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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바꿔왔다. 기업들 역시 선진기술을 바탕으로 도약에 성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간 사회적경제 분야는 IT, 과학기술 분야에 접근성이 낮았다.

사회적기업진흥원은 과학기술인협동조합 지원센터(SETCOOP)와 공동주관으로 ‘2020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공모전’ 하위 분과로 '기술기반 사회적경제 비즈니스 협업모델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창업기업의 역량 강화와 외연확장을 목표로 과학기술 분야 협업 파트너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사회적경제 창업기업이 보유한 기술 수요를 오픈하고 해결방안과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제안받고 있다. <이로운넷>은 사회적경제 창업기업의 기술 수요를 분야별로 나눠 소개한다.

우리나라 연중 평균 강수일수는 100일이 넘는다. 그런데 매년 봄과 가을이면 '물부족 국가'라는 보도가 나온다. 도대체 왜 이런 불균형이 생길까. 주변에 물이 많지만 정작 사용가능한 '필요한 물'이 부족해서다. 

최근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첨단기술을 활용해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물 문제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내리는 빗물을 활용하거나, 대기중 습기를 효율적으로 바꾸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물을 만드는 기술을 활용하기도 한다. 

시장의 문턱을 넘으려 '기술적 도약'을 시도하는 물 관련 첨단 사회적기업의 사례를 찾아봤다. 소개할 사회적기업들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올해 진행하고 있는 '2020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이다. 이들 기업이 제시한 기술은 무엇이며, '협업모델 공모전'을 통해 어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 살펴본다. 

# 사례1: 대기중 습기가 마시는 물로 변신

우리나라는 비가 충분히 오는 나라이지만, 도서·산간지역은 심각한 물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식수를 확보하기 위해 먼 곳까지 '식수차'를 부른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근처의 물을 깨끗하게 바꿔 식수로 사용할 수 있을까. 

주식회사 피쉬는 상수도 인프라에서 소외된 지역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다. 피쉬는 ‘친환경 물 생산기’를 개발해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한 국내 도서·산간 지역의 환경 개선은 물론, 해외에도 안정적인 물 공급을 실현하는 글로벌 스마트 워터 기업이 되고자 한다. 물은 공업용, 농업용, 생활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피쉬는 식수·생활용수 등 생활용으로 사용하는 물을 생산하고자 한다.

물 생산 프로세스 개념도./제공= 피쉬
물 생산 프로세스 개념도./제공= 피쉬

피쉬는 날씨와 상관없이 물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기 수분 담수화 장치’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기 수분 담수화 기술은 증발기에 이슬이 맺히는 결로현상을 통해 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기계 한 대당 하루 500L 이상의 대량 물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가 발표한 ‘2018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295L에 달한다. 기계 1대가 약 1.5명의 하루 물 사용량을 생산하는 격이다.

피쉬 이동신 연구원은 "해당 기술은 대기 중 수분을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화학약품 처리가 필요하지 않다"며 "또한 공기필터, 정수필터, 자외선 살균 등 3중 처리로 깨끗한 물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현재 피쉬의 해당 기술은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물 생산에 필요한 전력소비를 줄이고, 온도차, 습도차에 따른 물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로 업그레이드되기를 원한다. 이 연구원은 "기술로 서해와 남해 등 유인도(사람이 사는 도서지역)을 포함해 농촌지역의 농업용수 문제부터 해결하고자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 사례2: 질병의 시대, 안전한 물 만들기

UN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10%에 달하는 6억5천만명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으며, 오염수 음용으로 인한 수인성 질병 사망자는 매년 약 500만명에 달한다. 보건 취약계층의 건강을 챙기고, 환경도 보호하기 위해 티에이비가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티에이비는 마개형 자외선 물 살균기 ‘라디스’와 휴대용 다목적 자외선 살균기인 ‘라디스 보틀’ 등 자외선 물 살균기 보급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라디스는 페트병에 끼워 오염수를 살균하는 기능을 갖췄다. 라디스 보틀은 식수뿐만 아니라 마스크, 액서사리 등 다목적 살균도 가능한 제품이다. 

라디스 작동 사진./제공=티에이비
라디스 작동 사진./제공=티에이비

현재 제품 개발은 완료됐고 실제 양산에 들어갔다.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할 뿐만 아니라 마스크 등 일상용품의 살균에도 활용한다면 일상용품의 사용주기를 늘려 쓰레기 배출 감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티에이비는 제품 고도화의 꿈을 꾸고 있다. 불순물을 여과하는 기능과 이용자가 살균결과를 직접 확인해 제품의 살균력을 신뢰할 수 있게끔 개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기능들을 보완해 제품 이용도가 향상되는 날을 꿈꾼다.

티에이비 오환종 대표는 "제품에 적용될 적합한 세라믹 필터 제조 및 양산에 대한 조언을 듣고자 협업모델 공모전에 지원했다"며 "질병으로 고통받는 개발도상국의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목표를 이뤄 가장 많은 인명을 구한 스타트업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밝혔다.

# 사레3: 풍부한 빗물을 '수자원'으로 바꾼다

매년 찾아오는 장마철. 하늘에서 비라는 소중한 자원이 내리지만,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에코워터는 빗물을 활용해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물 생산에 도전했다.

에코워터는 ‘고도산화처리 빗물 수처리 시스템’을 개발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창업한 기업이다. 이들이 제안하는 수자원 개발방식은 가뭄, 홍수 등 재난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것이다.

에코워터의 자외선+오존-고도 산화처리 빗물 수처리 시스템./제공=에코워터
에코워터의 자외선+오존-고도 산화처리 빗물 수처리 시스템./제공=에코워터

고도산화처리 공정은 오존보다 강한 산화력을 가진 산화유리기의 생성을 최대화시켜 난분해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공정이다. 현재까지 빗물을 활용한 고도산화처리 시스템은 화장실 세척, 세차 등 중수로 사용할 수 있게 처리하는 수준이다. 에코워터는 중수를 넘어 식수로도 사용될 수 있도록 기존 고도산화처리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워터는 UV와 산화제가 반응해 생성된 하이드록실 라디칼(생체 내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의 하나. 독성이 매우 강하다.)을 통해 난분해성 유기물 및 미량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공정기술을 필요로 한다.

에코워터 박종성 대표는 "해당 기술을 저소득층 공동주택의 신축 및 개보수에 적용하면, 상수도를 대체할 수 있다"며 "이는 중장년 일자리 창출효과는 물론, 홍수·가뭄 등 재난에 대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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