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역사를 지닌 한국철도공사. ‘사람·세상·미래를 잇는 대한민국 철도’라는 미션을 갖고 달려왔다. 한국철도공사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의 핵심은 ‘철도 사업의 모든 영역에서 공공성 강화를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가치’로 정의한다. 그동안 역사 부지에 사회적경제기업 장터 마련,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기차여행 선물 등 철도 재원을 활용한 사회 가치 사업들을 수행해왔다.

이러한 사회적 가치 사업의 중심에는 ‘사회가치처’가 있다. 2018년 혁신전략처로 시작해 작년에 이름을 바꾼 부서다. 사회공헌, 사회적경제 활성화 및 열린혁신 업무 등 사회적 가치 실현 확대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공사의 전략경영체계와 연계한 ‘중장기 사회적 가치 실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전사적 ‘사회적 가치 실현 추진단(가칭 ’on-job‘)’을 운영해 전국에 분산된 사업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특히, 사회적경제기업 판로 지원을 통한 자립 생태계 육성에 특별히 관심 갖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한국철도의 사회공헌 활동은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사회공헌을 총괄하는 주무부서로서 사회봉사단 산하 전국 426개 봉사회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담당 업무를 관장하는 유병은 사회가치처 부장과 서면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다.

유병은 한국철도공사 사회가치처 부장. 사진=한국철도공사
유병은 한국철도공사 사회가치처 부장. 사진=한국철도공사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전에 맡아 왔던 다른 부서 일과 사회가치처 업무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 1992년에 입사해 안전·재무·IT부서 등에서 약 28년 근무했습니다. 사회가치 업무를 맡은 지는 작년 6월부터 약 1년 3개월 정도입니다. 그동안 맡아왔던 업무와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이전 업무는 기업 내부 문제 해결을 지향했던 비해 사회가치 업무는 우리사회에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회적경제기업,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시장과 정부의 힘으로도 해결하기 힘든 난제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회가치처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가치를 위해 노력 중입니다. 사회·경제·환경·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려 노력합니다.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상생협력,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등 각종 지원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Q. 한국철도공사는 관광 분야 사회적경제 육성을 위해 공정여행 플랫폼을 구축해 ‘소셜 문화 관광’을 선도합니다. 올해는 대전이나 충북 등 더 많은 지역과 여행업에 종사하는 사회적기업을 발굴해 확대할 예정이었다고 알고 있는데요, 코로나19로 힘들었을 듯합니다. 현재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

▶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관광 사업보다는 다른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뒀습니다. 한국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와 대전광역자활센터에서 함께 ‘비대면 사업온라인 장터’를 진행했습니다. 대전충남본부 직원 약 2,300명에게 자활생산품을 알리고 착한소비를 촉진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활기업의 판로 지원을 목적으로 자활생산품 온라인 판매 기획전을 추진 중입니다.

한국철도가 24일 대전 중구 문창시장에서 대전시를 비롯한 7개 기관과 함께 추석맞이 물품세트를 만들어 취약계층에게 전달했다.
한국철도공사가 지난 9월 24일 대전 중구 문창시장에서 대전시를 비롯한 7개 기관과 함께 추석맞이 물품세트를 만들어 취약계층에게 전달했다. 사진=한국철도공사

본사 소재지인 대전 지역의 취약계층을 위해 추석명절 나눔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전통시장 상인들이 만드는 추석맞이용 묶음상품인 ‘한가위 안녕하심’ 키트를 2천만원 상당 구매, 대전지역 한부모 가정 200가구에 전달했습니다. 이 행사는 대전지역 5개 기관이 참여했는데, 총 330가구의 한부모 가정 중 한국철도가 200가구를 지원하게 됐습니다. 한가위 안녕하심 키트에는 쌀과 햇과일 등 명절음식이 담겨 있어 추석음식을 파는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경제적 지원을, 한부모 자녀들에게는 따뜻한 온정을 전달하려 했습니다.

Q. 한국철도공사에서는 철도역 유휴공간을 사회적경제기업 공간으로 활용해왔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어렵고 매출도 줄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 지난 6월 정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사회적경제기업 온라인 물품 판매전에 참여했습니다. 손병석 사장님의 응원메시지 전달과 함께 4억원 상당의 사회적경제기업 물품을 구매하는 등 사회적경제 지원이라는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Q. 이외에 2020년 하반기를 포함해 한국철도공사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사회적가치 활동이나, 이미 이룬 성과 등을 소개해주세요.

▶ 철도 공간에 맞는 대표 협력 사업을 발굴해 사회적기업 육성 및 판로를 지원합니다. 자활기업의 출장세차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역 주차장에 주차 및 세차 작업 공간을 제공합니다. 또, 역사에 출장세차 관련 홍보물을 게시, 철도 이용고객에게 주차비와 세차비를 할인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갑니다. 자활기업 출장세차사업은 2018년 시범사업으로 3개소에서 진행하다가 2019년 전국 29개소로 확대됐으며, 이로 인해 60명의 일자리가 창출됐습니다.

미혼모들의 생계 및 양육을 지원하기 위해 역사 내에서 음식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영업공간도 제공합니다. 부산시,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기술 교육 및 육아 돌봄을 지원 중입니다. 부산역에 문을 연 라멘집 ‘소당 한그릇’ 지원을 위해 매출 수수료율을 절반으로 낮추고 영업장 운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했으며, 미혼모들이 운영하는 부산역 ‘소당카페’의 경우 2019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육성, 1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밖에도 한국철도는 사회적기업가를 양성하며 청년 창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합니다. 가좌역에 소셜벤처 육성공간을 두고 있으며, 경산역 키친랩을 통해 청년들에게 외식업에 대한 실전 경험의 장을 제공해 사회적기업가 육성을 지원하는 등 공간 맞춤형 특화사업 개발로 사회적 가치 구현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4일까지는 한국철도와 공연예술분야 사회적경제기업이 함께하는 ‘2020 한가위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총 13개의 문화공연 사회적경제기업이 제작한 공연 영상 홍보물을 서울역, 부산역 등 한국철도의 주요 역사 전광판에 게시하고, KTX 메거진에 공연영상 QR코드를 연계해 고객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합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측은 “지난 6월 사회적경제기업 온라인 기획전에서도 한국철도가 4억 원 가까운 물품을 구매해 주었는데, 이번에도 한국철도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그간 빛을 보지 못했던 공연업계에 큰 힘이 된다”고 전했습니다.

내일하우스 5호 개선 작업 현정. 사진=한국철도공사
내일하우스 5호 개선 작업 현정. 사진=한국철도공사

‘내일하우스’는 해피트레인의 명성을 이을 2번째 대표 사업입니다. 철도연변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등 저소득층의 주거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에 대한 주택 개량사업입니다. 철도연변에 대한 배려는 한국철도가 가져야 할 의무라고 판단하여 시작된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집을 지어 주는 사업까지는 아니고, 전기, 건축 등 공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힘을 모아 도배, 보일러 교체, 등기구 교환, 청소 등 새 집과 같은 마음이 들 정도로 고쳐주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직접 참여하는 사회공헌사업이 불가능해 전문적인 자원봉사센터에 기부형식으로 내일하우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과 8월에는 국가적 혈액부족 문제에 도움을 주고자 본사와 지역본부는 물론이고 계열사까지 동참하는 전사적 헌혈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감안해 헌혈 인원의 제한을 뒀는데도 임직원 약 1,600여명이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전년보다 2배 늘어난 숫자입니다.

한국철도공사 임직원들이 헌혈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공사 임직원들이 헌혈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국철도공사

Q. 한국철도공사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해 실천하고자 하는 향후 계획과 궁극적 포부 등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철도산업을 구성하는 유·무형의 튼튼한 가치사슬이 지닌 잠재력과 가능성을 활용해 판에 박힌 사회공헌의 틀을 넘어 지역사회에 사회적 가치 행동을 장려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 목표로 일자리 창출, 국민의 삶의 질 개선, 상생노력 등 사회적 가치실현을 추구하는 공기업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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