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서 중소기업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질적 측면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발표한 ‘중소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은 총 663만 9천개(99.9%), 종사자는 1710만4천명(83.1%)에 달한다. 이에 비해 매출액은 2662조9천억원으로, 전체 기업대비 48.5%에 그쳤다. 중소기업이 성장 잠재력을 맘껏 뽐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이서울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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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소기업 지원기관 서울산업진흥원(SBA)은 우수 중소기업 육성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하이서울기업’이 대표적으로, 서울시에 소재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우수 중소기업을 말한다. SBA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지정되며, 지정된 기업에는 서울시장 명의의 지정서를 수여한다.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우수 중소기업이 주로 부여받는다.

하이서울기업, 서울 모범 중소기업 네트워크

선정 기준은 매우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서울 기업은 1년에 한 번 공개모집을 거쳐 선정하는데, 서울 소재 중소기업이면 업종 제한없이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반드시 자체 제조·개발한 제품·기술·서비스를 보유해야 한다. 이후 서류평가와 발표평가, 현장실사 등 여러 단계의 심사를 거쳐 운영위원회에서 적격기업을 최종 선정한다. 

물론 서울시만 중소기업 인증제도를 두고 있는 건 아니다. 대구광역시 ‘쉬메릭’을 비롯해 광주광역시 ‘시티 오브 피스’, 제주도 ‘해올렛’ 등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공동브랜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SBA는 하이서울만의 차별점이 있다고 말한다. 

SBA는 지난 6월 2일, 서울시 우수 중소기업 상생발전 간담회를 열었다./사진제공=SBA
SBA는 지난 6월 2일, 서울시 우수 중소기업 상생발전 간담회를 열었다./사진제공=SBA

문구선 SBA 거점지원본부장은 “하이서울기업은 세계 속의 도시 서울이 인증하는 우수 중소기업으로 서울시와 SBA로부터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며 “기술·품질·경영혁신 등에 대한 인증과 달리, 하이서울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역동적이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기업 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 인증과 차별점이 있다”고 밝혔다. 

2020년 10월 기준, 하이서울 인증 기업 수는 총 940개사에 달한다. 지난 2004년 11개사로 첫 출범해 16년 만에 약 100배 가까이 덩치를 키우며 빠르게 성장을 거듭했다. 서울시와 SBA의 까다로운 인증절차를 거쳐 선정된 기업이기에 질적 보증도 확실하다. 전체의 49.6%인 466개 기업이 전 세계를 상대로 수출하고 있으며, 39개사는 코스닥 상장기업이기도 하다.

하이서울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하이서울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134억원, 종사자수는 51.6명으로, 벤처기업 평균 대비 약 2.6배, 서울기업 평균대비 약 8.5배에 달한다.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마케팅 혜택은 물론, 글로벌 시장진출도 도와

서울의 강소기업들이 하이서울 인증을 받으면 얻는 혜택은 무엇이 있을까. 하이서울기업은 서울시장 명의의 지정서를 수여받는다. 개별 기업들은 서울의 우수 중소기업으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기업 프로모션 활동 등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하이서울기업협회 박창현 사무국장은 “세계 속 도시 서울로부터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대외적 신뢰도가 높고, 소비자에게도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기 때문에 개별기업들이 마케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또한 하이서울 기업들은 SBA로부터 글로벌시장 진출도 지원받는다.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로, SBA는 지난 5월 텐센트·브릿징그룹·아핀도·하이서울 5자 협약을 체결했다. 중화권 IT 및 투자 기업인 텐센트와 글로벌컨설팅 전문회사 브릿징그룹, 인도네시아 경영자총연합회인 아핀도와 하이서울기업협회가 협약을 맺고 바이어 연결과 시장조사, 투자유치, IR를 포괄하는 글로벌 성장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화권·인도네시아 신시장을 목표로 수출을 지원한다.

또 기업간 네트워킹 플랫폼 구축도 돕는다. 하이서울 인증기업들은 교류 협력을 위해 자발적으로 하이서울기업협회를 설립하고, 하이서울 사업과 협력하고 있다. 하이서울기업협회는  하이서울 인증기업간 교류 및 비즈니스 융합활동을 촉진하고, 기업 투명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 대외적으로는 경영인으로서 나눔과 봉사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문화 형성에 힘쓰고 있다. 

문 본부장은 “기업 간 네트워킹을 위해 하이서울기업협의회와 온·오프라인 비즈니스 교류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이를 통해 정부 사업 공동진행, 라이선스 계약, 기업간 발주·수주 등 협업 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서울 B2B 비즈니스 서비스 지원사업 수행기업으로 선정된 더리얼마케팅은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의 수출바우처 수행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올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줬다. 사진은 더리얼마케팅 홈페이지
하이서울 B2B 비즈니스 서비스 지원사업 수행기업으로 선정된 더리얼마케팅은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의 수출바우처 수행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올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줬다. 사진은 더리얼마케팅 홈페이지

하이서울은 이러한 혜택을 토대로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준 기업으로 전자영수증 개발기업 ‘더리얼마케팅’을 꼽았다. 하이서울의 B2B 비즈니스 서비스 지원사업 수행기업으로 선정된 더리얼마케팅은 하이서울기업에서 제품 홍보에 필요한 영상과 카드뉴스 제작 지원 성과를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의 수출바우처 수행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출바우처 사업은 코로나19로 수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영정상화 및 대체수출시장 발굴을 위해 맞춤형 해외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더리얼마케팅은 향후 하이서울기업의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IR 세미나에도 참석해 모바일 전자영수증 소프트웨어 개발 및 핀테크 결제 중계 플랫폼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이서울기업 ‘가상 클러스터(Virtual Cluster)’ 개발에도 착수했다. 하이서울 관계자는 “향후 가상 공간을 통해 하이서울기업 정보를 공유하고 가치를 전파해 결과적으로 개별기업과 전체 산업군의 성장과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SBA는 앞으로도 이처럼 글로벌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우수 중소기업이 서울과 함께 세계 속에서 무럭무럭 성장하게끔 도울 방침이다. 하이서울 관계자는 “하이서울기업은 특정 분야에서 차별화한 기술경쟁력이 바탕이 된 글로벌 강소기업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육성한다”며 “서울에서 함께 세계로 뻗어 나갈 우수 중소기업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경제를 주제로 열린 제2회 2020 하이서울 포럼 단체사진./사진제공=SBA
부동산경제를 주제로 열린 제2회 2020 하이서울 포럼 단체사진./사진제공=S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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