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코로나19의 영향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사업을 계획할 때 새로운 시대에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게 뭔지 파악하고, 이를 제공하기 위해 누구와 ‘연대’할지 고민해야 한다.” -최정희 서울시마을기업연합회 공동대표

“사회적경제 4대 부문도 서로 연대해야 한다. 각 부문에서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조합, 기업들이 서로 사무실을 공유하거나 시민 자산화에 나서는 등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방법을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김동규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

사회적경제 진영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으로 ‘연대’의 힘을 강조했다. 연대와 협력이라는 사회적경제 핵심 가치를 유지할 때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일 시작한 '2020 서울 사회적경제주간 기념포럼’ 오후 세션에서는 포럼과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각각 주제는 ‘K-뉴딜 정책에 대응하는 사회적기업의 전략’과 ‘슬기로운 방역생활 #덕분에’이다.

코로나 ‘덕분에’ 깨달은 연대의 가치

토크콘서트에서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사회적경제 4대 진영이 만나 코로나 경험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2020 서울 사회적경제주간 기념포럼’ 토크 콘서트 시간에는 사회적경제 4대 진영을 대표하는 얼굴들이 모여 코로나19 대응 사례를 소개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했다. 김동규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 김태균 강남지역자활센터 팀장, 최정희 서울시마을기업연합회 공동대표,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 조주연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왼쪽부터)의 모습. /사진=서울 사회적경제주간 행사 유튜브 화면 갈무리
'2020 서울 사회적경제주간 기념포럼’ 토크 콘서트 시간에는 사회적경제 4대 진영을 대표하는 얼굴들이 모여 코로나19 대응 사례를 소개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했다. 김동규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 김태균 강남지역자활센터 팀장, 최정희 서울시마을기업연합회 공동대표,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 조주연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왼쪽부터)의 모습. /사진=서울 사회적경제주간 행사 유튜브 화면 갈무리

코로나19 타격이 모든 기업에게 똑같이 돌아간 것은 아니다. 카페나 식당, 교육 등 대면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분야는 큰 타격을 입었지만, 소독·방역 분야는 일감이 늘었다. 기업 운영이 혼란스러운 상황. 사회적경제는 연대의 가치로 상황을 이겨내고 있다. 김태균 강남지역자활센터 팀장은 “자활 사업에 참여하는 분들은 네 사업, 내 사업 나누지 않고 본인 사업에서 할 일이 없으면 잘 되는 다른 사업을 돕는 식으로 협력했다”고 말했다.

최정희 서울시마을기업연합회 공동대표는 “올해 뭉클한 일이 많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 대표에 따르면 지난 2월 대구 지역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하던 때, 전국 17개 마을기업 협회는 기부금을 모아 경북지역 마을기업 협회에 전달했다. 이후 경북협회는 대구·경북 지역 마을기업이 제조한 상품을 17개 시도협회에 보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최 대표는 “어려운 시기임에도 또 하나의 연대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회적기업 진영은 서울시와 함께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골목상권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 내에 소상공인과 사회적기업을 연결한 80개 협업체가 만들어졌다. 이를 중심으로 소상공인과 사회적기업이 서로의 비즈니스 노하우 등을 공유하며 상생하겠다는 목표다.

또한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기술 기반 사업으로 넘어가려는 사회적기업이 늘면서 벤처기업과 협력하는 모델도 생겨나고 있다.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는 “사회적기업은 소상공인, 벤처기업 등 사회적경제 밖에 있는 영역과의 협력을 통해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런 확장은 코로나 덕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소상공인과 사회적경제 진영의 상생을 위한 ‘2020 소상공인X사회적경제 협업을 통한 골목상권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상상우리가 사업 운영을 맡았다. /사진=서울 사회적경제주간 행사 유튜브 화면 갈무리
서울시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소상공인과 사회적경제 진영의 상생을 위한 ‘2020 소상공인X사회적경제 협업을 통한 골목상권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상상우리가 사업 운영을 맡았다. /사진=서울 사회적경제주간 행사 유튜브 화면 갈무리

“K-뉴딜 적극 대응해 유연한 사업구조 만들어야”

코로나19가 위기만 남긴 것은 아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과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기회’도 만들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코로나19에 대응 및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내놨다.

사회적경제에도 K-뉴딜 정책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까. 3일 열린 포럼에서는 디지털, 환경, 사회안전망 각 분야에 속한 사회적기업들이 모여 K-뉴딜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포럼 참여자들은 관련 정책을 적극 활용해 유연한 사업구조를 만들면 K-뉴딜이 사회적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디지털 분야 사회적기업은 데이터 기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AI 학습용 데이터 세트’ 사업이나 디지털 생태계 안정을 위한 ‘사이버 방역체계’ 등에 역할을 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맘이랜서의 경우 올해 AI데이터세트 구축 사업과 사이버 방역을 위한 ‘내PC 돌보미 서비스’ 사업에 참여했다. 김현숙 맘이랜서 대표는 “사회적기업들이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 참여할 뿐 아니라, ‘원격돌봄’ 등 사회적기업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현숙 맘이랜서 대표는 "디지털 뉴딜은 사회적기업에게 도전이자 기회"라며 사회적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맘이랜서는 일하고 싶은 여성, 청년, 시니어에게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수료 후 일자리를 매칭해주는 IT기반 사회적기업이다.
김현숙 맘이랜서 대표는 "디지털 뉴딜은 사회적기업에게 도전이자 기회"라며 사회적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맘이랜서는 일하고 싶은 여성, 청년, 시니어에게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수료 후 일자리를 매칭해주는 IT기반 사회적기업이다.

그린(환경) 분야에서는 사회적경제가 ‘에너지’ 중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갇히지 않고 그린 리모델링, 건강한 먹거리 생산, 폐기물 재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연한 사업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는 “사회적기업 진영 스스로 그린뉴딜을 어떻게 정의하고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모세종 사람마중 본부장은 “위기청소년 등 취약계층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제공해야 한다”며 사회안전망 구축 및 강화를 위해 온라인 전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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