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브랜드를 다수의 기업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브랜드(co-brand)’가 주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 지위가 확고하지 못한 중소업체들이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 홍보 비용 및 원가를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협력사 간 기술·정보를 공유해 상품의 품질을 높이는 방식이다. 서울시 중소기업 지원기관 서울산업진흥원(SBA)에서는 서울의 우수한 중소기업과 제품을 알리기 위해 공동브랜드를 적극 활용 중이다. 그동안의 성과와 특징, 차별점 등을 분석해본다.
‘서울메이드’는 서울의 감성이 투영된 상품과 콘텐츠를 큐레이션해 MZ세대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서울 서소문에 ‘스테이지 with 신한은행’ 공간을 마련해 운영한다./사진제공=SBA
‘서울메이드’는 서울의 감성이 투영된 상품과 콘텐츠를 큐레이션해 MZ세대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서울 서소문에 ‘스테이지 with 신한은행’ 공간을 마련해 운영한다./사진제공=SBA

중소기업 제품에 ‘서울’의 가치를 담아 세계 시장 진출을 돕는 공동브랜드 ‘서울메이드(SEOUL MADE)’는 지난해 12월 출시 후 1년을 맞이했다.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 톡톡 튀는 마케팅·홍보 방법을 시도하며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중이다. 

단순히 몇 가지 상품에 인증마크를 붙이는 전략을 넘어 소비자와 소통하며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문화 콘텐츠 전략’을 중기 마케팅 계획으로 내세웠다. 무엇보다 MZ세대가 ‘경험’을 중시하는 만큼, ‘체험할 거리’를 제공하는 일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BA는 음악·춤·게임·영화·IT 기술 등 무형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서울메이드 캠페인과 광고를 제작하고 간행물을 발행하며, 전용 공간을 구축하는 등 브랜드의 가치관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브랜드 철학 촉각으로 전하는 ‘서울메이드’ 매거진

현재까지 △1호 ‘서울의 가치를 만드는 사람들 99+1’를 시작으로 △2호 ‘AI와 로봇 그리고 서울’ △3호 ‘서울의 맛, 미래의 맛’ △4호 ‘도시제조업’ △5호 ‘예술도시, 서울’ △6호 ‘코로나19 시대의 서울’ △7호 ‘신나는 운동장, 서울’ △8호 ‘잃어버린 여행을 찾다’ △9호 ‘세상을 바꾸는 크리에이터’ △10호 ‘그래도 책이다’ 등 여러 테마로 서울메이드 매거진이 발간됐다./사진제공=SBA
현재까지 △1호 ‘서울의 가치를 만드는 사람들 99+1’를 시작으로 △2호 ‘AI와 로봇 그리고 서울’ △3호 ‘서울의 맛, 미래의 맛’ △4호 ‘도시제조업’ △5호 ‘예술도시, 서울’ △6호 ‘코로나19 시대의 서울’ △7호 ‘신나는 운동장, 서울’ △8호 ‘잃어버린 여행을 찾다’ △9호 ‘세상을 바꾸는 크리에이터’ △10호 ‘그래도 책이다’ 등 여러 테마로 서울메이드 매거진이 발간됐다./사진제공=SBA

먼저 브랜드 출범 직후인 올해 1월 창간한 브랜드 매거진 ‘SEOUL MADE’가 대표적이다. 서울메이드 매거진은 매월 특정 테마를 중심으로 서울의 산업과 문화를 조명하는 잡지로, 산업계 종사자들이나 소비자인 밀레니얼 세대, 서울을 찾는 관광객 등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역할을 맡았다. 그동안 총 10호가 나왔으며, 호당 1만 5천 부씩 발행해 총 443개의 기업 및 브랜드를 소개했다.

장영승 서울메이드 대표는 “매거진은 수많은 정보 가운데 엄선된 콘텐츠의 집합체로, 디지털 시대의 소통방법인 큐레이션과 가장 맞닿은 미디어인 동시에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브랜드 관리의 기본 전략과 일치한다”며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온라인으로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지만, 종이로 인쇄·발간된 잡지는 디지털에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촉각 체험을 제공해 ‘경험 마케팅’의 시너지를 촉발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매거진은 자칫 어렵게 여겨질 수 있는 산업 주제를 인터뷰, 화보, 칼럼, 상품·매장 소개 등 다양한 형식으로 꾸며 친근하게 다가가는 데 방점을 찍었다. 많은 시민이 접할 수 있도록 서울시 유관기관 및 25개 자치구, 지자체, 전국 도서관 등에 우선 비치됐으며, 온·오프라인 대형서점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경험 중시’ MZ세대 위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서울메이드' 굿즈와 상품 등을 직접 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상암동 '서울메이드 스페이스' 공간./사진제공=SBA
'서울메이드' 굿즈와 상품 등을 직접 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상암동 '서울메이드 스페이스' 공간./사진제공=SBA

또한 서울메이드라는 브랜드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전용 공간’도 서울 곳곳에 문을 여는 중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사를 반영한 우수 상품을 전시·판매하고, 이용자들이 직접 방문해 서로 소통하며 삶의 가치를 실현해볼 수 있는 장소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주요 거점 공간으로는 서소문 ‘스테이지’와 상암동 ‘스페이스’가 있다. 두 공간은 서울메이드 출시 제품과 브랜드 가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체험공간으로 조성했다. 현재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일부 기능만 탄력적으로 시범 운영하는 중이다. 오는 12월 개관을 앞둔 상암동 DMC홍보관에 마련된 ‘플레이랩’에서도 서울메이드를 체험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장 대표는 “브랜드의 핵심 대상인 MZ세대는 경험 중시형 소비 성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기존의 단순 판매 목적이 아닌, 브랜드 체험 및 경험기회 제공을 위한 공간이 필요했다”며 “스테이지·스페이스는 서울메이드 만의 고유한 경험을 체험,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조성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모델 곽지영을 내세운 ‘서울메이드 미(SEOUL MADE ME)’ 캠페인 영상. MZ세대에 맞는 온라인, 영상 중심의 홍보를 진행 중이다./사진제공=SBA
모델 곽지영을 내세운 ‘서울메이드 미(SEOUL MADE ME)’ 캠페인 영상. MZ세대에 맞는 온라인, 영상 중심의 홍보를 진행 중이다./사진제공=SBA

최근에는 MZ세대에 맞는 홍보 전략을 시도하고 나섰다. 지난 9월 말 MZ세대 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모델 곽지영을 내세운 ‘서울메이드 미(SEOUL MADE ME)’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이를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입구 공항철도를 비롯해 서울시가 보유한 광화문·여의나루· 동대문역사문화공원·충정로·회현 등 역사 내 스크린 광고 장치를 통해 상영하고 있다. 

또한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SEOUL___ME’의 빈칸을 각자의 키워드로 채워 자신이 생각하는 서울의 이미지를 사진이나 영상과 함께 표현하도록 하는 식이다. 참가자들은 #제2의고향 #야경 #페스티벌 #지금 #산책 #한강 #공존 #지하철 등 다양한 단어로 서울과 자신의 연결을 표현했다. “MZ세의 가치와 취향을 존중하는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통해 중소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까지 확대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의미와 영향력 고루 갖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

지난 10일 서울메이드 '서울의 맛' 협력기업인 푸드나무·진주햄·길림양행·닥터다이어리가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식료품을 마련해 지역사회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지원했다./사진제공=SBA
지난 10일 서울메이드 '서울의 맛' 협력기업인 푸드나무·진주햄·길림양행·닥터다이어리가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식료품을 마련해 지역사회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지원했다./사진제공=SBA

향후 서울메이드는 브랜드에 우리 사회 핵심 화두인 사회적 가치를 접목하는 ‘가치 상승 전략’을 장기 계획으로 실천할 계획이다. 브랜드를 알려 국내외 시장에서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넘어 사회공헌, 나눔 등 공익성 있는 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까지 추구한다는 목표다.

대표적으로 지난 10일 푸드나무·진주햄·길림양행·닥터다이어리 등 서울메이드 협력기업 4곳과 서울 마포구·은평구의 취약계층 아동에게 건강식품·소시지·아몬드·빵 등 식료품과 간식을 지원했다. 이번 기부는 SBA 본사 인근 지역센터를 중심으로 시행했으며, 향후 서울시 타 자치구의 그룹홈으로 지원을 확대해 지역사회 공동체 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서울메이드는 ‘서울의 매력으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는 방향성에 따라 브랜드 가치를 함께 만들어갈 협력 파트너사 100개 이상을 우선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메이드 측은 “뉴욕, LA 등 세계 주요 경제 도시를 중심으로 해외 거점 확보 및 파트너십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궁극적 목표는 브랜드 파워가 낮은 중소기업이 서울메이드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게 하는 것”라고 강조했다.

“작지만 강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서울메이드 브랜드 사업을 통해서 집중 지원하려고 합니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서울을 대표하는 인기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든든한 토대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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