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코오롱하늘채 커뮤니티 센터 입구에서는 국화 향 가득이다.
돈암코오롱하늘채 커뮤니티 센터 입구에서는 국화 향 가득이다.

색색의 탐스러운 국화꽃이 커뮤니티 센터 입구에서 반겨준다. 국화 향을 가득 묻힌 채 실내에 들어가니 고소한 커피향이 발길을 이끈다. 공정무역 원두로 맛있는 커피를 내려주는 ‘하늘카페’가 보인다. 아파트에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 ‘라온하제’에서 운영하는 공간이다.

‘라온하제’는 ‘즐거운 내일’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회원들은 행복하고, 즐거운 내일의 웃음을 꿈꾸며 알찬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월 운영 회의를 진행하면서 회원 간 소통과 화합, 아파트 내의 의제를 발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2019년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하늘카페’가 새롭게 탄생되었다.

‘라온하제’는 2018년부터 주민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에 참여했고, 행복둥지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등 탄탄한 모임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아나바다 장터, 공동육아, 문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지난해 ‘같이살림 프로젝트’ 1단계에 선정되면서 단지 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공간이 주민들이 운영할 수 있는 카페로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커피 향기 그윽한 카페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일할 수 있도록 바리스타 양성 과정을 개설해 17명의 입주민을 교육했다. 공동주택의 소통 창구를 마련해 모임 회원뿐 아니라 아파트 전체 주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카페에서는 커피뿐만 아니라 수제청과 여러 가지 간식을 판매한다.

카페에서는 커피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만든 레몬청과 자몽청으로 차를 만들어 판매하고, 블루베리 베이글이나 와플 등 간식도 판매한다. 지난 11월 18일 주민들을 위한 신메뉴 개발을 목적으로 원데이 클래스가 열렸다. 새로운 메뉴는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스파이시 치킨랩’과 ‘케이준치킨 샐러드’였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지키기 위해 회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서 요리하는 표정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요리하면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등에서 편하게 그 시간을 즐긴다는 인상을 받았다.

주민들이 모여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요리를 시작한다.

수업이 시작되고 강사의 설명에 따라 주민들은 재료를 준비했다.

“닭살은 먹기 좋은 크기로 길게 자르세요.”
“소금, 후추, 미림으로 밑간을 해 놓으시고요.”
“야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으시고, 양파는 채 썰어 설탕을 살짝 뿌린 후 물에 담가 놓으세요.”

“닭살은 케이준 가루를 묻혀 달걀 물에 담갔다가 빵가루를 묻혀 튀겨야 해요.”
“허니 머스터드 드레싱을 만들어 볼까요.”
“양파 1/6개를 곱게 다지고, 마요네즈, 설탕, 연겨자, 소금과 후추 약간, 식초를 넣어서 섞어주세요.”

주민들은 요리를 위한 재료 준비를 했다.

마지막으로 또띠아 위에 야채와 튀겨낸 닭살을 넣고, 소스를 뿌려 돌돌 말아 주니 맛있는 ‘스파이시 치킨랩’이 완성됐다. 한입 베어 먹은 주민들은 맛있다며 아이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잘라 놓은 야채 위에 드레싱을 뿌리고, 닭살을 올려놓으니 밥반찬으로도 안성맞춤이었다. 카페에서 팔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는 시간이었지만, 집에서도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을 배우는 요리교실이기도 했다.

‘스파이시 치킨랩’과 ‘케이준 치킨 샐러드’ 먹기에도 편하고, 맛도 있다.

[미니 인터뷰] ‘라온하제’ 소속 이다운 총무

라온하제 이다운 총무.
라온하제 이다운 총무.

Q. 같이살림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아파트 내에서 ‘라온하제’ 단체의 입지가 강해졌어요.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공간을 ‘라온하제’에서 맡아서 잘 운영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회원 간 만남이 단순한 친목 도모를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하늘카페’를 어떻게 하면 잘 운영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고, 아파트 내의 의제를 발굴하며 같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새롭게 탄생한 ‘하늘카페’ 공간을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아무것도 없던 빈 공간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카페로 만들어지면서 주민들이 참새 방앗간처럼 지나가면서 방문하는 곳이 된 것 같습니다. 커피값이 저렴한 ‘하늘카페’는 동네 사랑방이 됐고, 입주민들이 오며 가며 방문해서 사람을 만나 담소를 나누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변했다는 것을 주민들이 좋아하십니다.

Q.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그램 중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특히 카페에서 진행하는 요리 프로그램은 참여한 주민들이 요리를 배우고 먹고 만들어진 요리를 가져갈 수 있도록 했는데, 가족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입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Q. ‘라온하제’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3년 차 모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기존 회원뿐 아니라 매년 신입회원 모집 공고문을 아파트 내에 붙여 새로운 회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돈암코오롱하늘채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누구나(미성년자를 제외)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어요. 1년을 마무리하는 결산 회의에서 기존 회원의 지속적인 활동 여부를 확인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1단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면, 2단계에서는 ‘하늘카페’의 운영이 정착된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발전시켜서 더 탄탄하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나갈 거예요. 회원들과 함께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계발로 역량 강화에도 힘쓸 것입니다. 나아가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진입해 지원을 받지 않더라도 주민 스스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아리랑어린이도서관 옥상에서 텃밭을 만들어 어린이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아리랑어린이도서관 옥상에서 텃밭을 만들어 어린이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이살림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아파트 내 자투리 공간이 주민을 위한 카페로 재탄생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쉬고, 이야기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이외에도 꾸준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돈암코오롱하늘채 입구에는 위치한 아리랑어린이도서관 옥상 유휴공간을 이용해서는 옥상텃밭을 만들어 어린이 체험학습장이 되도록 했다. 수확한 농작물을 이용해서는 요리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다운 총무는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린이들과 함께 할 수 없어 아쉬움이 컸다”라고 말했다.

‘하늘카페’ 운영을 계기로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간다.

신메뉴 개발을 위해 앞으로 몇 번의 요리교실이 더 진행된다. 새롭게 개발한 메뉴를 입주민에게 선보여 수익 창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라온하제’는 카페를 더욱 내실 있고 탄탄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 조직으로의 성장을 꿈꾸며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입주민 편의를 높이고, 수익모델을 구현하여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입주민 중 재능을 발굴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취업으로 연계해 나갈 예정이다. 

재능 있는 주민들이 주민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틈새 돌봄을 위해 독서, 영어독서, MBTI 검사 등 주민들의 역량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혼자라면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를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며 지금 보다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모임을 지향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