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피어나는 사회적 경제의 씨앗
“영림중학교사회적협동조합은 국내 최초의 공립중학교 협동조합입니다. 교내 친환경 매점인 ‘여물점(여유 있고 물 좋은 매점)’은 2013년부터 일찌감치 문을 열었죠.”
영림중학교 김승현 학생은 지난해 여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7 학교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동아리 워크숍’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추진한 이번 워크숍은 청소년기 사회적경제 교육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사회적경제 동아리와 학교협동조합 간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해 열렸다. 워크숍에는 영림중, 국사봉중, 삼각산고, 가재울고 등 사회적경제 동아리 및 학교협동조합을 운영하는 11개 학교의 학생과 교직원 100여 명이 참가했다. 이옥주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 이사장의 강의와 드림위드앙상블의 클라리넷 합주 공연으로 시작된 워크숍은 실제 학교 협동조합을 운영 중인 학생들의 사례발표로 이어졌다.
"이미 학교 협동조합이 있지만, 비조합원 친구들에게도 사회적경제를 알리기 위해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김 학생은 발표를 통해 교내 사회적경제 동아리 ‘사회적경제, 딱 좋다! (이하 딱 좋다)’를 소개했다. 딱 좋다 멤버들은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두리하나’의 ‘다울 카페’를 방문해 실제 사회적기업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지역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참가하는 소셜마켓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어 국사봉중학교 김가영 학생도 교내협동조합에서 친환경 아이스크림 시식회 등 바른 먹거리 홍보 캠페인을 펼친 이야기를 풀어냈다. 국사봉중 매점에는 일반 아이스크림 대비 친환경 아이스크림이 턱없이 적게 팔린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교내협동조합은 바나나 없이 식품 첨가물로만 바나나 우유 만들기, 강의 듣기 등 학생들의 바른 먹거리 습관을 기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미술 비전공자에게도 그림 그릴 기회를 주자는 취지의 ‘아트 페어’를 여는 학교도 있었다. 삼각산고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들은 학생들이 순수하게 미술을 즐길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교복 물려주기 행사, 스타트업 페스티벌, 매점 상품관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페스티벌에선 학생들이 직접 창업아이템을 선정해 판매가격을 책정하고 홍보물을 제작하는 과정을 거치며 창업을 경험했다.
또 가재울고등학교 최가은 학생은 “(우리 학교에선) 교내매점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학생들이 사회적경제를 체험해볼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사회적경제협동조합 형태로 매점이 설립됐다”며 “현재 조합에선 조합원이 아닌 학생들의 참여를 모으기 위해서 협동조합신문발행, 이동식 매점운영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 학생은 학생들이 사업을 직접 제안하는 과정에서 학교생활에 대한 관심도 깊어지고 개개인의 자존감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례발표를 모두 마친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기법을 적용한 팀 빌딩 게임 ‘시너지 러너’를 함께하며 5가지 협력과 협동의 중요성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교내 협동조합·동아리 활동뿐 아니라 학교 간 협동조합·동아리 교류활동을 펼치며 사회적경제 네트워킹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글·사진. 서울시 사회적경제 청년혁신활동가 변지은
편집. 이화형 이로운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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