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부산청년 주간행사의 행정안전부 부대행사로 기획돼 2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청년정책 콘퍼런스’ 2부에서는 한국, 일본, 스페인 등 각국의 지역에서 변화를 만들고 있는 청년이 연사로 등장했다. 2020부산청년주간은 22일부터 26일까지 열렸다.

존 아바이뚜아./사진=사진=행정안전부 유튜브 갈무리
존 아바이뚜아./사진=사진=행정안전부 유튜브 갈무리

스페인에서는 ‘빌바오 혁신 공장’(BBF)을 설립한 존 아바이뚜아 씨가 BBF 모델을 설명하며 세계적 문제 해결에 있어 청년의 역할을 강조했다. 빌바오 혁신 공장은 7년전 몬드라곤 대학과 빌바오 시청의 협력을 통해 생겨났다. 빌바오는 시의 중심에 있는 빌딩을 사용 권한을 몬드라곤 대학에 주었다. 빌바오는 시에 새로운 인재와 대학이 유입되길 바랐고, 몬드라곤 대학은 빌바오에 새로운 학교를 짓고 싶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를 통해 시는 활력을 되찾고, 모든라돈 대학은 교육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몬드라곤 대학은 ‘다르게 생각하라’는 모토를 가지고 BBF를 만들었다. 3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1층부터 3층까지 각각 스타트업, 대학, 혁신적 기업이 자리를 잡았다. 존 아바이뚜아는 공간을 이렇게 구성한 이유를 “지금까지처럼 대학과 기업이 분리된 형태가 아니라, 이들이 연결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이 세계적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년이 마주하는 우울감, 고립감, 불안감은 기성세대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나서야한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조화롭게 활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당사자가 고통스럽지 않도록 유머러스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모리야마 마도카./사진=HBM사회적협동조합
모리야마 마도카./사진=HBM사회적협동조합

지방 소멸 위기 민·관 협력으로 극복

고령화, 지방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한 일본에서는 민·관 협력을 통해 지방 소멸 위기의 해법을 찾고 있는 가미야마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가미야마의 인구는 5300여명으로 일본 내에서도 인구 감소가 심각한 곳이었지만, 최근에는 인구 전출인구보다 전입인구가 많을 정도로 활력을 회복했다.

이런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 건 20년도 더 된 시기였다. 당시 마을 사람들은 문화가 경제를 만든다는 신념 아래 예술가를 지역에 초청해 머물게 하면서 작품을 제작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한 인터넷 환결을 비교적 빠르게 구축해 10여년 전부터는 IT기업의 위성 사무실일 들어섰고 현재까지 16개의 위성사무실이 생겨났다. 

정부와 민간의 중간 지원 조직으로서 가미야마연대공사의 역할도 컸다. 이들은 이주민과 원주민이 함께하는 워킹그룹을 형성해 꾸준한 협력과 소통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 그 결과 농가를 운영하는 원주민과 IT기술을 갖춘 이주민이 합세해 농업 회사를 만들기도 했다. 회사는 농장에서 나오는 농작물을 기반으로 식당과 베이커리 등을 운영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가미야마연대공사는 마을과 학교의 협업을 이끌기도 했다. 마을에 위치한 농업고등학교는 정원보다 학생이 부족해 폐교할 위기에 놓였다. 모리야마 마도카 가미야마연대공사 교육프로젝트 총괄은 효자손 프로젝트 기획했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기술을 활용해 어르신이 소유하고 있지만, 관리하기 힘든 밭이나 정원, 나무손질 등을 돕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 학생은 자신의 기술 활용 능력을 높이고, 어르신은 서비스를 받음과 동시에 청년과의 교류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지역 연계수업, 국제교류 등을 진행했고, 프로젝트 이후 다른 지역에서 오는 학생은 증가했다.

모리야마 마도카는 발표를 마치며 “지역의 가치와 기술, 가능성을 찾는 일은 학교나 지역 단독으로는 불가능한 일로 협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MTA, 청년을 혁신의 주체로

청년의 혁신적 교육을 이끌고 있는 스페인 몬드라곤 팀아카데미(MTA)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MTA는 호세마리 루자라가 외 2명이 2008년 9월, 몬드라곤 대학 내 사내벤처로 시작한 팀창업 교육 프로그램이다. 세계 최대 협동조합인 몬드라곤협동조합의 협동정신과 핀란드의 혁신적인창업교육인 TA(Team Academy)의 교육철학과 방법이 결합한 팀 기반 앙트러프러너(Teampreneur)를 양성한다.

학생은 일반적인 강의를 벗어나 세계 각지의 캠퍼스에 머무르면서 학생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과정을 마치면 LEINN인터내셔널(4년제 유럽 공식 학사학위 프로그램) 학위도 제공된다. 최근에는 MTA 한국이 생기기도 했다.

호세마리 루자라가/사진=HBM사회적협동조합
호세마리 루자라가/사진=HBM사회적협동조합

연사로 나선 호세마리 루자라가 스페인 몬드라곤 팀아카데미 공동창업자는 일반적인 대학교육을 수영장, MTA를 바다에 비유했다. 대학교육이 현실적이지 못하고 경직돼 있어 현실세계에서 활용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비해 MTA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와 같은 현실 속에서도 활용 가능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MTA는 실행력을 중요시한다. 호세마리 루자가라는 “우리는 실행에 옮기지 않을 훌륭한 아이디어에는 관심이 없다”며 “우리가 관심을 갖는건 현실을 실제로 바꿀 아이디어”라고 강조한다. 또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팀의 힘이 필요하다고 본다. 팀프러너를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이라도 팀으로 함께한다면, 비범한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본다”며 “학생을 따로 또 같이 연주가 가능한 재즈의 악기들처럼 성장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일반 대학과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 만큼 MTA의 운영 방식도 낯설다. MTA는 일반 대학과 달리 강의실이 없고, 혁신 연구소를 운영한다. 교수도 없다. 대신 팀코치가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이들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은 실제 기업을 만들기도 한다. 

호세마리 루자가라는 이런 MTA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MTA는 몬드라곤에서 시작해 다양한 도시로 확산했으며 이는 멈출 수 없는 흐름”이라며 “MTA가 씨앗과 같은 잠재력을 지닌 청년 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호세마리 루자가라의 발표 뒤에는 연사들에 발표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고, 1부와 2부로 구성돼 오후 2~6시까지 총 4시간동안 진행된 청년정책 콘퍼런스 청년실험실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2부 단체사진. 4시간에 걸친 청년정책 콘퍼런스 청년실험실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사진=HBM사회적협동조합.
2부 단체사진. 4시간에 걸친 청년정책 콘퍼런스 청년실험실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사진=HBM사회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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