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는 희망을 찾아 북에서 남으로 넘어온 새터민 26,000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잠실 야구장을 꽉 채울 수 있는 사람들과 우리는 같은 민족이다. 하지만 60년을 떨어져 살아왔기에 다시 만났지만 어색하고 서먹해하며 살아가고 있다. 마치 어릴 적 헤어진 아버지와 다시 살게 된 것처럼.?

<출처 : 북한이탈주민 현황과 사회 적응 문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북한에서 남한으로 희망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넘어오며, 그 중 20~30대 청년의 비중이 가장 높다. 그렇게 아랫동네로 넘어온 청년들과 아랫동네에서 살아온 청년들이 60년간의 간극을 넘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서 '남북청년 페스티발'에 함께 모였다.

<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남북청년 페스티발 조형물>

남북청년 화합을 위한 '남북청년 페스티발'

'어제 상상하고 오늘 기획하며 내일 실행한다'는 모토로 청년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기획 및 행사를 진행하는 최게바라기획사가 남북청년의 화합을 위해 지난 8월 부터 준비해 온 '남북청년 페스티발 2014'가 불광역에 위치한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이하 청년허브)에서 지난 11월 1일 열렸다.



최게바라기획사는 남북청년들이 서로간의 공감과 이해를 위해 '남북청년토크', '남북청년한잔', '남북청년자전거', '남북청년운동회' 등의 행사를 진행해왔다.




<행사장을 입장하기 위해선 38선을 넘어야 했다>

50여명의 남북청년이 함께 만들어 낸 페스티벌

'남북청년 페스티발'은 남한 청년들이 행사를 주최하고 북한 청년들이 참여하는 형태가 아닌, 남북 청년들이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했다. 남북 청년들이 한 데 모여 문화교류를 하는 페스티벌을 만들겠다는 열정만으로 시작됐던 첫 회의는 2명이서 시작했지만, 열심히 그 뜻을 알린 끝에 20여명의 '남북청년 페스티발' 기획단으로 참여하게 됐다.?

매주 수요일에 모여 남북청년 소통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으며, 30여명의 남북청년이 문화, 공연 및 토크 참가자로 참여해 함께 '남북청년 페스티발'을 만들어냈다.





<남북 청년들이 함께 모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곳에서 매력적인 공연이 진행되었던 행사

복고풍 청춘극장 컨셉으로 열린 '남북청년 페스티발'은?남북 청년들의 이야기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남북청춘극장'과 남북에 대한 주제로 다양한 문화 공연 및 퍼포먼스가 펼쳐졌던 '청춘예술마당', 실력있는 인디뮤지션의 공연이 열린 '청춘콘서트홀' 이렇게 세 장소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모든 공연과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점이 너무 안타까웠다. 이렇게 다양하고 매력적인 공연을 동시에 진행한 최게바라 기획사가 조금 얄미웠다.





<남북청년 페스티벌 2014 타임테이블>

공연 뿐 아니라 다양한 먹거리(북한 먹거리인 두부밥의 담백하고 고소하니 정말 맛있었다) 등을 팔던 청춘 프리마켓인 '개성장터', 오고가는 탁구공을 통해 마음을 소통할 수 있었던 '놀이터', 남북 이슈에 대해 관련 단체들에게 들어볼 수 있었던 '유쾌한 박람회'가 준비돼 있어 남북청년 페스티벌을 찾은?300여명의?사람들은 쉴 새 없이 준비되어 있는 행사를 즐겼다.




<프리마켓인 개성장터>
<아트존에서 캐리커쳐를 그리고 있는 참여자>

남북청년이 함께 그려내는 희망의 드로잉쇼

남북청년 페스티발의 메인 스테이지라고 볼 수 있는 '남북청춘극장'에서 진행된 첫 번째 공연은 '남북청년 콜라보 드로잉쇼'였다. 랩퍼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 3'에 출현해 화제를 모았던 강춘혁씨가 이 날은 래퍼가 아닌 화가로 나타났다. 영화감동 현지윤씨와 함께 음악에 맞춰 즉석에서 그려낸 국군 남성과 인민군 여성이 서로 모자를 바꿔쓴 채 어깨동무를 하고 환하게 웃고 있는 그림은 작품 자체의 수준도 높을 뿐 아니라, 남북청년 페스티발이 꿈꾸는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주었다.





<남북청년 콜라보 드로잉 퍼포먼스>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처음 만난 사이였던 강춘혁씨와 현지윤씨는 함께 그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결정하고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무대 위에서 그들은 대화 없이도 서로를 배려해가며 멋진 그림을 완성했다.

국군 관심병사와 평양 통신병의 토크쇼

다음으로 이어진 '남북청년토크'에서는 인민군 출신 여대생 김지영씨와 국군 관심병사 출신 신승준씨의 대화가 이어졌다. 어느 날 집에 들어왔더니 어머니가 잘 하지도 못하는 컴퓨터로 아들의 군대 입대 신청을 하고 있었다는 신승준씨는 누구나 그렇겠지만 군 생활 2년 내내 힘들었다고 한다. 어리버리한 이등병 신승준을 고참들은 괴롭혔고, 이러한 불의에 당당하게 신고하였다가 군 부대 모든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는 신승준씨의 이야기에 남자들은 공감을, 여자들은 폭소를 터트렸다.





<남북청년 토크 중인 신승준씨와 김지영씨>


평양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했다는 김지영씨는 북한 군 입대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었다. 북한에서는 청년들이 징집되면 평양직할시에 모이게 되는데, 자기 이름이 불릴 때까지 매일 운동장에 나가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 기간이 빠르면 당일, 길게 걸리면 한 두달도 걸리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10여년을 떨어져 있어야 하는 아들을 배웅하기 위해 온 가족이 함께 입대할 때까지 타지에서 머물기 때문에 그 비용 마련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며, 오히려 빨리 이름을 불려 바로 입대하는 것이 복 받는 것이라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청춘콘서트홀에서 신나게 공연 중인 무드살롱>

남북청년이 직접 작사·작곡한 '함께가요'

남북청춘극장의 이어진 공연은 '남북콜라보밴드'의 공연이었다. 남한에서 활동 중인 인디뮤지션 차빛나씨와 북한에서 성악을 배웠었다는 김상운씨. 그들이 남북의 화합을 위해 직접 작사 작곡한 '함께가요' 를 함께 불렀다.

?탈북에 대해 걱정하는 부모님의 반대로 편지 한 장 남겨두고 떠나왔다는 김상운씨는 이번 공연이 남한에서 처음으로 노래하는 것이라며 두려움이 앞서 중도에 그만두고도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 힘내 이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며 함께 한 차빛나씨와 팀원에게 감사를 표했다.




<차빛나씨와 김상운씨의 남북콜라보밴드의 공연>

김상운씨와 함께 노래한 차빛나씨는 북한에서 소설, 시, 그림 등 마음을 표현하는 행위가 거의 금지되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차빛나씨는 김상윤씨가 생각을 표현하는 것인 작사를 처음 해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북청년들의 통일과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

남한과 북한 청년들이 남북관계 및 통일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는 시간인 '남북청년웅변'에서는 북한 꽃제비 출신, 일반 남한 대학생, 북한지원단체 직원 등 다양한 참여자가 자신의 의견을 발표했다. 그 중 한 참여자의 말이 기억난다. 그는 "언젠가는 북한과 남한이 만날 수 밖에 없다. 그때를 대비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소통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바로 청년들의 몫" 이라며 지금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뜻을 전했다.




<남북청년웅변에서 참여자가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민물장어의 꿈'을 감정을 실어 적은 캘리그라피

그 시간 청춘예술마당에서는 허수연씨의 '라이브 캘리그라피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故 신해철씨의 '민물장어의 꿈'을 캘리그라피로 써 내려가고 있었다. 신해철의 노래라서보다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노래라서 '민물장어의 꿈'을 선택했다는 허수연씨. 한 글자씩 가사를 곱씹으면서 글자를 써내려가던 허수연씨는 감정이 복 받치는지 간간히 눈물을 훔쳤다. 캘리그라피 작성을 마친 후 허수연씨는 "원래 캘리그라피는 감정을 담은 글씨인데 오늘처럼 제대로 표현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소중한 것이 자꾸 사라져가는 것이 아쉬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소중한 것을 더 소중하게 대하며 살아가자며 공연을 마쳤다.





<얼마 전 별세한 고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을 캘리그라피로 작성하고 있다>

남북청년의 콜라보 댄스, 행드럼 퍼포먼스 등이 지나가고 페스티벌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은 메인 스테이지인 남북청춘극장으로 모였다. 다 함께 춤을 추기 위해서.

남북청년이 함께 댄스타임

최게바라 기획사 특유의 흥에 겨움을 몸으로 표현하는 자리였다. '촛불 하나', 'I'm Your Girl' 등 90년대의 밝은 노래와 함께 싸이의 '강남 스타일'까지. 윗동네 아랫동네 청년들이 모여 함께 즐겁게 춤을 추며 몸으로 소통하고 있었다. 특히 희망을 잃지말라는 메시지인 god의 '촛불 하나'를 함께 부를 때는 남북청년이 꿈꾸는 미래가 조금 더 우리곁으로 다가와 있는 것 같았다.?





<남북청년이 다함께 어울려 춤을 추고 있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기억하며

또한 '남북청년 페스티발 2014'가 열린 11월 1일은 세월호 참사 200일이었다.(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져가고 있었지만 세월호의 비극과 희생당한 우리 아이들을 잊지 않기 위한 '함께 기억하는 노래'를 지난 10월 3일에 진행하였던 최게바라 기획사는 이번 200일을 맞아 작은 추모 공연을 '남북청년 페스티발' 정식 행사가 끝나고 난 후 진행했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추모하는 공연 중>

청년허브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노란 리본들로 이루어진 추모의 벽이 있는데, 그 벽을 바라보고 뮤지션은 차분하고 쓸쓸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조금 전까지 신나게 춤을 추던 관객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행사장을 빠져나갔지만, 몇 몇 사람들은 함께 앉아 노래를 들으며 추모하기도 했다.

한 뮤지션은 직접 세월호를 위한 자작곡을 불렀는데 마지막 노래가사인 '안녕, 안녕, 안녕..' 이라는 찡하고 진한 울림이 마음 깊이 박혔다. 진한 울림에 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아무도 박수를 치지 못했다.?나 역시 시간이 지났다고 너무 그들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돌이켜보게 됐으며,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우리 모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됐다.

윗동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친구

물론 남한에서 살아가는 새터민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돈을 버는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으로 그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점은 바로 남한에서의 차별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한민족인 그들을 이방인으로 대하고 다른 시선으로 쳐다보기 때문에 남한에서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들은 돈도 필요하지만 그 만큼 친구도 필요하다.




<출처 : 경제활동 탈북자 10명 중 3명 월100만원도 못벌어>
물론 60여년을 떨어져 살아왔기에 바로 친구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해외 친구들과도 쉽게 소통하고 친구가 되는 것처럼 청년들부터 윗동네에서 내려온 친구들과 먼저 소통하고 이해해간다면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는 날도 기약없는 기다림은 아닐 것이다.

11월 1일 청년허브에서는 윗동네 아랫동네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는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내년에는 더 큰 남북청년 소통을 장을 만들 것이라는 최게바라기획사를 기다려보자.

<함께가요>

작사/곡 김상운.차빛나

?

1. 상운)

하늘로 날고 싶었죠

희망을 찾아 외쳤죠

너에게 문을 활짝 열려고

더이상 감추지 않을래요 내 꿈을

?

2. 빛나)

커다란 꿈만 같았죠

우리 함께 한다는 것

현실의 벽을 넘고 날아서

더이상 멈추지 않을래요 내꿈을

?

(후렴)같이

?

우리들 만났네요

이렇게 아름다운날

우리 만났네요

어려워 말아요 마음을 열고서

함께걸어가요

?

우리들 만났네요

이렇게 아름다운날

우리들 만났네요

어려워 말아요 마음을 열어요

함께걸아가요

?

어려워 말아요 마음을 열고서

?

함께걸어가요?

?

?

▶최게바라기획사 페이스북 :?www.facebook.com/choiguevaracompany

-글. 임현 (이로운넷 소셜리포터)

-사진. 임현/최게바라기획사 제공





[출처]?윗동네와 아랫동네 청년들의 만남, 남북청년 페스티발 2014|작성자?이로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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