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아이들 돌봄에 공공성을 갖춘 사회적 협의체를 요구하고 있다. 돌봄의 중요한 기능을 맡고 있는 개인 소유의 지역아동센터를 좀 더 투명하고 공공성 있게 사회적 협동조합이나, 사단법인 등 제도적 틀을 갖춘 단체로 만들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수십 년 간 개인들이 운영했던 아동센터를 좀 더 강화된, 그리고 수익이 변동되는 제도적 틀로 변모시키기에는 입장이 제각각이다. 

현재 전국의 지역아동센터는 4,200여 곳, 광주에만 300여 곳이 있다. 이중 돌봄의 변화를 위해 마을공동체와 조합원, 후원자들로 구성된 사회적협동조합을 준비하는 곳이 광주지역에서만 30여 곳이다. 

이제 시작인만큼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 지난 4일 광주시와 사회적협동조합 '살림', 그리고 지역아동센터광주지원단이 관련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집담회를 개최했다. 

방과후 돌봄 정책 집담회 4일 열렸다.  왼쪽부터 박태순 광주여성가족재단, 방은미 지역아동센터 광주지역단장, 박상하 고구려대 교수, 서수연 월곡지역아동센터장, 김은아 사회적협동조합 다솜바라기 이사장. 
방과후 돌봄 정책 집담회 4일 열렸다.  왼쪽부터 박태순 광주여성가족재단, 방은미 지역아동센터 광주지역단장, 박상하 고구려대 교수, 서수연 월곡지역아동센터장, 김은아 사회적협동조합 다솜바라기 이사장. 

이번 집담회에서는 50여명의 지역아동센터 운영자와 지역 내 전문가들이 참가해 의견을 제시했다.

첫번째로 주제발표에 나선 고구려대 박상하 교수는 현재 개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복지공공성과 책임성, 지역성을 갖춘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변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교수는 또 이탈리아의 카디아이(CADIAI)라는 사회적협동조합 돌봄단체를 소개하며 1974년 설립된 카디아이 단체가 지금은 직원 1,500여 명에 매출 600억이라는 거대 협동조합으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박상하 고구려대 교수.
박상하 고구려대 교수.

특히 이 단체는 카라박(KARABAK)이라는 협동조합간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고 건축노동자협동조합이 보육시설 건설, 급식노동자협동조합이 급식을 제공하는 구조로 커다란 성과를 일궈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개인사업자들의 아동센터 운영능력을 사회적 경제로 유도한 것으로 복지 공공성은 물론 일자리 창출, 매출과 영업이익까지 성과를 내 사례로 우리 지역아동센터들 역시 사회적경제로 충분히 전환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장은미 지역아동센터 광주지원단장은 아동 돌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안전한 돌봄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지키는 마을생태계 조성이 필요하지만 개인사업이라는 명목으로 공공성이 분절되고 있으며 이는 역으로 아이들과 학부모의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장은미 지역아동센터 광주지원단장.
장은미 지역아동센터 광주지원단장.

일례로 현재 광주지역에 신도심지역과 구도심의 지역아동센터의 분포가 운영비가 적게드는 구도심 위주로 편제돼 있어 신도심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많은 지역아동센터들이 있지만 국가의 공급자 중심의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며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인 모델을 개발해 협동조합 등 협업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은미 단장은 한 아이를 키우는 것은 개인이 아닌 한 마을이라며 돌봄공동체 사회화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토론자로 나선 박태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아동들의 공적 돌봄이 부족할때 개인의 지역아동센터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마을 자원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태순 광주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박태순 광주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이를 위해 개인운영자라도 마을내 물적, 인적 자원을 찾는게 중요하다며 광주여성재단과 광주시가 '아이친구센터'라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개인사업자는 물론 아동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의 획일화된 행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수연 월곡지역아동센터장.
서수연 월곡지역아동센터장.

두번째 토론에 나선 서수연 월곡지역아동센터장은 현직 지역아동센터장으로서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했다.  자신이 있는 월곡지역아동센터를 사단법인으로 변환하는데 장장 2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며 개인의 지역아동센터가 사회적 단체로 법인화 하기위해 너무나 많은 의무와 제약이 있다고 호소했다. 

각종 행정의 반복과 번복, 그리고 주민센터와 은행, 소관부처 등의 입장이 너무나 다르고 시스템이 연동되지 않아 법인화 과정이 소모적이고 안정화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또 서수연 센터장은 센터입소기준에도 문제가 있어 당장 돌봄이 필요한 아이도 행정상 문제 때문에 입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모든 돌봄에 아이들과 학부모의 직접적인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획일화된 절차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수연 센터장은 현재 아동돌봄의 주소는 평가지수라는 명목아래 개인운영에서 사회적 단체로 변화만 강조할 뿐 현장은 혼란과 불안이 높다며 마을과 학교, 지역아동센터가 함께 공유하는 다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은아 사회적협동조합 다솜바라기 이사장
김은아 사회적협동조합 다솜바라기 이사장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김은아 사회적협동조합 다솜바라기 이사장 역시 14년간 운영했던 본인의 지역아동센터를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변환하는 과정에 있다며 14년동안 저장했던 자료와 노하우를 모두 새롭게 만들고 새롭게 시작 하는게 너무 힘들다며 변환과정의 문제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적협동조합의 변환과정에서 마을 내 이웃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받았던 것이 가장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현재 지역아동센터의 사회적 단체로서의 변환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개인의 운영에 복지공공성을 강조한다는 것 자체가 갈등과 소모적 논쟁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 늘어나기만 하는 개인의 지역아동센터가 지방자치단체와 마을 구성원들과 함께 공유한다면 변화하는 사회에 맞는 경쟁력을 갖추고 실제 사회구성원 모두가 아이돌보미 역할을 하는 시대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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