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값으로 이용하는 '관계형' 코워킹스페이스

스페이스노아의 전경, 스페이스노아 사진 제공
시청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 북창동 거리 초입의 한 건물엔 아인슈타인, 오드리 햅번, 김구의 사진이 크게 걸려있습니다. ‘뭐하는 곳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그곳은 코워킹 스페이스 ‘스페이스노아’입니다.

벽에 사진을 크게 거는 것은 프랑스의 아티스트 JR의 작품활동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계단에 사람의 얼굴을 걺으로써 사람들의 생각과 마을의 분위기를 바꿨다는 JR의 작품. 스페이스 노아의 식구들은 이것을 혁신으로 보고, 사람들이 코워킹(co-working)을 통해 혁신을 하는 이곳에 혁신의 인물들 사진을 건 것이죠.

‘코워킹을 통한 혁신이라…’ 스페이스노아는 어떤 곳일까요?

사람간의 '관계'를 통해 '코워킹'을 이룹니다

3층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업무 중인 코워커들, 스페이스노아 사진 제공
스페이스노아는 1인 창업가, 프리랜서, 스타트업 기업, 소셜이노베이터(사회혁신가)를 위한 베이스캠프입니다.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 스페이스노아의 목표죠. 하지만 단순히 공간만을 공유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페이스노아는 코워커(co-worker)가 이 공간 안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네트워크를 만들면서‘혁신’이라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이루는 공간이 되길 희망합니다.

때문에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코워커 간의 ‘관계’를 고려합니다. 매주 월요일 점심을 함께 먹는 ‘월요브런치’, 각종 스터디, ‘스타대회’, ‘셀프 카페’ 등이 모두 이런 고민의 산물입니다. 셀프 카페의 경우, 커피를 스스로 제조하면서 다른 코워커에게 커피 레시피도 알려주고 대신 커피를 만들어주는 등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죠.

코워커들이 모여 저녁과 음료를 나누며 네트워킹을 하는 모습, 스페이스노아 사진 제공
스페이스노아의 한태정 공간매니저는 “스페이스노아의 매니저가 개입하지 않아도 코워커 간의 네트워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자연스럽게 다른 코워커에게 식사를 함께 하자고 말하고, 그 안에서 본인이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공간매니저는 코플레이(co-play)가 코워킹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워킹을 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관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최근에는 저녁시간에 코워커들이 함께 모여 참치와 맥주를 즐기기도 하고 라떼경연대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든 프로그램을 통해 코워커들간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좋은 세상을 위한 프로젝트, 프로젝트 노아

스페이스노아는 프로젝트노아에서 시작됐습니다.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모인 프로젝트노아는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경제의 비중이 낮은 것에 집중했습니다. 단순히 ‘사회적기업가가 돼라’, ‘좋은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시작하는 사람의 어려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임대료였고, 그렇게 코워킹스페이스, 스페이스노아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스페이스노아에서 업무 중인 코워커들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다면 ‘혁신’이라는 것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때문에 스페이스노아에는 개인석이 지정돼 있지 않고, 칸막이도 없습니다. 소통하고 관계 맺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죠.

사회적기업가를 낳는 스페이스노아

스페이스노아 4층 커넥트홀에서 진행된 강연, 스페이스노아 사진 제공
스페이스노아는 코워킹이라는 방법을 통해 사회적기업가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법적으로 정의되는 사회적기업가의 조건과는 조금 다릅니다. 스페이스노아는 이 곳을 거쳐간 기업가들이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양심적이고 올바르게 회사를 운영하길 바랍니다. 스페이스노아에서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고 강연을 들은 것이 몸에 체화되길 바라는 것이죠.

스페이스노아에 비치된 책들과 각종 프로그램 안내문들
자본주의의 가장 어두운 공간이었던 룸살롱을 개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코워킹스페이스로 바꾼 스페이스노아팀.이들은 끊임없이 공간과 그 안의 사람들에 대해 고민합니다. 앞으로는 서울시의 동사무소(주민센터)를 시민들의 경험과 지식이 공유되고, 지역의 일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Your life is your message to the world. 스페이스노아 곳곳에 새겨진 문장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와 코워킹을 통해 스스로의 메시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봅니다.

글. 신재은 (이로운넷 소셜리포터)
사진. 이우기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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