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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문제해결의 대안, 사회적 경제

새 도약 위해 돌봄서비스의 고령친화 건강지원 전환 필요

 

인구의 고령화 현상은 모든 국가에서 경험하는 도전이자, 직면한 과제이다. 한국은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 7.2%, 2017년 8월을 기점으로 14%를 넘어 유례없는 속도로 17년 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인구 고령화는 노동인구의 감소를 비롯해 노인 빈곤, 의료비용 증가, 세대 갈등, 노인의 소외와 고독, 노인부양 및 돌봄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문제를 동반한다. 특히 제1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 2015년부터 다양한 복지요구가 분출되어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진료비가 약 21조 원 규모로 지출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 ‘고령사회를 대비한 노인 의료비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2015)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1인당 연간 의료비 지출 규모는 2015년 약 350만원 규모로 노인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할 경우, 2020년에 459만원, 2030년에는 760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국민 1인당 노년 부양비의 증가,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예산 증가로 이어져, 건강보험 등의 공공재정 고갈과 새로운 사회갈등을 초래한다. 이러한 사회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이미 지역사회 중심 의료체계로의 전환과 함께 생활습관 개선, 만성질환 예방캠페인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의료비 적정화 계획으로 의료비 증가율 억제를 위해 생활습관병 예방 강화, 재택의료 대사증후군 예방, 건강증진 추진 등을 목표로 구체적 방안을 도입하여 추진중이고, 유럽에서는 1980년대부터 지역사회 중심의 의료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한국 역시 노인성 질환 예방사업 등을 통해 고령사회의 건강?의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급성질환 중심으로 확립된 기존 의료체계 속에서 고령사회의 주요 문제로 대두되는 만성질환에 대한 대비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부담의 증가, 공공재정 고갈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 보건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에서 지역사회 중심의 보건서비스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서울시의 경우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마을공동체’ 등의 정책사업을 통해 이미 생활권을 중심으로 공유망이 형성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를 기존의 생활권 공유망과 융합한다면, 지역의 돌봄?보건의료네트워크와 정보통신기술(ICT)의 장점을 살려 더욱 발전적인 고령 친화 건강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다솜이재단)

사회적경제는 그동안 사회서비스 분야, 특히 돌봄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돌봄서비스 영역에서 소규모?영리 기업의 난립으로 시장질서가 교란될 때, 사회적경제는 취약계층의 안정적인 고용과 수요자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민간 영리 기관이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의 62%를 차지할 정도로 아직 갈 길이 멀다.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사회적경제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가사간병, 요양 등 질병 후 사후지원 분야에 집중했다면 앞으로의 사회적경제는 고령사회에 대비한 고령 친화 건강지원 서비스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사회문제 해결의 주요 동력으로서 고령 친화 건강지원 서비스를 통해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동시에 사회적경제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노인돌봄 사회적경제 예비특구사업’ 및 ‘노인통합돌봄서비스 시범사업’ 등으로 지역사회에서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고 있는 광진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와 강원도에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자가 건강관리, 생활습관 관리, 운동모임 등의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인제양구건강인프라사업단과 협력하여 ‘서울형 고령친화 디지털 헬스케어 모델수립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기존 강원지역에서 진행한 시범사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캐나다의 ‘캐롯 리워드(Carrot Rewards, 걸은만큼 영화 포인트를 주는 비영리 애플리케이션)’을 벤치마킹해 건강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소정의 포인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광진구의 지역화폐 또는 사회적경제 상품과 연계하여 참여자의 동기를 향상시키고,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까지 도모할 수 있는 상생 모델로 기획하여 시행하고 있다.
 

캐나다 'Carrot Rewards' 사례, https://www.carrotrewards.ca/

이미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6년 제1차 노후준비 지원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재무?건강?여가?대인관계 4가지 영역에서 48개의 과제를 도출해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있다. 고령화의 지원 방향은 요양 시설에서 ‘원래 살던 집(Aging in place)’으로 변해왔고, 이제 노인들이 동네에서 이웃들과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원래 살던 동네(Aging in Community)’로 점점 진화하고 있다.
 

서울의 고령친화 지역사회전략 정책토론회 '서울노인의 동네생활 들여다보기'(안현찬 박사, 서울연구원)

서울시의 정책과 지역단체, 지역기반 사회적경제 주체의 지역사회 공유망과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의 만남은 지역사회에 다양한 가능성과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노인들은 건강하게 이웃들과 삶을 영위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일자리가 만들어지며, 지역사회는 스스로의 동력을 회복할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고령화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언젠가 겪는 문제다. 사회적경제를 중심으로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바람직한 사례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nhis.or.kr
서울특별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sehub.net

 

글. 인성환(서울특별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기획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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