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이 코로나19로 의료진들에 핸드크림을 보낸 사연이 코로나19 시대에 세계를 감동시킨 100개 장면으로 선정됐다.

비영리연구기구인 ‘내일을 위한 세계 연구소(GIFT, The Global Institute for Tomorrow)’는 최근  ‘또 다른 100인(The Other Hundred)’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했다.  

GIFT는 홍콩에서 2006년 설립된 민간 연구소로, 아시아인의 시각에서 경제, 정치, 사회적 이슈를 연구한다. ‘또 다른 100인’은 ‘내일을 위한 세계 연구소(GIFT, The Global Institute for Tomorrow)’의 포토북 출판 프로젝트다. 고정관념과 통념에서 벗어나 주류 미디어가 조명하지 않았을 사람·아이디어·장소·문화를 사진으로 소개한다.

GIFT, 매년 평범한 위인 100인의 활동 선정 발표

GIFT는 올해 '또 다른 치유자 100인(The Other Hundred Healers)' 사진 공모전을 실시했다. 유명하거나 명망 높지 않아도 코로나19 세계적대유행(팬데믹) 상황에서 배려·친절·인정·희생정신 등으로 누군가를 치유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난 6월 1일부터 9월 14일까지 모았다.

GIFT 측은 “개개인의 협력은 대면 공동체가 어려운 시대에 사회 구성원들을 결속하는 역할을 한다”고 공모 계기를 전했다.

여기에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사진이 심사를 통해 상위 100개로 뽑혔다. 은화·다윤 어머니가 칠곡경북대학교병원에 보낸 핸드크림 사연을 담은 사진이다.

‘또 다른 100인’의 재클린 매니저는 지난 12일 선정 소식을 전하며 “공모전을 통해 120개가 넘는 나라와 지역에서 약 600건의 사진이 모였다”며 “상위 100개 사진에 대한 디지털 출판 작업을 거쳐 올해 말쯤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현 간호사, 선정 소감 전해

<이로운넷>은 이 사연을 지난 3월 15일 '세월호 유가족이 보낸 핸드크림…간호사들은 펑펑 울었다'는 제목의 기사로 보도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3월, 대구시 북구 칠곡경북대학교병원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고 조은화·허다윤 어머니가 보낸 핸드크림 50개가 잦은 알코올 소독으로 손이 거칠어졌을 간호사들을 위해  보낸 선물이 도착했다는 내용이다. 

은화·다윤 어머니는 편지에서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어려움 속에서 사람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서로 의지하며 견디시는 모습이 안타깝고 감사합니다"라며 "지금 힘든 시간을 견디다 보면 사랑하는 가족과 한 상에서 둘러앉아 일상의 행복을 누리는 시간이 곧 올 겁니다"라고 격려했다.

'또 다른 100인' 홈페이지. 사진=The Other Hundred 홈페이지 캡처
'또 다른 100인' 홈페이지. 사진=The Other Hundred 홈페이지 캡처

본지에 사진과 사연을 보낸 서지현 수간호사는 현재 충청권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 간호사는 “대구가 코로나19로 한창 힘들 때 모든 국민이 힘껏 도왔으니 작은 힘을 보탠 건데, 좋은 소식을 듣게 돼 기쁘다”며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게 정말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은화·다윤 어머니가 칠곡경북대학교병원에 보낸 핸드크림과 편지 사진. 사진=The Other Hundred 홈페이지 캡처

한편 GIFT는 그동안 3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3년 ‘또 다른 100인(The Other Hundred)’을 시작으로 ▲2015년 ‘또 다른 기업가 100인(The Other Hundred Entrepreneurs)’ ▲2016년 ‘또 다른 교육자 100인(The Other Hundred Educators)’ 시리즈 등이다. 각각 양장본으로 출판됐다.

올해 선정된 사진들은 현재 ‘또 다른 100인’ 웹사이트에서 국가별로 나열돼있다. 한국 사진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SNS 등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인식 바로잡기 캠페인을 벌인 의사 바하브리, 코로나19로 지친 이웃들을 위해 집 앞에서 작은 콘서트를 열었던 영국 음악가 가족 등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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