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행복한 세상. 우리 모두 손을 맞잡을 때 시작합니다!”

장애인 동료와 같은 직장에서 일해본 이들은 얼마나 될까?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고용률은 34.9%에 그쳐, 비장애인 고용률 60.9%보다 턱없이 낮았다. 장애인고용의무제가 도입된지 30년이나 흘렀지만, 아직은 성과가 미미하다. 

18일에 온라인으로 중계된 SOVAC 2020은 ‘가치 Job Go’를 주제로 장애인 고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18일에 온라인으로 중계된 SOVAC 2020은 ‘가치 Job Go’를 주제로 장애인 고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18일 온라인으로 중계된 SOVAC 2020 ‘가치 Job Go’를 주제로 차별없는 일터 조성을 위해 나선 장애인 고용기업과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장애인의 이야기를 전했다. 

박시은 배우가 사회를 맡았고, 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이정주 원장을 비롯해 테스트웍스 윤석원 대표와 휴먼에이드포스트 김동현 대표, 유튜버 굴러라구르님 김지우씨(장애인고용공단 명예홍보대사)가 출연했다.

유튜버 굴러라구르님(이하 구르님)은 발달장애인 고용모범기업인 휴먼에이드포스트와 테스트웍스에서 1일 인턴 체험기를 소개했다.

쉬운말뉴스로 발달장애인 이해 도와
휴먼에이드포스트는 정보소외층을 위해 창간한 언론매체로, 발달장애인이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구르님은 일일 인턴기자로 일하며 발달장애인인 김민진, 정민재 기자와 함께 일과를 경험했다. 연예인 섭외의 달인인 김민진 기자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고, 가수 김현정씨 인터뷰에도 동행했다.

가수 김현정씨와 인터뷰를 하고있는 휴먼에이드포스트 기자와 굴러라구르님./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가수 김현정씨와 인터뷰를 하고있는 휴먼에이드포스트 기자와 굴러라구르님./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가수 김현정씨는 “여느 기자분과 다름없이 제 이야기를 깊이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는 것 같아 정말 좋았다”며 인터뷰 소감을 밝혔다. 구르님 역시 인턴기자 활동소감을 묻는 질문에 “발달장애인 기자들이 직업을 갖고 프로로 일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고 말했다.

장애인 포용미디어를 표방하는 휴먼에이드포스트는 어려운 단어나 문장을 쉬운 우리말로 가다듬어 발달장애인과 정보소외 계층도 이해하기 쉽도록 만든 ‘쉬운말뉴스’를 연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내버스 부정 승차시 30배의 부가금을 징수합니다’라는 문장을 ‘시내버스를 옳지 않은 방법으로 타면 30배의 돈을 더 내야 해요’라는 쉬운말로 바꾼다. 박시은 배우는 “생활 속 어려운 말을 쉽게 풀어주는 노력이 발달장애인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과 능력 앞에서는 장애 중요치 않아”
이어 구르님의 테스트웍스에서의 일일인턴 체험도 영상으로 만나봤다. 테스트웍스는 AI 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회사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협업한다. 

테스트웍스 근무 모습../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테스트웍스 근무 모습../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자폐성 장애인 직원 7명은 모두 AI데이터 가공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구르님은 자폐성 장애인 직원인 김지욱 주임에게 업무교육을 받고, 데이터 라벨링 업무를 했다. 둘은 서로 어색해했지만, 이내 웃음꽃을 피우며 업무를 끝마쳤다.

테스트웍스 윤석원 대표는 “일과 능력 앞에서는 장애유형이 중요하지 않다”며 “집중력과 업무성과를 내는데 6개월이 소요되지만, 훈련 이후에는 생산성도 높고, 고객 피드백도 좋다”고 역설했다. 

테스트웍스는 사회복지사 직원 2명이 장애인 직원과 비장애인 직원이 조화롭게 근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회복지사인 테스트웍스 윤재홍 선임은 “회사내 비장애인 직원과 장애인 직원간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다”며 “다른 사람들도 이런 소통법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극단 라하프 “나의 이야기 공연으로 풀어내요”
이날 세션에서는 장애인 고용의 사각지대인 문화예술 분야 장애인 고용기업도 소개했다. 뮤지컬 극단 라하프는 발달장애인 배우가 공연한다. 특히 발달장애 성장기를 다룬 창작뮤지컬 공연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말과 노래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단원들은 다양한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시인 겸 래퍼로 활동하고 있는 이한길 단원은 “뮤지컬을 포함해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모르는 분야를 새롭게 배웠고, 세상도 새롭게 알게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민정기 단원 역시 “관객들에게 무대를 보여주고 찬사를 받는게 너무 큰 영광”이라고 했다.

극단 라하프는 발달장애인의 성장기를 다룬 뮤지컬 공연을 하고 있다./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극단 라하프는 발달장애인의 성장기를 다룬 뮤지컬 공연을 하고 있다./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라하프는 발달장애인 부모도 함께 활동한다. 이한길 단원의 어머니인 김지은 라하프 단장은 “라하프는 노래가사 및 춤 숙지가 늦더라도 모두 기다려준다”며 “어느 순간 능숙히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울컥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서로가 공감하고 소통해야”
장애 학생들이 흥미로운 직업체험으로 진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발달장애인훈련센터도 소개됐다.실제 발달장애인 채용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기업의 직무현장을 사실적으로 구현한 발달장애인 전용 체험형 직업훈련기관이다. 테스트웍스 윤석원 대표는 장애인훈련센터를 통한 채용의 장점으로 초기 교육비용 절감과 빠른 현장 투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장애인 고용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기술로 △청각장애인 기사가 운행하는 고요한 택시 △VR기반 장애인 바리스타 교육 △소리증폭기로 청각환경 개선 △시각장애인을 위한 AI 눈 등을 거론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AI 눈으로는 카메라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 시각 보조기기인 올캠마이아이2를 시연해보기도 했다. 글자읽기, 얼굴인식, 물체 및 바코드 인식, 지폐와 색상 인식 등의 기능을 갖췄다. 

이정주 원장은 “장애로 상실된 신체기능을 보완하는 기술은 장애인에게 더 많은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일등공신”이라며 “기술에 앞서 서로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저가 형성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기반 시각 보조기기 '올캠마이아이2' 시연 모습./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인공지능 기반 시각 보조기기 '올캠마이아이2' 시연 모습./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