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님하가 MD를 계속 해온지 벌써 10년이 되어간다.
그 동안 경험해 온 ‘유통’ 이라는 구조는 정신 바짝 안 차리면 장사로 닳고 닳은 사람들 속에서 눈 뜨고 당하기 쉬운 동네요,한 푼이라도 더 우리 회사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혈안이 되어 덤벼야 하는 각박한 곳이었다. 하지만 이로운몰에서는 이런 살벌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착한 쇼핑’을 지향하는 이로운몰의 정신처럼 공급업체들도 모두 착하기만 하다. 이익 하나 남지 않아도 좋은 원료만을 고집하기도 하고 돈 벌려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돕기 위해 물건 파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 또 하나의 얼핏 보아도 돈 안 될(?) 것 같은 사업을 시작한 업체가 있다. 바로 이름도 참으로 특이한 “자기”. 자기? 도자기? 여보, 자기 할 때 그 자기?

“자기”는 나 자신을 지칭하는 단어로 한 사람의 정체성 및 자아를 칭하는 말인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근한 사람을 부를 때 쓰는 소통과 애정의 단어라서 정했다고 한다. 재미있으면서도 나름 심오한 의미를 가진 상호명이다.

상호에서 풍기듯 “자기”는 여성의 정체성과 소통을 중시한다. 이영주 대표는 여성학을 전공하고 여성운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함께 일을 시작한 동업자(?)들도 모두 여성운동에 관심이 많아서 함께 고민하던 중 50대를 위한 레드다이어리를 제작하게 되었다.

원래 이영주 대표와 신현주, 이선미 이 세 사람은 여성운동의 일환으로 우리 시대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글로 남겨 자서전을 만드는 일을 돕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글쓰기 강좌를 계획하였으나 강좌를 듣는 것은 시간과 돈의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만 허락된 일이기때문에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적은 돈으로도 자신만의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레드 다이어리”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다이어리와 펜만 있으면 누구나 쓸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글 쓰는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 어머니 세대인 50대 여성들이 자신을 표현하거나 기록하는 일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다이어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한 장 한 장 들여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내 장점 50가지”, “인생 곡선”, “혼자만의 외출을 한다면” 등 다양한 테마로 차곡차곡 지나온 삶을 다시 조명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중간 중간 건강에 대한 지식이나 운동법 등 50대들에게 꼭 필요한 콘텐츠들로 구성되어 있다.

‘엄마’ 는 그저 엄마일 뿐 한 사람의 인간이나 여자로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우리들. 내 2010년 다이어리만 고민할게 아니라 엄마를 위한 다이어리도 하나 장만하면 어떨까? ‘아니 이런 쓸데없는 걸...’ 하면서도 내심 소녀처럼 기뻐하는 엄마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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