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의료복지사협’)은 지역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과 부작용을 극복하고, 스스로 건강을 지키기 위함을 목표로 직접 의료기관을 설립·운영하는 곳이다. 

현재 전국에 25개의 의료복지사협이 설립·운영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의료 및 돌봄서비스, 다양한 건강증진활동, 건강강좌 등을 통해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광주에서도 이 지역 최초로 의료복지사협 설립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분들이 있다. 

광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이하 ‘광주의료복지사협 추진위’)는 광산구를 기반으로 의료인과 주민들이 함께 건강한 의료공동체를 설립하기 위해 2017년부터 준비해 왔다. 광주의료복지사협 추진위에서 활동 중인 윤영애 사무국장을 만나 현재 설립진행상황, 앞으로의 목표 등을 자세히 들어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광주의료복지사협에서 맡고 계신 역할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광주의료복지사협에서 사무국장 역할을 맡고 있는 윤영애라고 합니다. 저는 대학병원과 요양병원에서 30년간 간호사로 근무하였고, 이후 간호조무사 및 요양보호사 양성교육기관에서 6년간 강사로 활동했습니다.

지금은 치매환자를 둔 가족들의 고민을 함께 고민하는 치매가족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강사로 활동 중이며, 3년 전부터 광주의료사협 설립추진위원으로 참여를 시작으로 현재는 광주의료복지사협에서 사무국장 역할을 맡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의료복지사협이 아직 주민들에게는 생소한데, 어떤 계기로 의료복지사협에 참여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 10여년 전에 저의 건강이 많이 좋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했고 나름 건강관리를 하면서 살아왔기에 저의 건강이 그렇게 나빠질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다른 사람은 다 아파도 나는 절대 아프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살았으니까요. 그때 저의 건강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주위 사람들의 많은 도움과 저의 노력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결심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건강을 받았으니 이제는 나도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내가 알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나누며 도와주는 삶을 살아야겠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건강카페 모임이었고 윤봉란 이사장(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을 통해 우연히 의료복지사협에 대해 알게 되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지만 의료복지사협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은 또 다른 의미인 것 같습니다. 나를 통해 누군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겠지요.

Q. 일반 시민들에게는 의료복지사협이 정확히 무엇이며, 의료복지사협과 일반병원의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할 것 같습니다. 

일반 병원은 보통 의사면허가 있거나 의료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복지사협은 다릅니다. 의료복지사협은 협동조합의 운영원리를 기본정신으로, 지역주민들이 조합원으로 가입을 하고 그들 스스로가 병원을 만듭니다. 일반 병원의 소유와 운영은 의료인이 전담하지만, 의료복지사협은 주민과 의료인이 조합원으로 출자해 소유와 운영을 함께 하는 환자 중심의 의료체계입니다. 따라서 의료복지사협은 조합원에 의해 민주적으로 운영된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치료 중심의 일반 병원과 달리 의료복지사협은 질병의 예방과 조기 치료에 힘쓰고 있습니다. 모든 환자가 건강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진료를 통해 조합원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질병 예방과 조기 치료를 위해 주치의 제도를 운용하기도 하는데 주치의 제도는 조합원을 담당 의사가 맡아 진료 및 건강관리를 해주는 것을 말하며 주치의는 자신이 맡은 조합원의 병력을 평생 관리하고 건강교육 등을 제공합니다. ​

Q. 의료복지사협 설립을 위해 3년 전부터 준비하셨는데, 광주의료복지사협 설립준비과정과 현재 진행상황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첫 시작은 지난 2015년 11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협동하여 건강문제 해결해가는 협동조합으로 처음 제안되었으며 이후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특별강연회 개최, 선진지 탐방, 건강강좌 운영, 추진위 정례회의 등을 통해 광주의료복지사협 설립을 위한 준비과정을 거쳐 2017년 5월 광주의료복지사협 발기인 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2018년 의료복지사협의 이상과 가치를 실현하는 첫 거점으로 영구임대아파트가 많은 우산·하남·월곡 지역으로 의견을 모았으며, 현재 광산구의 “광산형 영구임대아파트 늘행복 프로젝트”와 연계·협력함으로써 민간과 공공의 협력 모델로 광주의료복지사협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의료복지사협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500명의 설립동의자와, 1억원의 출자금이 필요합니다. 광주의료복지사협 설립을 위해 현재 300여명의 설립동의자 분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2020년 11월 중에 창립총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의료복지사협 설립에 필요한 추가 설립동의자 모집 및 조합 내 결속을 다지기 위한 3차 발기인대회를 오는 10월 19일 개최예정입니다.

Q. 많은 분들이 설립에 함께 동참하고 계시는데 광주의료복지사협이 바라보고 있는 목표가 궁금합니다.

가장 먼저 올해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의료복지사협 설립인가를 받는 일이 가장 최우선적인 목표입니다. 의료복지사협 설립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설립동의자 모집과 출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인가 이후에는 일차의료기관과 돌봄기관을 설립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불필요한 병원이용을 줄이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의료전문가 지원으로 주민들의 건강권 회복 및 의료돌봄체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 광주의료복지사협은 지역 주민들의 주치의 역할을 담당,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통해 처방도 단순한 약 처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건강관리를 통한 치료를 하고자 합니다.

Q. 의료복지사협에 대해 알면 알수록 지역에 꼭 필요한 기관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국장님께서는 의료복지사협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제 개인적으로 의료복지사협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주민들에게 건강과 관련된 바른 정보를 알려주고 싶습니다. 이를테면 건강과 관련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영양제를 먹어야 하는데 어떤 영양제를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음식으로 먹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영양제로 먹는 것이 좋은가?’ ‘건강증진을 위해 나는 어떤 것들을 실천해야 하는가?’ 등이다. 

여러 가지를 지역민들에게 쉽게 알려주어 그들 스스로가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건강도우미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일반인이 건강도우미 교육을 받고 동네에서 봉사를 하기도 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도와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방문간호를 통해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가볍게 치료할 수 있는 부분들을 방문간호를 통해 치료해 주고 중복된 약물의 복약지도, 영양지도, 욕창환자 치료 등을 방문간호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운동을 통해 건강 관리하는 법을 알려 드리는 것입니다. 개인에게 맞는 운동을 쉽고 즐겁게 재미있게 알려드리고 같이 하는 것이 제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싶은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의료복지사협의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위한 절차가 있을까요?

- 광주의료복지사협은 지역에 제한 없이 1인당 1구좌(5만원) 이상의 출자금만 납부하면 누구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가입문의는 사회적협동조합 살림으로 하면 됩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오는 10월 19일에 광주의료복지사협 제3차 발기인 대회가 열립니다. 의료복지사협에 대해 관심 있으신 분들은 누구나 오셔서 문의해주시고 더불어 함께 참여해 주시길 희망합니다. 광주의료복지사협 설립에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물이 바위를 뚫는 것은 물의 힘이 아니라 바위를 두드린 물의 횟수라고 합니다. 공동체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 오늘도 쉬지 않고 거친 바위를 두드리고 있는 광주의료복지사협의 윤영애 사무국장님과 오랜 시간 설립을 위해 함께 뛰고 계시는 추진위원회의 모든 분들의 꿈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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