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려면 비용을 절감하거나 차별화해야 한다. 가치사슬의 어느 단계에서 적용할지 들여다보라.”

‘가치사슬(value chain)’이란 기업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1985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포터 교수가 이론을 정립한 이후, 현재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가치사슬은 제품의 생산·운송·마케팅·판매·물류·서비스 등을 현장업무를 칭하는 ‘주 활동’과 구매·기술개발·인사·재무·기획 등 현장업무를 지원하는 ‘지원 활동’으로 나뉜다.

기업활동에서 경제적 이윤추구를 넘어 사회적가치 창출이 중요해진 최근, 어떻게 사회적가치를 만들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많다. 지난 5일 열린 CGSI 사회적가치 아카데미에서는 ‘사회적가치와 가치사슬’을 주제로, 어떤 가치사슬 단계에 사회적가치를 적용할지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

‘CGSI(Consultative Group for Social Impact)’는 지난 2018년 설립된 사회적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위한 소셜 임팩팅 그룹으로, 기관·기업의 활동에 사회적가치 반영·평가를 지원하며 컨설팅·교육을 담당하는 소셜벤처다. 이날 강연을 맡은 최인석 CGSI 매니징 파트너는 혁신의 바탕으로서 가치사슬의 효용성, 비용절감과 차별화를 위한 자원배분의 최적화, 주요 사례 등을 소개했다.

지난 5일 열린 CGSI 사회적가치 아카데미에서 '창출하는 사회적가치'와 '반영하는 사회적가치'의 차이를 설명하는 최인석 파트너./사진제공=온라인 아카데미 화면 갈무리
지난 5일 열린 CGSI 사회적가치 아카데미에서 '창출하는 사회적가치'와 '반영하는 사회적가치'의 차이를 설명하는 최인석 파트너./사진제공=온라인 아카데미 화면 갈무리

먼저 최 파트너는 ‘창출하는 사회적가치’와 ‘반영하는 사회적가치’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동안 민간 기업에서는 사회공헌 활동의 결과나 수혜자에게 돌아가는 혜택 등 ‘창출하는 사회적가치’에 주로 집중해왔다. 그러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창출을 위해서는 ‘반영하는 사회적가치’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인데, 단기적 사회공헌 활동의 결과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인권·다양성·공정함·상호존중 등 주요 가치를 경영 활동 전반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비누·로션 등을 판매하는 다국적기업 ‘유니레버 인디아’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이 대용량 샴푸 구매를 어려워하자 일회용 샴푸를 만들어 낱개로 판매했다. 판매량이 늘면서 수익이 높아졌고, 노동자의 개인위생 개선이라는 사회적가치도 창출됐다. 그러나 유니레버 인디아가 처음부터 위생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적 미션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사회적가치는 창출됐지만, 처음부터 어떤 사회적가치를 반영할지 고민한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적극적 의미의 사회적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기업활동의 ‘가치사슬’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가치사슬을 들여다봐야 우리 기업이 어떤 단계에서 비용 절감이 가능한지, 고객이 고부가가치로 인식하는 점을 찾아 어떻게 차별화할지 등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친환경 제품 생산’이라는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려는 기업은 가치사슬 중 ‘조달’ 과정에서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고, ‘제조·생산’ 단계에서 공정무역 공장을 이용하는 등 방법으로 사회적가치를 반영할 수 있다. 

'가치사슬'은 제품, 서비스의 생산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 및 단계별 활동을 말한다. 기업들은 가치사슬 어떤 단계에서 사회적가치를 반영할지 고민을 통해 비용절감, 차별화 등을 성취할 수 있다./사진제공=온라인 아카데미 화면 갈무리
'가치사슬'은 제품, 서비스의 생산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 및 단계별 활동을 말한다. 기업들은 가치사슬 어떤 단계에서 사회적가치를 반영할지 고민을 통해 비용절감, 차별화 등을 성취할 수 있다./사진제공=온라인 아카데미 화면 갈무리

가치사슬 분석을 통해 비용 절감과 차별화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를 꼽을 수 있다. 이케아는 ‘제조·생산’ 단계에서 완제품을 만들지 않고 고객들이 직접 조립하게 한다. ‘유통’ 단계에서도 배송하기보다는 매장에 와서 고객이 직접 가져가도록 한다. 두 단계에서 모두 비용을 줄이고, 고객은 이를 특별하다고 생각하면서 이케아는 성공을 거둔다.

국내 사례로는 사회적기업 ‘러블리페이퍼’를 주목할 만하다. 폐지 줍는 노인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러블리페이퍼는 노인들에게 시장보다 높은 가격에 폐지를 사서 캔버스를 만든 뒤, 그 위에 예술 작품을 그려 판매한다. 비록 ‘조달’ 단계에서 비용이 많이 들지만, ‘제조·생산’ 단계에서 프리랜서 예술가 300여 명의 재능기부를 받아 비용을 줄인다.

최 파트너는 “어떤 기업이든 생존을 위한 적정수익 창출은 전제조건이자 기본이다”라면서 “사회적가치를 반영하는 것만으로 차별성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각 기업이 가치사슬의 적정 단계에서 어떻게 사회적가치를 더한 부가가치를 창출해낼지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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