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분야 글로벌 비영리 전문기관 ‘무빙월드’가 지난 2018년 ‘SOCAP 글로벌’에서 상을 받은 사회적 경제 기업가 15인을 대상으로 물었다. “기업가 정신이 UN의 지속가능 개발목표(SDGs)의 달성을 어떻게 돕는가?”란 공통 질문을 하고, 그 결과를 정리해 발표했다. 

수상 기업의 주요 응답에는 “사회적기업이 세상의 긍정적 변화를 만드는 데 있어 재무적 자족 모델(financially self-sustained)을 제공하고, 세상의 문제들에 대해 스마트하고 시장지향적(market-oriented) 해법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15개 시군이 있는 충청남도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경제 조직을 발굴·육성하는 등 양적 성장이 있었지만, 사회적경제 기업의 낮은 경영자립도 등을 질적 성장과 이를 뒷받침할 생태계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충남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설립은 민선7기 도지사 공약사업으로 추진됐고, 지난 6월 센터가 설립돼 문을 열었다. 충남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앞으로 어떻게 충남도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재무적 자족 역량’을 키우고, ‘스마트하고 시장지향적 해법추구’를 도울 지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강윤정 센터장을 만나 물었다. 

강 센터장은 한국청년연합(KYC) 천안지부 사무국장과 천안NGO센터 센터장을 역임했다. 아래는 강 센터장과의 1문 1답.

사진=박창호 기자
강윤정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사진=박창호 기자

Q. 충남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위한 센터의 역할은?

▶충남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원래 2012년 충남연구원의 산하 조직으로 출발해 2017년도에 민간 위탁으로 전환되어 3년간 운영됐다가 이번에 전문조직으로 출범했다.

센터의 예산과 인력 규모는 전보다 약 3배 커졌다. 정책개발연구와 네트워크 활성화, 시·군 협력체계 구축, 인재양성, 창업 및 성장지원, 사회적경제 판로 등 충남도의 사회적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전략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충남도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위한 종합서비스와 전주기적 육성이 가능한 기반을 갖추게 된 것이다.

사회적경제는 관련 조직간의 호혜와 협동, 협력관계가 중요한 데 센터가 이런 부분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충남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싱크-앤-두 탱크(think-and-do tank)’로서의 역할을 지향한다. 사회적경제 현장의 목소리들을 담아내더라도 ‘데이터 기반’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거시적 관점에서 변화 방향을 읽고, 해법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센터가 중장기적인 정책과 15개 시군이 필요로 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의제 발굴들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 관계자가 '공공구매 온라인 박람회'에 참여해 충남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장면 / 사진=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제공
충남여성정책개발원 관계자가 '공공구매 온라인 박람회'에 참여해 충남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장면 / 사진=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제공

Q. 코로나19시대의 사회적경제기업 온·오프라인 판로개척 지원방안은?

▶지난 9월 토종 영상회의 플랫폼인 ‘구루미’를 사용해 ‘공공구매 온라인 박람회’를 개최했다.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에서는 처음 시도된 것이다. 기획 단계에서는 각 지자체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관건이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충남도내 15개 시군이 모두 참여했다. 

사무용품이나 청소같은 소모성 자재(MRO)같은 기존 선호 품목 외에 영상 제작과 꽃모종과 같은 새로운 수요도 발굴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충남도에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공공과 민간 시장진출을 위한 종합적인 판로개척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전담 조직이 따로 있다. 센터는 충남 사회적경제 전체 생태계를 위한 중기적 정책을 세우고 전략을 마련하는 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판로 및 공공기관 구매와 관련한 대안과 정책 마련을 위해 최근 ‘공공구매 촉진을 위한 시장분석 용역’을 수행한 바 있다. 충남도청을 포함해 16개 기관의 구매 내역을 분석해보니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아산시의 공유 자전거 사업운영, 서천군의 공원관리, 당진시의 보안영상 장비운영·관리를 사회적경제 기업이 전담하고 있었다. 양곡관리를 담당하는 시군도 있었다. 이러한 관련 정보를 도내 15개 시군과 사경 기업들에 공유하면 기존 복사용지와 청소 외에 보다 다양한 제품의 공공구매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외에 한살림 매장에서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들이 판매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로컬푸드 매장과 같은 곳에서도 고객들이 충남도 사경기업 제품들을 만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계획이다.

Q. 충남도 사회적경제 생태계조성과 사경 조직의 역량강화 지원은?

▶충남 도내에는 15개 지자체가 있다. 우선 풀뿌리 시군단위 마다 사경 지원조직이 설립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시군 단위 사경 중간조직이 풀무리 기반구축과 기초역량 강화를 담당하고, 센터가 고도화를 담당한다면 완벽한 팀워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적경제 기업과 시군 중간조직 등을 대상으로 한 고도화에 해당하는 영역의 프로그램들을 시범적으로 시도해보고 있다. 얼마전 개강한 ‘사회적경제 금융 전문가 과정’ ‘사회적경제 기업 홍보영상 공모전’ ‘라이브 커머스 과정 교육’ 등이 있다.

충남 15개 시군 도민들이 사회적경제를 응원하는 모습./이미지=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제공
충남 15개 시군 도민들이 사회적경제를 응원하는 모습./이미지=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제공

Q. 사회적경제에 대한 충남도민의 이해와 인식 강화는? 

▶일반 도민들에 대한 사회적경제 인식확산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사회적경제 주간 활동의 일환으로 충남도내 여러 시군의 터미널과 역 앞 등에 45개 현수막을 걸고 홍보활동을 펼쳤다. 사회적경제 물품을 소비하고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공감대가 조금씩 넓혀지고 있다.

일반 도민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경제 입문과정’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고,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사회적경제 동아리 활동에 활동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이밖에 사회적 가치 실현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외부 지원기관과 연대해 '붐업(boom up)'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회적경제 페이스북 손글씨 릴레이 캠페인같은 온라인 홍보같은 것들이다. 손글씨 릴레이 캠페인에는 약 80여명이 참여했다.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직원들이 사내 학습 동아리에 참여하는 모습./사진=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제공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직원들이 사내 학습 동아리에 참여하는 모습./사진=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제공

Q. 중간 지원조직으로서 센터의 ‘전문성’ 강화 방안은?

▶미국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경영은 사람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경제 중간 지원조직의 전문성도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내 학습 동아리를 운영 등 센터 직원들의 성장에 투자하고 있다. 

센터의 전체 직원은 센터장을 포함해 총 10명인데, 이 중 7명이 사내 학습동아리의 정모에 참여한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개발한 사회적경제 교재를 테스트를 겸해 활용한다. 물론 중앙 단위 고급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차량공유 서비스 쏘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이미지제공=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차량공유 서비스 쏘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이미지제공=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Q. 다른 지역 센터와 공유하고 싶은 ‘꿀팁’이 있다면? 

▶지역의 자원을 연계하는 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기업 간의 연계도 중요하지만, 영역이 다른 이종교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자원을 가지고 생태계의 활성화를 만드는 데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충남 사경센터는 공유차량 기업 ‘쏘카’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충남도내 사회적경제 조직들에게 혜택이 돌아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지역 내 공공기관들과 연계해서 ‘라이브 커머스’같은 새로운 교육도 시도 중이다. 사경 전체 생태계에 도움이 되고 사경 기업의 판로가 확대될 수 있다면, 가능한 재원을 많이 연계해 더욱 다양하게 시도해 보고 싶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