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가 화두다. 현 정부의 핵심 철학으로 사회적가치가 선포되면서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에서도 공공성이 중요해졌다. 많은 공공기관들이 사회적경제 조직과 협력하는 등 발걸음이 빨라졌다. 개별 공기업의 고유한 사업 가치가 여러 사회적경제 분야와 만나 사회적가치로 확대되는 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운넷>은 사회적경제와 동행에 나선 대표적 공공기관을 만나 이들이 추진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 사업을 살펴본다.

“대다수의 자원이 한번 쓰고 소멸되는 반면, 산림은 우리가 잘 관리하고 조절하면 끊임없이 활용할 수 있는 영구재로써, 아낌없이 나눌 수 있는 가장 좋은 자원이에요”

우리나라는 산림이 국토 면적의 63%를 차지하는 ‘산림부자’ 나라다. 도시의 빌딩숲과 산림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등산을 즐기거나, 산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산림은 우리나라 국토의 균형 발전에 중요한 존재로, 경제적 기능과 환경적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⑫

산림보호부터 산촌 경제 활성화까지…산림자원 활용해 사회적가치 창출

한국임업진흥원(이하 임업진흥원)은 (산림형)사회적기업 발굴·육성 사업으로 지난해 12월 공공기관 사회적가치 창출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산촌 지역에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증대에 기여했다.

이 외에도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활용하는 방식의 사회적가치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역 고유의 산림 자원을 활용한 낙후된 산촌 경제 활성화(소득증대) △산양삼의 철저한 품질관리로 국민 먹거리 안전성 확보(소득증대) △폐기처분되던 목재자원을 활용해 국내 목재자원 수급 확대 및 일자리 창출(경쟁력 강화) △유망기술 이전 및 우수성과 실용화 지원 확대로 중소 목재기업·임업인 성공 견인(경쟁력 강화)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통한 탄소흡수원 증진으로 산림의 환경·경제적 가치 제고(산림보호·육성) 등이 대표적이다.

임업진흥원은 지난 2018년 산림일자리발전소를 출범 시켜 산림자원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림일자리발전소 첫 번째 키를 잡게된 이인세 소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사회적가치 확대 방안의 하나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임업진흥원의 노력과, 숲을 이용해 주민공동체가 성장하고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이인세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장./사진=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이인세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장./사진=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임업진흥원에서 일하기 전 숲관련 시민단체에서 20여년간 활동한 경험이 있습니다. 다양한 시민사회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사회 문제해결에도 관심을 가졌고, NPO 지원센터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일자리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일자리 정책 차원을 벗어나 지역에서 숲자원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중간지원조직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게됐고, 2018년 4월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출범 당시 공모를 통해 산림일자리발전소에서 함께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숲에서 희망의 일자리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한국임업진흥원은 지난해 ‘제1회 공공기관 사회적가치 창출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수상하신 ‘산림 분야 사회적경제기업 생태계 조성’ 사업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정부는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일자리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필요한 계층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공동체 재생과 지역순환 경제를 넓혀갈 수 있는 사회적경제 분야까지의 확대가 꼭 필요한 시기가 된 것입니다.

임업진흥원에서는 일자리 창출문제를 수행하기 위해 임업창업일자리실을 신설해 산림분야의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 및 육성해 산림분야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림일자리발전소를 출범해 지역에 특화된 산림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공동체의 창업과 성장지원에 역량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산림 분야 사회적경제기업 생태계 조성’ 사업은 산림일자리발전소를 통해 산림비즈니스 지역의 인재를 모집하고, 교육을 통해 사회적경제에 진입하는 경영체로 양성하는 사업입니다. 또한 경영체 및 사회적가치 창출 혁신 기업을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진입시키고 지속성장할 수 있게 지원합니다.

시행 전 시행 후

-개인이 공동체 창업을 하기 위한 인적·물적 자원 정보 획득이 제한적

*민·관 연결 가교 역할 부재

-산립분야 사회적경제 경영체 발굴

*133개 경영체, 지역주민 1149명 참여

-사회적경제기업 고용 증대

*145개 기업, 736명 고용 효과

*산림분야 사회적경제기업 생태계조성 추진성과

Q.소장님께서 몸담고 계신 ‘산림일자리발전소’는 어떤 업무를 하는 곳인가요.

▶산림일자리발전소는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기획하고 지원하는 그루매니저를 양성하고, 그루매니저를 통해 지역공동체인 그루경영체를 육성합니다. 산림자원을 활용해 그들만의 독창적인 산림비즈니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중심 현장밀착형으로 지원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역의 산림자원을 활용해 소득증대와 일자리창출을 희망하는 건강한 예비 주민공동체를 발굴해 매니저를 연결해 주는 일을 합니다.

산림일자리발전소 그루경영체 활동지역 현황. /사진=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산림일자리발전소 그루경영체 활동지역 현황. /사진=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Q. ‘그루매니저’와 ‘그루경영체’가 새롭습니다.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연예인들에게만 있는 매니저가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매니저가 생기니 꽤 신나는 일입니다.

그루매니저는 지역의 산림자원조사와 산림자원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산림비즈니스를 실행할 수 있는 그루경영체를 발굴, 육성해 지역에서 사회적경제생태계를 이끄는 핵심리더 역할을 수행합니다.

출범 첫해인 2018년에 5명의 그루매니저가 활동을 시작해 2020년 현재 전국에서 40명의 그루매니저가 지역에서 산림일자리 개척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전국에 196개의 그루경영체에서 2000여 명의 구성원이 참여해 숲에서 새 희망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루경영체는 산림자원을 활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에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를 산림자원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판매해 소득을 증대시키고자 하는 5인 이상의 주민들로 구성된 공동체입니다. 그루경영체로 선정되면 해당지역의 그루매니저가 그루경영체의 창업활동을 위해 최소 3년간 성장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해 자립과 성장을 돕습니다.

Q. 어떤 사람들이 그루매니저와 그루경영체로 활동하나요?

▶그루매니저는 청년, 여성, 신중년, 퇴직자 등 이력과 경력도 제각각이고 20대~6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합니다.

그루경영체는 산림자원을 활용하여 창업을 희망하거나 산촌주민들로서 소득 증대를 높이고자 하는 5인 이상의 주민공동체입니다. 단 기존에 설립되거나 활동하고 있는 법인격을 가지고 있는 협동조합이나 영농조합 형태의 조직은 그루경영체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사업이 기존 법인체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걸음마 단계의 지역공동체를 찾아 차근차근 성장을 유도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루경영체로 선정되면 견학, 멘토링(자문), 워크숍, 교육훈련, 프로그램참여, 네크워크, 프로그램참여, 사업수립지원, 홍보, 마케팅, 파일럿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지원은 그루경영체의 성장속도와 사업모델에 따라 각기 다른 육성방법으로 설계합니다.

Q. 산림일자리발전소의 지역공동체를 육성, 양성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숲은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는 사회적 자본으로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일자리 창출에 적합한 자원입니다. 전통적인 임업 활동이 복지, 환경, 교육, 문화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분야와 결합되면 새로운 경제 주체 성장의 바탕이 될 수 있다는 확장성도 품고 있고요. 이같은 숲의 잠재적 가치를 일자리로 현실화하려면 사람. 즉 지역공동체의 힘이 중요하고, 지역공동체를 조직하고 육성해야 합니다.

산림일자리발전소는 주민들이 가진 재능이 맘껏 발휘될 수 있도록 그루매니저와 그루경영체의 역량을 키워내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산림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일자리 창출에 따른 소득이 이루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Q. 산림분야 공동체 생태계 조성 사업을 진행해 오면서 공동체,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이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어떤 지원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창업에 대한 의지와 절박함 속에서 시작됩니다. 예전처럼 괜찮은 한 두 가지 아이디어, 생산, 기술, 홍보만을 가지고 창업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창업 자본과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은 주민공동체들에게는 창업의 벽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꾸준히 역량을 키우고 사업분야 전문성을 높여 한발씩 나아가야 합니다.

긴 안목으로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부터 성장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실질적으로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하는 등 중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이것을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이 이해하고 지원하기에 그루매니저들이 지역에서 신나게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그루매니저들은 숲에서 희망을 찾고있다. /사진=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전국에서 활동하는 그루매니저들은 숲에서 희망을 찾고있다. /사진=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Q. 산촌 등 지방은 도시에 비해 고령화가 심해짐에 따라 돌봄과 일자리확대 등의 필요성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산촌지역의 돌봄&일자리확대 프로세스 강화 등의 노력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고령화와 인구소멸로 산촌에는 사람이 살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의 인구 감소는 세금부족으로 이어지고, 재정이 취약하게 되면서 주민들의 편리와 복지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 투입도 낮아져 삶의 질이 낮아지기도 합니다.

인구감소로 인한 산촌 소멸현상은 사회구조적 측면이나 국토기능적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촌의 인구 유출을 막고 새로운 인구 유입을 통해 산촌 기능을 지속시켜야 합니다.

산촌을 지탱하고 있는 산촌 주민공동체에 대해서는 조금 더 유연하고 집중적 지원을 펼치고 있습니다. 산촌 주민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경험과 정보가 부족한 청년과 경력단절여성공동체 분야에 대해서도 지원 기회를 높이고 있습니다.

Q.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추진하는 사업추진에도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계시는지 설명해 주세요.

▶우리 활동에도 많은 지장을 겪고 있습니다. 매달 1회 이상 전국에서 활동하는 그루매니저들이 모여서 2~4일간 진행되는 워크숍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노매드 워커(Nomad worker:휴대용 기기를 이용하여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이동하며 일하는 사람) 형태로 활동하는 그루매니저에게는 매달 한 차례씩 모이는 자리는 중요한 기회인데, 대면 활동에 제한이 있다보니 서로의 활동내용을 공유하는 협업의 기회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온라인 회의와 워크숍으로 대체하고 있으나 그 효과성이 100% 보완되지 않아 그루매니저들간의 소통과 역량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창업활동의 기초단계에서 이루어지는 현장견학이나 워크숍, 교육훈련 등의 지원사업 활동도 위축됐습니다. 그루경영체의 주요사업이 1차 또는 2차산업인 생산과 재배관련, 가공 유통분야는 그나마 타격을 적게 입었지만, 3차 산업인 산림서비스 체험이나 교육, 복지 관련 그루경영체는 매출 활동이 매우 위축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코로나 19 이후 우수그루경영체 성장촉진 지원사업 분야를 강화해 효율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시대적 요구에 부흥할 수 있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잡을 수 있도록 건강과 안전의 시대의 부합하는 ‘숲자원’을 활용하여 산림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의 방안에 대하여 꾸준히 모색하고 강구하고 있습니다.

2019 산림일자리발전소 그루경영체 성과공유 전국대회 그루경영체와 함께.사진=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2019 산림일자리발전소 그루경영체 성과공유 전국대회 그루경영체와 함께.사진=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Q. 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사회적가치’란 무엇인가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구성원들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넉넉한 산림자원을 지니고 있습니다. 산림은 직접적으로 생산되는 목재와 임산물부터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재화와 서비스까지 경제적·사회적·환경적·문화적 가치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풍요로운 산림자원을 잘 이해하고 함께 나누면 우리 사회에서 부족한 일자리를 찾아가면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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