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받아보는 선물꾸러미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만큼 사람을 설레게 하는 말이 또 있을까? 산타클로스의 판타지가 어렸을 때 이미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종교를 넘어서 아직도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꿈꾼다.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기쁨도 알아버렸기 때문인 걸까, 온 세상을 환하게 만드는 그 날만의 따뜻함 때문인 걸까. 크리스마스에 대한 환상을 늘 품고 있던 나는 대학교 3학년 2학기에 ‘사회적기업가정신’이라는 수업을 듣던 중 재밌는 생각을 했다.

벚꽃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처럼 매달 25일이 우리만의 크리스마스라면? 소중한 사람에게 사회적 의미가 있는 선물을 해준다면? ‘1년 12번의 크리스마스’라는 나의 아이디어는 강의 내 투표 1위라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종강과 함께 기억 속에 사라져버렸다.

몇 년 뒤, 나는 크리스마스는 잊고 장그래(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같은 인턴 생활에 치여 그저 그런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하루는 방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이삿짐을 싸던 중, 우연처럼 낡은 일기장 수첩을 발견했다.
입대하며 여자 친구와 헤어진 날의 기록, 공대생의 지루한 나날, 고시 생활하며 너무나 힘들었던 때의 일기 등을 읽던 중 ‘사회적기업가정신’을 들으며 열정이 넘쳤던 나의 모습이 펼쳐졌다. 먼저 나서서 아이디어를 내고 인터뷰하러 다녔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 누구보다 사회적기업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어 했다.

지금의 나에게 물어봤다. ‘지금 하는 일에 열정이 넘치는가? 아직도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만들고 싶은가?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아직 설레는가?’

내가 직접 만든 1년 12번의 크리스마스 상품구성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