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사회적가치 시대는 이제 시작단계에 들어섰다. 정부는 사회적가치 중심정부를 통해, 기업은 DBL, ESG 등을 통해 사회적가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 행복나눔재단 서진석 그룹장

사회공헌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로 향해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이 사회적경제 조직과의 협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발간한 ‘2018 사회공헌 백서’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33.7%가 사회공헌 사업의 주요 파트너기관으로 사회적경제기업 및 소셜벤처를 꼽았다.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이 '2020 사회적경제 소셜브릿지 데이'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유튜브 캡처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이 '2020 사회적경제 소셜브릿지 데이'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유튜브 캡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원장 김인선, 이하 진흥원)은 올해 ‘사회적경제 소셜브릿지 사업의 일환으로 ‘자유제안형’과 ‘지정연계형’ 등 두 가지 유형의 공모를 진행했다. 소셜브릿지 사업은 사회적경제기업과 공공·민간기업의 전문성과 인프라를 연계하는 사회적경제 협업모델 발굴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총 250여개 사회적경제기업 사회공헌 제안서가 발굴됐고, 기업 사회공헌 멘토단을 통한 역량강화 및 비즈니스 미팅 등을 진행했다. 

진흥원은 19일 올해 성과를 돌아보는 ‘2020 사회적경제 소셜브릿지 데이’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어떤 협력사례가 있었고,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통찰은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보는 시간이다.

김인선 원장은 “공공 및 민간기업의 자원이 사회적경제 생태계와 연결될 때 창출하는 사회적가치와 영향력은 보다 풍성해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공 및 민간 지원과 사회적경제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 역량 바탕으로 사회적경제기업과 협업

먼저 올해 신설한 ‘지정연계형’ 부문에 참여한 파트너 기업이 협력사례를 발표했다. 지정연계형 부문은 파트너 기업이 제안하는 사회공헌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모집했다. 

이재용 삼성카드 사회공헌팀 프로가 파트너기업 협력사례를 발표하고 있다./유튜브 캡처
이재용 삼성카드 사회공헌팀 프로가 파트너기업 협력사례를 발표하고 있다./유튜브 캡처

삼성카드, 하나금융그룹, SK가스 등 파트너기업 3곳은 올해 22개의 사회적경제기업과 실제 사업 기회를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나금융그룹은 사회적 가치 중심의 사회공헌 사업을 3개 기업과 함께하고 있으며, SK가스는 가스충전소 공간을 활용한 협업사업을 2개 기업과 진행 중이다.

삼성카드는 ‘온라인쇼핑몰 입점을 통한 판로·마케팅 지원’을 통해 총 17개 사회적경제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900만 회원을 자랑하는 삼성카드 회원 전용 쇼핑몰에서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카드 이재용 사회공헌단 프로는 “해당 쇼핑몰은 삼성카드라는 브랜드 신뢰도덕에 고객들이 제품을 믿고사는 경향이 있다”며 입점한 사회적경제기업의 매출 증대 및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쇼핑몰에서 사회적경제기업 관련 기획전을 열어 소비자가 사회적경제기업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울러 삼성카드내 디자인센터를 통해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의 디자인을 개선하고, 개발을 지원하는 등 상품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다음달부터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진행됐던 사회적경제 지원사업을 온라인 사이트로 일부 전환해 빠르고 효율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사이트가 오픈되면 삼성카드에 입정을 희망하는 기업들 관리는 물론이고, 입점 후 사후 관리도 시스템상에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용 프로는 “현재 쇼핑몰에 60개 기업의 제품이 등록돼있는데, 올해까지 총 100개 사회적경제기업의 300개 제품을 입점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삼성카드 회원에게 착한소비에 대해 알리고 확산시키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IT·환경 등 자유제안형 우수기업 제안 소개

자유제안형 부문은 공공·민간 기업에 대해 일자리·도시재생·IT기술·환경 등 4개 분야에서 사회공헌 협업 사업을 제안하는 사업이다. 올해 20개 사회적경제기업이 기업사회공헌 담당자와의 그룹세미나를 통해 제안서를 발전시켰다.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4개 기업은 이날 행사에서 제안서를 소개했다.

먼저 일자리부문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엘캔버스는 ‘시리아 난민에게 리터치 기술을 가르쳐 일자리 창출과 소득 향상 기회를 제공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최근 터키는 300만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이 들어오면서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터키 취업현장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엘캔버스는 난민에게 온라인으로 일감을 주자는 제안을 했다.

본래 난민들의 ‘누끼’ 기술은 소비자들로부터 품질이 우수하다고 인정받았다. 누끼란 스튜디오에서 찍은 상품사진의 배경을 제거하는 단순 반복 작업을 말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상품 주문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난민들이 해당 기술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이모세 엘캔버스 디자이너는 참여사들에게 난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리터치 기술 교육을 제공하자고 제안했다./유튜브 캡처
이모세 엘캔버스 디자이너는 참여사들에게 난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리터치 기술 교육을 제공하자고 제안했다./유튜브 캡처

엘캔버스는 리터치 기술을 난민들에게 가르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리터치 기술은 상품사진을 시각적으로 더 가치있게 만드는 과정으로 그림자 제거, 반사보정, 먼지제거, 비율보정 등 보다 정교한 작업을 일컫는다.

이모세 엘캔버스 디자이너는 참여사들에게 난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리터치 교육을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리터치 기술은 익히기 어려운 기술이라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이 적다”며 “난민들이 기술만 보유한다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추후 참여사에게도 필요한 인재로 자라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도시재생 부문은 서프시티 협동조합이, IT기술 분야에서는 에이티소프트가, 환경분야에서는 리텀이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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