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조직은 앞으로 더 확산할 겁니다. 하지만 (정부)지원을 통한 성장은 한계가 있습니다. 임팩트 금융은 민간 금융을 활용해 사회적경제 조직 규모를 확장하고, 사회 곳곳의 문제를 돕는 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문철우 교수)

지난 22일 ‘한국 임팩트금융 국가자문위원회(이하 한국NAB) 출범’ 및 컨퍼런스가 열린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 현장에서 만난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는 다소 상기된 모습이었다.

한국NAB 대표간사를 맡은 문 교수는 임팩트 포럼 대표, 사회적 기업을 위한 임팩트 투자 활성화 컨퍼런스 조직위원장, 사회적 기업 경영공시위원장, SELF(Social Enterprise Leaders Forum) 아시아 조직위원 등을 역임한 사회적경제 전문가이자 한국NAB 출범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2013년부터 임팩트 투자에 관심을 두고 국내 임팩트 투자 정착에 힘을 쏟았다. 2015년 NAB를 주관하는 글로벌 본부 ‘GSG’(Global Impact Investment Steering Group) 총회에 참석한 뒤, 한국NAB 설립에 본격 나섰다.
한국NAB는 올해 1월 GSG로부터 인가를 받았으며 22일 공식 출범했다.

근 3년간, NAB를 조직하고 인가받기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 그는 “GSG가 NAB를 인가할 때 다양한 분야에서 대표성 있는 분들이 NAB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임팩트 금융 시장이 충분히 성숙했는지, 조직을 수직적으로 늘리기 위해 뚜렷한 전략이 있는지를 확인하는데, 이 세 가지 모두 만만치 않은 과제였다”고 말했다.

한국은 사회적 기업 재정지원이 제도화돼 있는 반면 민간에서 투자받을 기회는 적다. 투자자들과 사회적경제 조직이 소통할 수 있는 채널 자체도 부족하다. 문 교수는 “이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해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NAB의 활동이 우리 사회만이 아니라 제 3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문 교수는 “우리는 30~40년 만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뤘습니다. 그 축약된 발전 과정에서 여러 사회 문제들이 일어났죠. 제3 세계들도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습니다. 우리가 임팩트 금융을 통해 사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지 보여준다면, 제 3세계에서도 공유할 만한 방안이 될 것입니다.”

문 교수는 NAB 활동이 통일 후 경제 대책이 될 수 있다고도 본다. 그는 “통일되면 북한의 경제 체제를 남한의 민간 영리 경제 체제로 단기간 내 바꾸기 힘들 것”이라며 “이 경우 사회적 경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 후 어떻게 사회적경제 조직을 활용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NAB가 청년 일자리 창출과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기업이 사회 가치를 추구하기 시작하면 구조적 변화가 생겨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문 교수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NAB 자금 조달 고민도 드러냈다. 한국NAB는 안정적인 자원을 확보하지 않고 시작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몇 국가의 NAB는 재무적인 후원(스폰서)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Ford Foundation’, 일본은 ‘Nippon Foundation’이 있죠. 우리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죠.”

문 교수는 NAB가 민간 주도지만, 정부와 협력할 때 더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류 금융 분야에서 적용되는 규제나 지원 체계가 임팩트 금융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제도 변화를 위한 정부와 공조가 필수임을 시사했다.

 

글. 박유진 이로운넷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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