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사회적경제계가 기술혁신을 통한 지역문제 해결에 나섰다. 지역자원을 활용해 기술을 개발하고, 지역 공동체와 함께 네트워킹·협업 모델을 발굴해낸다. 지역 내 대표기술로 발돋움과 전국사업으로 확장하는 것도 꿈꾼다.

정부는 경제 정책의 3대 축 중 하나로 혁신성장을 꼽았다. 혁신성장은 기업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자는 공급 중심 경제정책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혁신성장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2020 사회적경제 혁신성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자원과 연계한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지원한다. 최종 우수사례로 선정된 사업은 11개(작년 3개, 올해 8개)다. 사업은 약 21개월간 진행된다. <이로운넷>은 우수사례 중 지난해 3곳, 올해 6곳울 찾아 성과를 취재했다.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에서 ‘IT문화 관광플랫폼 연계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개발한 ‘엔픽’ 웹사이트 이미지. 도내 가볼만한 관광지를 소개하고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을 판매한다./사진제공=전북경제통상진흥원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에서 ‘IT문화 관광플랫폼 연계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개발한 ‘엔픽’ 웹사이트 이미지. 도내 가볼만한 관광지를 소개하고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을 판매한다./사진제공=전북경제통상진흥원

전라북도는 무형문화유산 전국 1위, 지정문화재 전국 2위, 전주한옥마을 등 수많은 유무형 문화 콘텐츠를 보유한 지역이다. 도내 풍부한 문화 자원을 활용해 관광객들에게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개발과 더불어 제조업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경제 기업 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컸다.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의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 사업’을 통해 ‘IT문화 관광플랫폼 연계 큐레이션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란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경제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풀고 이익을 환원하는 것으로, 산업부가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성장(scale-up)을 위해 기술혁신 및 사업역량 향상 등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진흥원은 전라북도 사회적경제 체험·관광 플랫폼 ‘엔픽(n-pick, www.lifenpick.com)’을 개발해 전용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을 구축에 나섰다. 특히 도내 사회적경제 조직 등 다양한 기업·기관을 참여시키며 지역의 대표성을 강화했다. 해당 사업은 지역을 대표하는 플랫폼 개발을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의 역량을 높였다는 점을 인정받아 산업부의 ‘2019 사회적경제 혁신성장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전북 체험·관광·축제·공연 정보 ‘엔픽’에서 한눈에

최신 ICT 기술을 활용해 전라북도 내 주요 관광지의 모습을 360도 파노라마 뷰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플랫폼 내에 구현했다./사진제공=전북경제통상진흥원
최신 ICT 기술을 활용해 전라북도 내 주요 관광지의 모습을 360도 파노라마 뷰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플랫폼 내에 구현했다./사진제공=전북경제통상진흥원

플랫폼 개발을 위해 진흥원에서는 사회적경제 기업 간담회 등을 열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했다.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의 카테고리를 구성하고, 참여할 기업을 모집했다. 이후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반경을 설정하는 ‘지오펜싱(Geo fencing)’ 기술 등을 활용해 가상의 울타리 속으로 들어온 사용자에게 관광·문화 정보를 전달하는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플랫폼 안에서 상품을 직접 개발할 수 있는 결제 서비스도 개발해 본격적인 운영에 박차를 가했다. 

이를 통해 올해 10월 기준 사회적경제 기업 126개사, 일반기업 28개사 등 총 154개사 가입을 완료했다. 체험·관광 코스 관련 상품 198개, 축제·공연 관련 정보는 64개 등도 구축했다. 그러나 올해 초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특히 관광·문화 산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엔픽’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관광객 발길이 줄어들고, 문화 행사와 축제가 줄지어 취소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이 원활히 운영되기 어려워진 탓이다.

관광 산업이 어렵다고 애써 개발한 플랫폼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진흥원은 비대면 사회에 맞게 온라인에서도 전북 각 지역을 즐길 수 있도록 전주·순창·군산·익산 등 관광지를 영상으로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고, 도내 명소의 풍경을 ‘360도 파노라마(PVR) 뷰’로 볼 수 있는 기술도 페이지 내부에 구현했다.

또한 문화·관광 분야가 아니더라도 도내 사회적경제 기업이 생산한 다양한 상품을 소개하고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로 확장을 꾀했다. 현재 식품·농수산물·공산품 등 9개 카테고리에서 178개 상품이 판매 중이다. 진흥원은 앞으로 ‘엔픽’을 도내 공공기관에서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 ‘공공구매’를 진행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전용 사이트로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온라인·비대면 콘텐츠 제작 지원해 기업 경쟁력 강화

이외에도 진흥원은 산업부의 ‘2020년 사회적경제 혁신성장 사업’을 통해 코로나19로 크게 침체된 체험·관광 분야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 해당 사회적경제 기업과 2차례 간담회를 통해 지원 방향을 결정했다. 매해 오프라인 행사 개최를 지원해온 ‘사회적경제 페스티벌’을 올해는 비대면 공연 콘텐츠 제작을 돕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온라인 전환 시대 사회적경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대면 서비스 제공으로 기업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타악연희원 아퀴, 뮤지컬 수, 예술나무컴퍼니, 포스댄스컴퍼니 등 예술·공연 사회적경제 기업 15개사 선정을 완료했다. 이들 기업은 9~11월 3개월간 각 기업당 해설이 있는 공연이나 학습용 콘텐츠, 온라인을 통해 시청 가능한 체험·교육 영상 등을 2개 이상씩 제작하고 있으며, 진흥원 유튜브 채널 등에 차례로 업로드할 예정이다.

모든 정부 예산 지원사업이 그렇듯 ‘엔픽’ 역시 플랫폼의 자립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조 팀장은 “코로나19로 운영에 어려움이 많지만, 전라북도에서도 적극 지원하려는 의지가 크다”며 “향후 국내외 많은 시민들이 ‘전북의 문화관광을 꼭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하게끔, 열심히 엔픽을 홍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니 인터뷰> 조정락 전북경제통상진흥원 사회적경제팀장

조정락 전북경제통상진흥원 사회적경제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 사업’을 통해 엔픽 플랫폼 구축을 시작했으며, 혁신성장 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있다.
조정락 전북경제통상진흥원 사회적경제팀장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 사업’을 통해 엔픽 플랫폼 구축을 시작했으며, 혁신성장 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있다.

Q. ‘IT문화 관광플랫폼 연계 큐레이션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힘든 점은?

▶전북을 방문한 관광객에게 문화예술 축제·공연·체험 등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큐레이션(분류)해 추천해주는 플랫폼으로 개발했지만,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가 아예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활용이 힘들어졌다. 도내 체험여행 상품으로 콘텐츠를 꾸렸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등으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안타깝게도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되고 있다.

Q. 실제 코로나로 인해 관광·문화 분야가 크게 위축됐는데, 어떻게 대응했나?

▶애초에 문화·관광 특화로 만든 플랫폼이기 때문에 전북의 관광지를 ‘온라인’으로 알릴 수 있는 사진·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또한 ‘엔픽’이 도내 사회적경제 기업의 상품을 알릴 온라인몰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쇼핑 페이지도 구축했다. 기본 콘셉트는 유지하되, 그 안에서 확장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조금씩 넓히는 단계다. 

Q. 여러 어려움이 많지만, 플랫폼을 통해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

▶사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관광·공연·체험 분야의 사회적경제 기업의 어려움이 매우 큰 상황이다. 향후 ‘엔픽’에 대한 홍보를 더 강화해서 전북 사회적경제 기업의 상품도 판매하고 도내 풍부한 문화유산도 소개한다면, 실제 지속가능하게 매출이 이어지는 활동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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