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가 화두다. 현 정부의 핵심 철학으로 사회적가치가 선포되면서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에서도 공공성이 중요해졌다. 많은 공공기관들이 사회적경제 조직과 협력하는 등 발걸음이 빨라졌다. 개별 공기업의 고유한 사업 가치가 여러 사회적경제 분야와 만나 사회적가치로 확대되는 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운넷>은 사회적경제와 동행에 나선 대표적 공공기관을 만나 이들이 추진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 사업을 살펴본다.

‘좋은 에너지, 더 좋은 세상.’

한국가스공사(KOGAS)는 국민들에게 안정적으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1983년 설립된 국내 대표 에너지 공기업이다. 지난 37년간 전국 곳곳에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배관망을 건설하고, 해외 각국에서 LNG를 수입해 제공해왔다. 2019년 말 기준, 운영 중인 배관 길이는 총 4908km에 달하고 210개 시군‧1860만 6천 세대에 가스를 공급하며 국민 생활의 편익증진 및 복리향상에 기여했다.

창립 이후 KOGAS는 재난지역 구호, 취약계층‧소상공인 지원, 전통시장 방문의 날 운영 등 각 지역본부 별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해왔다. 창업‧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 등 부서별 특성에 맞는 활동도 이어왔다. 2014년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대구광역시로 본사를 이전하고, 2018년에는 사회적경제 분야로 범위를 넓혀 사회적가치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속가능한 사회적가치 구현을 위한 제도와 체계 정립하기 위해 2018년 3월부터 ‘사회적경제 지원 종합 체계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공기업 최초로 사회적경제 온라인 전용 상점 및 사회적경제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회적가치 우선구매 지침’을 제정해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액이 2015년 12억원에서 2019년 120억원으로 10배 증가하는 등 성과를 냈다. KOGAS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김경수 총무부 과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12월 열린 고용노동부 '제1회 공공기관 사회적가치 창출대회'에서 발표하는 김경수 한국가스공사 총무부 과장./사진제공=KOGAS
지난해 12월 열린 고용노동부 '제1회 공공기관 사회적가치 창출대회'에서 발표하는 김경수 한국가스공사 총무부 과장./사진제공=KOGAS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2010년 입사 이후 해외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맡고, 재무보고‧회계‧세무‧예산‧자금‧은행업무‧국제입찰‧전산시스템 구축 등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KOGAS의 사회적가치 창출 업무는 크게 3개 부서(총무부‧사회공헌부‧상생기획부)에서 진행되는데, 저는 우선구매를 담당하는 총무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생기획부가 신설되면서 기존에 개별 부서가 추진하던 사업을 보다 체계적‧효율적으로 기획 및 조정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KOGAS에서 사회적가치 창출을 본격화한 계기와 고민은 무엇인가요?

▶ KOGAS는 앞서 ‘사회적가치 창출’이라는 과제를 소수의 담당자가 맡아 다소 수동적으로 수행해왔습니다, 단편적‧일회적 지원이 아니라 보편적‧지속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해 후손에게 물려줘도 될 만한 적극적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전환했습니다. 특히 건강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플랫폼을 만들고, 사옥 내 사회적경제 지원센터를 개설해 업무 공간을 지원했으며, 사회적경제 기업 대상 통합 발주를 통해 실질적 도움을 준 부분 등이 다른 기관과의 차별점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가스공사는 고용노동부 주최 '제1회 공공기관 사회적가치 창출대회'에서 ‘사회적경제 지원 종합 체계 구축’ 사업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우수상을 받았다./사진제공=KOGAS
한국가스공사는 고용노동부 주최 '제1회 공공기관 사회적가치 창출대회'에서 ‘사회적경제 지원 종합 체계 구축’ 사업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우수상을 받았다./사진제공=KOGAS

Q. ‘사회적경제 지원 종합 체계 구축’ 사업 의미와 추진 성과 등을 설명해 주세요.

▶ 사회적경제 온라인몰은 2018년 6월에 착수해 같은 해 9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KOGAS만 사용했지만, 현재는 약 50여개 공공기관에서 쓰는 중입니다. 매출액은 2018년 3억원 정도였으나 2019년 말 기준 60여 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온라인몰에 참여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은 약 1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공기관 최초로 ‘사회적기업 우선구매 지침’을 제정했습니다. 해당 지침을 통해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액이 2015년 12억원에서 2019년 120억원으로 10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2020년은 현재까지 약 80억원 정도의 성과를 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의 증가나 사업 추진의 차질 등을 고려해도 구매액이 약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가스공사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경제 전용 온라인몰(왼쪽)과 복지몰 메인 화면./사진제공=KOGAS
한국가스공사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경제 전용 온라인몰(왼쪽)과 복지몰 메인 화면./사진제공=KOGAS

Q. 이외에도 KOGAS에서 추진하는 대표적 사회공헌 사업 몇 개만 소개해주세요.

▶ 대구 지역 사회적경제 기업의 식품 클러스터 공동 생산시설인 ‘안심(安心) 팩토리’ 지원사업이 대표적입니다. KOGAS가 도시락 공장 설립을 지원해 사회적경제 기업이 공공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안정적 일자리 창출 및 연계 사업 확장 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KOGAS의 업(業)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 활동으로는 ‘온(溫)누리 열효율 개선사업’을 수행 중입니다. 저소득층 및 사회복지 시설을 대상으로 노후 건물의 단열재·보일러·창호·LED 교체 공사를 지원하는 등 취약계층의 에너지 이용 환경 개선을 위해 연간 약 30억원을 집행합니다.

한국가스공사는 본사가 위치한 대구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자 전사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지난 5월 대구,경북 지역의 중소협력사 임직원 자녀 대상 장학금 수여식 때의 모습./사진제공=KOGAS
한국가스공사는 본사가 위치한 대구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자 전사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지난 5월 대구,경북 지역의 중소협력사 임직원 자녀 대상 장학금 수여식 때의 모습./사진제공=KOGAS

Q. KOGAS 본사는 대구광역시에 있는데요. 코로나19 사태에 어떻게 대응했나요?

▶ 지난 2~3월 대구 지역에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소독제와 마스크 수요가 급증했지만 가격이 평소 5배 이상 폭등했으며, 이마저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KOGAS는 그동안 구축해온 사회적경제 플랫폼과 공급망을 활용해 방역물품을 성공적으로 조달했고, 이를 대구시에 기부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썼습니다. 또한 사회적기업을 통해 노바텍‧BP‧페트로나스‧오만LNG 등 해외 파트너사에 한국의 품질 좋은 마스크를 공급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대구 지역 사회적경제 기업과 협업해 사옥 방역을 진행했으며 긴급 생필품, 자동 방역기, 열화상 카메라 등을 긴급 조달해 1400명이 근무하는 KOGAS 본사에서는 다행히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전 임직원이 성금 기부에 동참했으며, 급여 일부를 온누리상품권‧국민관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등 지역사회와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전사적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Q. 2020년 KOGAS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사회적가치 사업이 궁금합니다.

▶ ‘인공지능 챗봇’을 활용한 지역 생산품 및 중증 장애인 생산품을 판매하려고 합니다. 누구나 카카오톡에서 ‘한국가스공사 복지몰 챗봇’을 검색하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습니다. 그동안 웹으로만 접근 가능했던 사회적기업 제품을 모바일에서도 판매 및 구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구축해놓은 사회적경제 복지몰을 지역의 행정‧공공기관으로 확산하기 위한 홍보 활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국내 최초로 지역 사회적기업인 ‘무한상사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복지몰인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가 절실한 행정기관의 호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유형‧무형의 자원을 다각적으로 구축해 시너지 효과를 유기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김경수 과장은 "한국가스공사 사회적가치 창출의 방향성은 '지역밀착형'"이라며 "모든 사람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제공=KOGAS
김경수 과장은 "한국가스공사 사회적가치 창출의 방향성은 '지역밀착형'"이라며 "모든 사람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제공=KOGAS

Q, 마지막으로 향후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한 KOGAS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 ‘사회적가치 창출’이라는 과제가 회사 업무 중 일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KOGAS는 사회적가치 창출이 모든 사람의 생활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지원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가 구축한 사회적경제 온라인몰이 지속가능한 플랫폼으로 성장해 대한민국의 모범 사례가 되고, 해외로도 수출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까지가 주요한 목표입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