도측정기’는 과실의 당도를 측정해 해당 밭의 수확시기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누리아이는 주로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 대표는 “현재 농업IT 기술의 특허도 2개 보유하고 있고, 이 기술을 상품으로 만들어 유통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신재형 대표가 누리아이의 사업을 소개하는 모습./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신재형 대표가 누리아이의 사업을 소개하는 모습./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요즘 많은 분들이 귀농에 대해서 관심 갖고 있고, 귀농하시는 분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농사짓는 게 생각 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농사를 지으신 분들은 땅만 봐도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반면, 귀농한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은 이런 것들을 쉽게 알기 힘듭니다.”

신 대표는 누리아이의 토지 정보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목표 토지에 적합하고 상품성 있는 작물을 추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GPS와 레이저 포인트를 이용해 어떤 작물이 어느 정도 간격을 띄어 심어야 좋은 지 알려주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농사에 서툰 분들과 기존에 농사를 짓는 분들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종이 지도 데이터화, 자원 낭비 방지 사업도 진행

농업IT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휴게소에 비치돼 있는 종이 지도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지자체에서 관광지도를 1년에 최소 2번씩 제작하는데, 지도가 만들어 질 때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 불필요한 제작은 종이 자원 낭비와 예산 낭비로 이어진다.

신 대표는 “지도 작업이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그 정보가 다음 담당 업체에게 넘어가지 않고, 정보들이 온라인으로 저장되지 않아 데이터들이 축적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누리아이는 시중에 나와 있는 종이지도를 전부 모아 데이터화해 어디에서나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터뷰에 응답하는 신재형 대표 모습 / 사진제공=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인터뷰에 응답하는 신재형 대표 모습./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답답한걸 우리가 할 수 있으면 하자”

앞서 누리아이는 인천에 있는 시민단체나 장애인 관련 단체의 홈페이지 및 프로그램 제작을 주로 맡아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을 묻는 질문에 신 대표는 몇 년 전 인천장애인IT경진대회의 사례를 이야기했다.

처음 인천장애인IT경진대회에서 의뢰를 받았을 당시, 협회 예산 문제로 IT경진대회의 시험을 컴퓨터가 아닌 8절지 종이에 답을 적어서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누리아이가 대회 홈페이지를 제작했고, IT시험답게 시험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또한 누리아이는 시각장애인 협회에서 홈페이지 제작을 맡았던 적이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홈페이지를 만들려면, 웹 접근성과 장애인 차별 금지법을 준수해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과정이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협회의 예산 사정을 고려해 저렴한 비용으로 홈페이지 제작·운영을 맡았다.

이렇게 수입이 되지 않는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신 대표는 “물론 수입이 크게 되지는 않지만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서서 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맡아서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문제는 우리가 해결하자”는 그의 철학 때문이다.

누리아이 신재형 대표(가운데)와 공감기획단 3조가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누리아이 신재형 대표(가운데)와 공감기획단 3조가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코로나19로 비대면 확장, 상반기부터 바빠져

누리아이는 매년 1~6월 일이 많지 않은데 비해 7월부터는 일이 늘어 하반기에 일을 몰아서 하는 편이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업무가 많아지고, 지금까지 누리아이가 쌓아 놓은 고객들의 관계 덕분에 상반기부터 일이 많아졌다.

신 대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의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네이버 웹툰에 ‘인당수를 아십니까?’라는 웹툰을 연재하고 있는데, 기존에 누리아이에서 제작한 콘텐츠와 제품들이 웹툰과 결합하면서 가져오는 시너지가 굉장히 컸다”며 “누리아이만의 콘텐츠를 더욱 발전시켜서 콘텐츠로 승부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는 “농업IT가 시장성이 있고, 파급력이 있는 기술이라고 판단해서 농업IT분야를 크게 확장하는 계획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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