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를 하고 있는 권소진 CHRD 대표

청년 주거 문제의 해결 방안 중 하나로 부각한 ‘쉐어하우스’의 사회적 가치는 분명하다. 학생이나 미취업상태 젊은이들이 월세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여기에 구성원이 사회적 가치나 윤리적 소비 인식을 함께 한다면, 이들의 공동체 생활은 단순 주거비용 절감 이상일 거라는 걸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번 협업 팀이 진행하는 쉐어하우스, 일명 ‘허세부리기 좋은 집(이하 좋은집)’은 청년 주거 문제 해결과 함께 청년들이 일상 속에서 윤리적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기획했다. 두 마리 토끼를 함께 노린 것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좋은 집은 서울시에서 학업이나 취업을 위해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이 중심이 돼 시작했다.

거주 공간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1인실 임에도 방마다 큰 창문이 있고, 책상과 의자, 침대, 옷장 등 기본 가구는 물론 공유 가전과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다. 어지간한 고시원보다 시설은 월등하게 좋고 가격은 현저히 낮다.

“재활용 등 윤리적 행동에 대해 너무 많이 알게 돼 오히려 피곤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올바른 행동 후 만족감이 이루 말할 수 없더라고요. 꽤 윤리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기죠” - 권소진 대표

이들이 단순 쉐어하우스를 넘어선 좋은 집을 만드는 첫 번째 실천은 사회적 기업 제품 사용이다. 우선 비누 재활용. 우리나라 호텔에서 비누는 한번 쓰고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을 세척 후 녹여서 만든 새 상품을 입주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비치하고 의미를 설명했다.

 

권소진 대표는 “비누는 손 씻을 때 정도만 사용하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서 재활용하기 좋은 제품”이라며 “대량으로 버려지는 비누를 재가공하는 일은 의미도 있고, 많이 어렵지도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에서도 사회적 가치 실현이 가능했다. 이들이 택한 방법은 ‘지렁이 음식물 통’. 전기나 화학물질 사용이 아닌 지렁이를 활용한 자연친화적인 방법을 선택해 음식물쓰레기 버리기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담고자 했다.

권 대표는 “다양한 장점이 있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고 자체 평가한다. 더 많은 것을 계획했었지만 공간의 협소함 등 여러 이유로 다 실천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집이라는 곳은 쉬러 오는 공간인데 여기서마저 윤리적 가치를 실천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는 솔직한 고백이다.

권 대표는 “앞으로는 좀 더 짧은 단기거주 형태의 입주방법을 논의 중”이라며 “지난해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은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 이화형 이로운넷 기자
사진.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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