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가 화두다. 현 정부의 핵심 철학으로 사회적가치가 선포되면서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에서도 공공성이 중요해졌다. 많은 공공기관들이 사회적경제 조직과 협력하는 등 발걸음이 빨라졌다. 개별 공기업의 고유한 사업 가치가 여러 사회적경제 분야와 만나 사회적가치로 확대되는 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운넷>은 사회적경제와 동행에 나선 대표적 공공기관을 만나 이들이 추진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 사업을 살펴본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JPDC)는 ‘제주 자원으로 가치를 창출해 도민에 기여한다’라는 미션으로, 1995년 설립된 지방 공기업이다. 제주 삼다수를 생산하는 ‘먹는샘물사업’, 제주 특산품인 감귤산업 활성화를 위한 ‘감귤가공사업’, 제주도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는 ‘공공주택사업’ 등을 운영하며 주민복지와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해왔다.

JPDC는 설립 취지와 기관 특성을 바탕으로 ‘제주의 청정 환경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제주의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함’을 사회적 가치 창출의 방향으로 잡았다. 공공의 가치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 연구개발, 인재지원, 사회공헌 등 지역밀착형 정책 및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공사 내 경영혁신팀에서는 최근 공공에서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혁신과제를 발굴해 실행 업무를 진행한다. 업(業) 특성을 고려한 전략을 수립하고, 내·외부 참여와 소통을 원칙으로 혁신과제를 발굴·실행한다. 또한 사회공헌팀에서는 제주의 환경가치 및 사회가치 증진, 인재육성, 복지향상을 목표로 지역의 소외·취약계층에 대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 중이다. 두 팀을 이끄는 김지연 경영혁신팀장, 오승현 사회공헌팀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서 사회적 가치 사업을 주도하는 김지연 경영혁신팀장(왼쪽), 오승현 사회공헌팀장./사진제공=JPDC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서 사회적 가치 사업을 주도하는 김지연 경영혁신팀장(왼쪽), 오승현 사회공헌팀장./사진제공=JPDC

Q. 먼저 두 분 팀장님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경영혁신팀장 김지연입니다. 지난 2003년 입사 이후 홍보, 전사 전략 및 기획 업무를 수행해왔습니다. 2018년 신설된 경영혁신팀의 팀장으로 근무하며 현재 공사 혁신과제 발굴 및 계획 수립 등 혁신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사회공헌팀장 오승현입니다. 지난 2018년부터 사회공헌팀장 업무를 수행 중입니다. 제주삼다수 재단 운영, 공사 업의 특성을 반영한 사회공헌 과제 발굴‧실행 등 공사 사회공헌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Q. 공사의 대표적인 사회적 가치 사업 ‘Recycling 삼다수! Upcycling 제주!’를 소개해주세요.

▶ 제주는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전국 최고, 재활용률이 최하위입니다. 공사의 주요 생산품인 ‘제주삼다수’는 먹는샘물 제품 특성상 플라스틱이 사용될 수밖에 없어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먼저 ‘제주삼다수’의 용기 무게를 감량하고 라벨을 물에 잘 녹는 접착제로 개선했으며, 라벨 분리표시 도입을 통해 소비자의 분리배출을 용이하게 했습니다. 이를 통해 2018년 한 해에만 15억원 이상을 절감하고, 올해까지 폐기물 감소 1790톤과 원가절감 28억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생산에서 친환경 노력보다 더 큰 관심을 쏟은 것은 주민들이 참여해 지역사회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쓰레기 분리수거 및 자원 재활용 과정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2018년부터 분리수거 캠페인과 공병 회수, 업사이클링 예술사업 등을 기획하며 예산 1억 5천만원을 배정했습니다. 도민을 주축으로 한 분리수거는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공병회수는 제주시와 제주올레, 업사이클링은 제주도시재생센터와 협업체제를 갖춰 진행 중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대표 제품인 '제주삼다수'의 플라스틱 사용량 최소화 및 재활용 편의성을 확보해 친환경 제품으로 탈바꿈하려고 노력했다./사진제공=JPDC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대표 제품인 '제주삼다수'의 플라스틱 사용량 최소화 및 재활용 편의성을 확보해 친환경 제품으로 탈바꿈하려고 노력했다./사진제공=JPDC

Q.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경제 주체나 주민들과 어떻게 협업했으며, 주요 성과는 무엇인가요?

▶ 공사와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는 캠페인 전체를 기획‧운영하고, 재활용 분리수거함에 대한 교육과 홍보에 나섰습니다. 중증장애인 시설 희망나래일터가 분리수거함과 홍보물을 만들고, 제주희망협동조합이 도내 5천가구에 수거함을 배포‧수거하도록 역할을 각각 분담했습니다. 서귀포시와 제주올레는 주요 관광지 4곳에 페트병 자동수거 보상기를 설치해 관광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지역상권 포인트 카드 적립 시스템을 갖춰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페트병으로 작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활동에는 지역 작가와 어린이들이 참여했습니다.

분리수거함에 도민 1만 3천명이 참여하고, 자동수거 보상제에는 설치 3달 만에 600명 이상이 참여했습니다. 업사이클 페트병 트리 제작과 점등 행사에는 작가 50명과 도민 130명, 관광객 3천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자동수거기를 통해 설치 3개월간 빈병 37.52㎏, 캔 14.08㎏이 회수되는 환경개선 효과도 이뤘습니다. 도민과 관광객이 청정제주 사업에 참여해 자원순환 문화를 확산하고, 도내 사회적경제 조직과의 협업체제가 실효성을 높였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부터 제주도 전역으로 자동수거기 사업을 확대 시행했고 공항과 마트, 대학교 등 인구 밀접지역에 12대를 추가 설치해 제주 전역에 총 16대의 페트병 수거보상기를 운영 중입니다. 해당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페트병 약 58만개, 캔 약 29만개를 수거했습니다. 또한 기기 운영‧관리 인력 2명, 분리수거함 배송인력 8명을 고용하는 등 일자리 창출 성과도 이뤄냈습니다.

제주도 주요 관광지와 인구 밀접지역에 페트병, 캔 등을 수거하는 기계를 설치해 관광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지역상권 포인트를 적립해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운영 중이다./사진제공=JPDC
제주도 주요 관광지와 인구 밀접지역에 페트병, 캔 등을 수거하는 기계를 설치해 관광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지역상권 포인트를 적립해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운영 중이다./사진제공=JPDC

Q. 또 다른 사회적 가치 사업 ‘내가 Green 제주 소셜벤처 육성’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 삶의 질을 개선하는 시민 아이디어를 발굴해 사업화까지 지원해 소셜벤처 기업을 육성하고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2018년부터 시작한 사업입니다. 공사의 창업지원은 특히 ‘환경문제’에 집중하는데, 2015년 처음 시작된 창의사업 공모전은 해를 거듭하며 진화 중입니다. 지원 대상 선정과정에 도민과 전문가를 참여시켜 사업의 실효성과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2015~2017년 첫 3년간 진행한 사업은 단순 아이디어 공모 및 선정으로 실제 사업화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2018년부터는 아이디어 해커톤 과정을 새로 도입해 사업화로 이어지는 데 방점을 찍었습니다. 2019년에는 창업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세분화해 팀별 숙련과정을 추가하고, 지원 내용도 확충했습니다.

Q. 해당 사업을 통해 도출한 주요 성과와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 2018~2019년 공모전을 통해 창업‧활동 아이디어가 총 71건 접수됐습니다. 온라인 국민투표 167명, 도민‧국민참여단 51명이 참여해 실효성 높은 11개 아이디어를 찾아냈습니다. 2018년에는 △무단방치 자전거 △폐 해녀잠수복 △관광객 일회용품 사용 등 환경문제 해결 사업 아이템 5건을 발굴해 총 7900만원을 지원했습니다. 2019년에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 사업에 집중해 △스마트 분리수거 쓰레기통 △친환경 보리 줄기 빨대 △폐플라스틱 관광상품 등 우수사업 6건을 발굴했으며, 이 중 3개팀을 사업화 대상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에는 제주의 혁신성장을 위해 공사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더큰내일센터가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지역 내 혁신기관이 보유한 역량과 자원을 활용해 인재와 기업을 양성하는 한편, 사회혁신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취지로 뜻을 모았습니다. 공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지역 혁신 활성화를 위한 창업기업 육성 사업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며, 시민 참여형 소셜벤처 육성·지원 사업 저변 확대로 제주 지역사회에 적극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제주도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내가 Green 제주 소셜벤처 육성’ 사업을 통해 도민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업화까지 지원하고 있다./사진제공=JPCD
제주도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내가 Green 제주 소셜벤처 육성’ 사업을 통해 도민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업화까지 지원하고 있다./사진제공=JPCD

Q. 이외에도 JPDC가 사회적경제 조직과 협업해 추진한 사회적 가치 사업이 궁금합니다.

▶ 공사 사회적 가치 사업의 기본 방향은 ‘제주의 자연과 문화,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제주엔터테인먼트모임 등과 협력해 제주 청소년들의 사회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합니다. 교사와 학생 전문가들이 모여 미래를 설계하고 청소년의 꿈을 지원합니다. 도내 고등학교 23개에서 152명이 참여해 140명이 수료했으며, 제주 출신 문화 예술인의 재능기부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졌을 때, 대구‧경북 지역과 전국 방역 최전선에 제주삼다수 29만병을 지원했습니다. 지역 사회적기업과 협업해 식료품·위생용품으로 꾸린 5천만원 상당의 ‘희망꾸러미’ 400세트를 취약계층에 전달했고, 무료급식 중단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총 2천명에게 도시락을 지원했습니다. 위축된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판로확대 및 홍보를 위해 온라인 제품 전시회(28개 업체, 138명 참가)와 구매 상담회(24개 업체, 40회 상담)를 진행했고, 도내 사회적기업과 협업으로 2500만원 상당의 제주삼다수 굿즈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지방 공공기관 최초로 임대주택 임대료 50% 감면을 추진했고, 특별 재난구호금 200억원을 제주도에 기부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제주도내 사회적경제 기업과 협업해 위생용품과 생필품으로 꾸린 '희망꾸러미' 400세트를 대구 및 제주 지역 취약계층에 전달했다./사진제공=JPDC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제주도내 사회적경제 기업과 협업해 위생용품과 생필품으로 꾸린 '희망꾸러미' 400세트를 대구 및 제주 지역 취약계층에 전달했다./사진제공=JPDC

Q. 마지막으로 앞으로 JPDC의 사회적 가치 실현 방향과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 공사는 제주도의 모범적 기업이자 공공기관으로서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 사회, 인재육성, 복지향상 등 도민 모두를 위한 공익사업을 적극 지원 중입니다. 앞으로도 공사는 모든 사업의 기반을 도민에게 이익이 되는 ‘공익성’에 중점을 두고, 지속가능한 제주의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참여와 소통 기반으로 도민이 직접 체감하고 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지역 맞춤형 사회적 가치 사업을 진행해나가며 ‘도민의 기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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