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관광청은 “직접 올 수 없다면 영국을 가져다 주겠다”며 가상현실 영상을 홍보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통해 랜선 여행 콘텐츠를 공급한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홈페이지에 VR 랜선투어를 도입했다. 청주, 고흥, 괴산, 울진 등의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체험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귀향 및 여행이 자제되는 상황이라서다. 

VR(virtual reality)은 가상현실의 약자다. 존재하지 않는 현실을 실제처럼 구현하는 방식이다. 특정 장소에 직접 가지 않고 그곳의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기기인 ‘HMD’를 머리에 써서 VR 체험의 현실성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여행이 자제되는 상황에서 지자체는 홈페이지 내 가상여행 공간을 만들었다.
코로나19 시대에 여행이 자제되는 상황에서 지자체는 홈페이지 내 가상여행 공간을 만들었다.

여행 산업 내부에서도 VR을 활용하는 조짐이 보인다. 지난 1월 세계 3대 IT 박람회 중 하나인 ‘CES2020’에서 VR 기기를 여행에 활용한 업체가 등장했다. 1인칭 시점의 영상을 구현해 몰입도를 올렸다.

지난 17일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2020 UIA 아태총회(국제협회연합 아시아 태평양 총회)’에서 서울관광재단은 ▲창덕궁 ▲세빛섬 ▲서울식물원 ▲DDP 옥상정원지역 등의 명소를 VR 영상으로 만들어 웨비나를 진행했다.

여행의 미래는 VR로 대체될까. 가상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세계가 정교해진다면 집에서 즐기는 여행이 일상이 될 수 있을까. 아무리 여행을 ‘즐거운 고생’이라고 한다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직접 여행장소를 방문하는건 어려운 일이다. 

코로나19 재난에 직면한 지금. 추석 명절 5일간의 연휴 동안 집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국내 랜선여행으로 여행의 욕구를 달래보는건 어떨까.  

기자가 직접 체험해 본 지자체 VR투어 후기를 소개한다.  

드론으로 촬영한 청주시 청남대의 모습./사진제공=청주시

랜선으로 처음 가본 청주…형형색색 꽃 만발 

기자가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청주시다. 평소 가보고 싶은 지역이기도 했고, 볼거리가 가장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청주 여행은 별도의 준비 없이 컴퓨터와 마우스만 있으면 충분했다. 청주 VR투어는 ▲역사문화 ▲교육 체험 ▲생태 자연 ▲드론 동영상 체험 등 다양한 장소를 볼 수 있었는데, 기자는 드론 영상부터 시청했다. 

눈 앞에 무심천 풍경이 처음으로 펼쳐졌다. 갈대밭과 산책로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무심천을 지나면 상당산성과 문암생태공원이 보였는데, 위에서 바라본 생태공원은 다양한 색의 꽃이 조화를 이뤘다.  

다음으로 가본 곳은 청주 내 문화·예술의 거리라 불리는 성안길이다. 청주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라는 설명에 맞게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띈 여행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별장으로 알려진 청남대. 산등성이를 끼고 분수가 보였고, 분수 연못엔 연꽃이 가득했다. 대통령기념관의 내부까지 촬영한 사진까지 볼 수 있어 직접 청남대를 방문해 여행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식물의 그림자 음영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었던 상수허브랜드와 벽화마을로 유명한 수암골예술촌을 보며, 코로나19가 상황이 나아지면 직접 찾아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지도에 표시된 명소를 클릭하면 사진이 나오는데, 마우스 휠을 조절하면 가까운 거리로도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촬영이 드론으로 이뤄져 전체적인 조감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했다. 

기자가 다녀온 청주시 VR여행은 청주시청 홈페이지→문화관광→e-청주관광 분류로 이동하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 청주 이외 고흥·괴산·울진 등에서 홈페이지나 별도의 웹페이지에 VR여행 체험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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