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가 화두다. 현 정부의 핵심 철학으로 사회적가치가 선포되면서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에서도 공공성이 중요해졌다. 많은 공공기관들이 사회적경제 조직과 협력하는 등 발걸음이 빨라졌다. 개별 공기업의 고유한 사업 가치가 여러 사회적경제 분야와 만나 사회적가치로 확대되는 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운넷>은 사회적경제와 동행에 나선 대표적 공공기관을 만나 이들이 추진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 사업을 살펴본다.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가구 중에는 집안에 제대로 된 수도 설비가 없거나, 오래된 배관으로 녹물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때문에 수리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에 놓은 가구들이 많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물 관련 서비스를 통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이하 K-water)는 과학적 물관리와 수돗물 생산, 신재생에너지, 스마트워터시티(SWC)등 물순환 사업으로 높은 품질의 물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018년에는 사회가치창출부를 신설하고 ▲사회적경제기업 육성·지원 ▲국민소통 및 협업기반 구축·운영 ▲사회공헌 프로그램 기획 운영 등 사회적 가치를 확대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회가치창출부가 신설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3년간 부서를 이끌고 있는 오수진 한국수자원공사 사회가치창출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물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K-water의 노력을 들어봤다.

오수진 한국수자원공사 사회가치창출부장
오수진 한국수자원공사 사회가치창출부장

Q. 2018년 사회가치창출부가 신설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 확대를 위한 K-water의 노력을 듣고 싶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물 공급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안심하고 누릴 수 있는 물 종합서비스를 제공해 물 복지 실현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①지역간 수도서비스 격차와 수원확보 어려움을 해소해 누구나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급수 취약지역의 물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통해 농어촌 지역에 지방상수도를 확충하고, 광역 상수도가 가까운 미급수 지역에 광역상수도를 직접 연결하는 등 지역맞춤형 물공급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해수담수화, 하수재이용, 지하수 저류지 설치 등 다양한 대체수자원 확보방안 개발을 통해 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②복지 사각지대의 문제 해결을 위해 ‘스마트 수도검침 서비스’를 개발, 확산하고 있습니다. 수도의 경우 전기나 가스와 달리 시간대별 사용량의 변동폭이 크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에 착안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검침과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홀몸 어르신 등 취약계층의 물사용 패턴을 분석해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복지담당자에게 즉시 알려 구호활동과 복지서비스를 제공합니다.

③산소와 얼음을 이용한 친환경 세척기술을 개발해, 기존 수질검사 서비스를 옥내배관 진단 및 세척서비스까지 가능한 수돗물 토탈케어 서비스로 확대했습니다. 이같은 관세척 기술을 12개 지자체에  확대·보급해, 관세척비 절감, 수돗물 만족도 향상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취약계층의 물이용 환경을 개선하는 ‘2020 행복가득 수(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사진=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가 취약계층의 물이용 환경을 개선하는 ‘2020 행복가득 수(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사진=한국수자원공사

Q. K-water에서 추진하는 ‘사회적경제기업 성장 지원(점프업)’ 사업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사회적경제기업 성장지원(점프업)’ 사업은 사회적경제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하고 우수 실행기업을 선정해 K-water와의 협업모델을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2018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19개 사회적경제기업에 사업비 지원과 경영컨설팅, 사업화 코칭, 멘토링 프로그램, 테스트 베드 제공, 기술지원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공모전을 통한 사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기업의 초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안정적 성장을 위한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고, ‘사회적경제기업 점프업 사업’을 진행중입니다.

K-water는 사회적경제분야와 협업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선정하고, 초기지원→평가→후속지원 등 단계별 성장과정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올해 신규지원 6개사, 후속지원 2개사를 지원했고, 이들 기업은 연말까지 사회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상생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K-water 역시 성장자금 뿐만 아니라 전문가 코칭, 기업설명회(IR) 데모데이, 테스트베드 등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Q. 물분야 소셜벤처를 육성을 위해서도 노력하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에게 어떤 지원이 이뤄졌는지요.

▶2018년에 물산업 협력 스타트업 지원 제도를 도입해 물·환경·에너지·스마트시티 분야 소셜벤처 20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K-water가 8천만원을 지원하고, 중소벤처기업부·대전광역시·민간 창업지원 전문 기관이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물분야 소셜벤처 지원을 위한 확장성을 강화했습니다.

대표적 사례로 2018년 K-water 협력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이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한 ‘팀알파브레인(TAB:실시간 살균이 가능한 반영구적인 맞춤형 정수기)’을 꼽을 수 있습니다. 팀알파브레인은 기술 멘토링·공동과제 수행· 테스트베드(Test-bed) 제공 및 후속투자 유치 연계 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지원사업(예비창업패키지, 5천만원) 선정, 대전소셜벤처 캠퍼스 입주 및 삼성 투모로우(Tomorrow) 솔루션 아이디어 부문 최우수상 수상(3억원 투자 유치)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내외부 역량 활용 사회적경제기업 성장지원 및 상생협력 강화’ 사업을 진행해 사회적기업 8곳, 소셜벤처 10곳을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지원한 소셜벤처와 사회적기업은 전년대비 매출 40%, 일자리 27%가 증가했습니다.

또한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주민 공동체 참여 및 활성화를 통해 노인 일자리 창출, 마을기업 매출 증대, 취약계층 물 환경 개선 실시 등 주민복지 확대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사회적기업 공공구매 219억원을 달성하는 등 사회적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Q. 국내 사회적경제기업이 해외 물부족국가에서 의미있는 활동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국내 사회적경제기업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K-water는 언제 어디서나 외부 에너지원 없이 사람의 체온을 이용해 총대장균군을 검사하고 수질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적정기술 ‘사람체온을 이용한 총대장균군 검출 키트’를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로 물부족국가에서 오염된 물을 마셔 발생하는 수인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해당 기술은 사회적경제기업 ㈜파이쿼트에 기술이전하고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성능개선 및 판로 확대를 지원했습니다. 국내 오지 지역 뿐만 아니라 전기 사용이 어려운 저개발국가 진출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로 해외진출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향후 상황이 나아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수자원공사가 고령화된 지역 특성을 반영해 효나눔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사진=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공사가 고령화된 지역 특성을 반영해 효나눔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사진=한국수자원공사

Q. 최근 지역에서는 노인인구 증가, 일자리 감소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K-water의 노력이 궁금합니다.

▶‘소득 기반 약화’, ‘인구 고령화’, ‘교육 격차 심화’ 등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 개선 활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업지역도 대도시보다는 중·소규모 지자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지역들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지방 소멸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사회적 가치 활동도 소멸 위험에 처한 지역의 사회적·경제적 활력을 제고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몇가지 예를들면, 댐주변지역 폐교를 리모델링한 주암댐 ‘지역사랑 복지학교’를 들 수 있습니다.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여기서 제작‧수확한 특산품과 농산물을 판매해 지역내 돌봄가구를 추가적으로 지원한 사업입니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충주댐 마을의 자연 경관을 활용해 진행 중인 비대면 관광마을 조성 프로젝트 ‘청풍 아름그린’ 사업도 있습니다. 이 사업으로 외부 인구의 유입과 일자리·소득 창출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고령화된 지역 특성에 따라 전국에 11개 지역에 어르신 돌봄과 커뮤니티 공간 효나눔복지센터를 운영중이며, 청년 인구 유입을 위해 형평적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위해 연간 약 60억원 규모의 장학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이웃들을 지원하고 있다./사진=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이웃들을 지원하고 있다./사진=한국수자원공사

Q.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영향이 있으셨으리라 예상 됩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경제영역과 협력한 사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앞서 소개한 사회적경제기업 점프업 사업이 코로나19 이후 어려움에 처한 사회적경제기업의 경영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문화예술, 관광, 교육 분야의 기업이 더욱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점프업 사업에는 해당 분야의 기업들도 지원기업에 포함 됐습니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비대면 물교육 프로그램 ▲마을주민의 해설사 양성 ▲댐 마을 이야기가 담긴 로컬 투어 ▲강의 수생태를 체험하고 환경을 보전하는 생태 모니터링 투어 등 코로나19로 변화한 사회에 대응한 새로운 사업과 프로그램을 개발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기 위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향후 사회적 가치를 확대하기 위한 K-water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사회적 가치 추진체계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하고 국민이 감동하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전 업무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댐·수도·정수장 등 현장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홍수·가뭄 등 물 재해 예방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확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 추진, 물산업 중소·스타트업 육성 및 공정거래모델 정립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물 산업 분야를 넘어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부장님이 생각하시는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회적 가치는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윤, 생산자·소비자, 잉여 등 ‘경제적 가치’와 대비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경제·사회·문화·환경 등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가치로, 미래엔 사회적 가치를 성과로 내재화한 기업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K-water의 고유업무와 연관지어 생각한다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물 공급을 책임지는 만큼, 국민 누구나 안심하고 누릴 수 있는 물 종합서비스를 통한 물 복지를 실현해 사회적 가치 확산에 큰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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