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매출액 4억5천만원으로 시작한 아이쿱생협의 공정무역 매출액은 작년 117억2천만원으로 약 26배 성장했다. 아이쿱생협은 언제부터 공정무역에 앞장섰을까? 5일 열린 ‘아이쿱 100개 조합 공정무역 포트나잇 포럼’에서는 김선화 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과 연구교수가 아이쿱생협의 공정무역 역사를 짚었다.

이날 행사는 아이쿱생협연합회 공정무역특별위원회에서 주최·주관했으며, 세이프넷지원센터 유튜브 채널로 송출됐다. 포럼은 지난달 26일 시작한 공정무역 축제 ‘2020 공정무역 포트나잇’ 일환으로 열렸다.

‘공정무역 포트나잇’은 1997년 영국에서 시작된 공정무역 축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8년도부터 매해 10월에 개최됐다. ‘2주간’이라는 뜻의 ‘포트나잇’ 동안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정무역 교육과 제품 등으로 공정무역 가치를 알리는 다양한 캠페인 활동이 전개된다.

(왼쪽부터) 김선화 교수, 고태경 화성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사장, 이현아 수원미래아이쿱생협 이사장.
(왼쪽부터) 김선화 교수, 고태경 화성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사장, 이현아 수원미래아이쿱생협 이사장.

김 교수에 따르면 아이쿱생협의 공정무역 활동은 2006년 ‘생협에서 공정무역이 갖는 의미와 방향’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한국생협연구소 포럼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에는 공정무역추진위원회를 설립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공정무역 수입 식품 취급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해당 설문에서 공정무역 방식으로 수입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88%가 찬성했으며, 2008년 아이쿱생협은 ‘공정무역’이라는 단어를 채택하고, 아이쿱생협의 물품 취급기준에 따라 생산자 단체와 수입 물품을 선정했다.

아이쿱생협은 현재 4개 대륙, 13개국, 19개 공정무역 제품 생산 단체와 거래 중이다. 생산 단체 중 1곳은 WFTO(세계공정무역기구)에서, 나머지 18개 단체는 모두 FI(페어트레이드 인터내셔널)에서 인증을 받았다. 김 교수는 둘의 차이에 대해 “FI는 공정무역 제품을 인증한다면, WFTO는 공정무역을 사명으로 하는 생산자 단체를 인증한다”고 설명했다. FI는 농산물을, WFTO는 수공예 제품 생산 조직을 위주로 인증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아이쿱생협은 식품을 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FI 인증 생산자 단체들과 더 많이 거래한다.

김 교수는 거래 품목도 언급했다. 아이쿱생은 2011년 올리브유를 시작으로 거래 품목을 다양화해 현재 카카오류, 견과류 등 10개의 품목을 취급한다. 김 교수는 “완제품 뿐 아니라, 원료 사용 늘리고자 품목을 혼합해 가공식품 등에 공정무역 원료를 적극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아이쿱생협은 국내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조직이다. 이미지=세이프넷지원센터 유튜브 갈무리
아이쿱생협은 국내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조직이다. 이미지=세이프넷지원센터 유튜브 갈무리

조합원 1인당 공정무역 구매액도 많이 증가했다. 2008년 1만2천원 수준이었던 구매액은 2019년 4만5천원으로 올랐다. 매출액을 조합비를 내는 조합원 수로 나눈 지표다. 김 교수는 “공정무역 시장이 가장 큰 영국의 1인당 공정무역 소비금액이 3만5천원이라는 걸 고려했을 때,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이 얼마나 많이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확산 활동도 있었다. 김 교수는 “아이쿱은 교육 캠페인 활동, 마을 운동 등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과 공정무역 확산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99개 회원조합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조합들은 그동안 총 3147회 공정무역 교육을 진행했으며, 5만9146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2009년 1개 조합에서 진행한 공정무역 교육은 작년 기준 68개 조합으로 퍼졌다. 교육뿐 아니라 캠페인도 활발히 했다. 부스 운영, 티파티, 전시, 축제, 온라인 캠페인 등을 5351명의 활동가가 1298번 진행했다. 2007년 참여한 조합은 1개. 이 숫자는 꾸준히 늘어 작년에는 75개 조합이 참여했다.

이날 다룬 내용은 내년 1월경 공정무역 백서와 단행본 형태로 출간될 예정이다. 박수진 아이쿱생협연합회 공정무역위원장은 “아이쿱생협은 작년 기준 12개국에서 15개 품목을 취급하며 한국 공정무역협의회 전체 매출의 63%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국내외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상생 모델을 만들고, 소비뿐 아니라 공정무역 마을 운동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연대하고, 공정한 마을을 만드는 운동에 밑거름이 되도록 공정무역위원회가 100개 조합과 함께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