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석 학생독립만세 대표가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장윤석 학생독립만세 대표가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18년 10월 회원 4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1%가 취업을 위해 사교육에 돈을 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들인 사교육 비용은 연평균 342만원에 달한다.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에게 사교육비는 큰 부담이다. 수익이 없는 데다 생활비, 주거비 등 이외에도 돈이 들어갈 곳이 많다. 취업준비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기도 한다. 취업준비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이기 쉽다. 취업준비 기간은 더 늘어난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취업후 교육비 내는 소득공유 후불제

취업준비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 곳이 있다. 예비사회적기업 ‘학생독립만세’(대표 장윤석, 이하 학독만)다. 학독만은 소득공유 후불제를 통해 취업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한다. 소득공유 후불제(ISA, Income Share Agreement)란 비용지불 없이 강의를 수강하고, 취업 후에 정해진 기간 동안 연봉의 n%만큼의 소득을 후불로 납부하는 방법이다. 취업하지 못 했다면 따로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 

국내에서는 낯선 개념이지만,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활용되고 있는 방법으로 학독만도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처음부터 지금의 사업모델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장윤석 학생독립만세 대표는 대학교·대학원 시절 의지가 있음에도 재정적 이유로 과외를 받지 못 하는 입시생을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장 대표는 과외를 무료로 제공하고, 수혜자와 약속을 통해 이를 대물림 하도록 했다. 만약 사정이 있어 무료 과외 대물림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후불로 반값 수준으로 과외비를 받았다. 이를 발전시키다 소득공유 후불제 모델을 발견했다. 이는 학독만 설립으로 이어졌다. 다만, 교육 대상은 수험생이 아니라, 취준생이다. 사업성 때문이다. 

”소득공유 후불제 모델은 금융과 투자의 측면에서 봐야 한다. 자본이 투자된 후에는 수익이 발생해야 하는데, 입시생을 대상으로는 수익을 발생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다. 반면 취준생은 취업에서 발생한 수입이 있어 수익을 민들 수 있다“

철저한 분석으로 안정성 보장

우려도 있다. 교육을 받는다고 모든 취준생이 취업이 된다는 보장이 없는데,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냐는 의문이다. 학독만은 빅데이터와 계산을 통해 위험을 낮춘다. 각 강의의 소득공유 비율, 즉 비용을 산출할 때 취업률, 물가 상승률, 평균 연봉, 기존 수업 사례 등을 검토하고 계산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선불로 진행되었을 때 예상되는 수익과 동일한 수준의 수익을 창출한다. 

장 대표도 학독만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안정성에 대한 확신이 없었지만, 18년 3월 법인화 후 지금까지 성과를 지켜보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는 빅데이터가 없으니 가설을 세우고 사업을 시작했다. 취업률, 중도퇴사율 등을 적용했고 오차가 크지 않았다“며 ”사업을 하면서 빅데이터는 쌓여가고 있어 앞으로 안정성은 더 높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 모습./사진=학생독립만세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 모습./사진=학생독립만세

법인 설립 3년 차에 불과하지만, 직원은 20여명, 2019년도 매출은 7억 3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세가 빠른 것도 학독만의 사업성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국내에 마땅한 경쟁사가 없는 점도 강점이다. 그는 “국내에 소득공유 모델을 활용하는 곳이 적고, 이 모델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업체인 코드스테이츠도 사실 ‘교육기관’으로 우리와 협력관계에 있는 고객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면서 “우리의 고객은 취준생이 아니라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경쟁사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학독만은 교육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교육을 제공할 뿐, 교육 콘텐츠를 생산하지는 않는다. 오직 제휴를 통해서만 교육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서도 충분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교육업체에게 소득공유 후불제 모델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교육업체는 학독만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을 제공하면서도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 결과 모집비용은 줄어들고 수익은 증가한다. 

한계 넘어 성인 위한 한국장학재단으로

한계도 있다. 장 대표는 “교육업체 중 일정 비율의 선금을 원하기도 한다”며 “교육업체 입장에서 위험을 관리하려는 방법인데, 아직 확보한 자금이 많지 않아 이런 요구에 맞춘 계약을 많이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학독만은 펀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슷한 상품이 검증을 마쳤다.  위험 관리에만 집중하면 안정성이 높은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게 장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최근 사업모델이 고도화 하면서 수익 예측치가 산정돼 9월 중에는 펀드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펀드를 통해 수익성이 증명되면 공신력을 획득해 다른 자본의 투자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학독만의 사업모델은 공익성 추구와 함께 자산을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기업의 CSR, 재단 활동에서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학독만은 앞으로 ‘성인을 위한 한국장학재단’으로 나아간다. 장 대표는 “생태계 초기인 지금은 직업교육을 듣는 이에게 우리의 모델이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대학생에게 한국장학재단이 든든한 존재이듯 취준생에게는 학독만이 그정도 존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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