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어디가?
긴 겨울 방학… 여러분의 자녀들은 무얼 하며 지냅니까?뒤처진 학습을 따라잡겠다며 하루 종일 학원을 들락거리는 건 아니겠죠?한 발짝 물러서 차분히 생각해보면 우리를 어른으로 성장시켜준 건 공부라기 보다는 경험이란 걸 ?깨닫게 됩니다. 주5일제 수업에다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으로 최근에는 참 다양하고 많은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나와있습니다.그러나 어느 해병대캠프의 경우처럼 덜컥 사고라도 나면 어쩌지? ?프로그램이나 강사를 신뢰할 수 있을까? 고민됩니다. ?혹은 팍팍한 살림을 꾸려가는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체험학습이란 먼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 이런 고민들을 함께 풀어나가자며 엄마들이 뭉쳤습니다. ?바로 ‘아하! 열린 교육센터’입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이 단체는 체험학습이란 틀 안에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과 다문화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소외된 청소년들에게는 다양한 문화복지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http://cafe.daum.net/ahaclass

[아하! 열린 교육센터?이경영대표]처음엔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큰아이를 잘 가르쳐볼 요량으로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문화체험강사 양성강좌를 수강했습니다. 수료 후 엄마들끼리 배운 지식을 묻어두지 말고 바로 실전에 적용해 보기로 했죠. ?몇몇 강사 분들과 각자의 자녀를 포함해 친구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다녔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그래서 신이 나서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생태체험학습]시작은 동아리 수준이었지만 저희 팀들이 아주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걸 보시고 지역자치단체에서 사회적 일자리 제공 등 그 동안 많이 도와주셔서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열린 교육센터의 주요 체험장소는 유적지였습니다.이대표: 교과서만 달달 외운 탓인지 요즘 아이들의 배경지식이 형편없었어요. 그래서 애들을 위해 우리들만의 교재를 열심히 만들었어요. 유적지에 스토리를 입히고 실내 수업 때는 만들기 과정을 집어넣었더니 애들이 이해도가 높아지고 한 번 배운 지식을 오래도록 기억하더군요.

수선(서울)전도 만들기 수업아하! 바로 이거야! ?그래서 규모를 키워서 다른 아이들도 가르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래서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짜고 유적지나 유물에 얽힌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면서 진행하니 실감나고 재미있어하더군요. 그래서 이런 체험학습교육이 정말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하! 열린교육센터가 자체 제작한 교재들]사회적 기업인 이 센터의 주요 활동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나뉩니다.

경력단절 여성에게 취업의 기회 확대

첫째는 문화체험 강사 양성 교육입니다. 서울 구로구와 강서, 영등포지역의 여성인력개발센터와 연계해 문화체험학습 강사 양성과정을 열었습니다. 이를 통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나 취약계층의 여성들이 방과후 학교나 관광 업계 등에 취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이대표: 현재 회원에 등록된 강사는 100여명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인 50여명은 강사로 활동 하고 있죠. 최근에는 전국의 여성인력개발센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어요. 서울에만 그칠게 아니라 지역의 아동들도 문화체험학습을 체계적으로 배우면 좋을 것 같아서요. 현재 제주도와 청주 지역에서 저희 센터교육을 마친 강사 분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체험학습강사 교육은 주로 3개월 과정으로 이뤄지는데 짧게는 70시간 길게는 240시간 정도의 수업을 마쳐야 수료가 가능합니다. 수업은 학습법을 가르치고 실전에서처럼 발표회도 갖습니다. 저희가 강사교육을 맡았다고 해서 취업의 길을 보장해주어야 하는 건 아니죠.그러나 저희 강좌를 포함해 자격증 따기 강좌 등 취업과 밀접한 분야의 수업을 들으러 오실 때는 수료 후 현업에 종사하고자 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저 역시 강좌 수료 후 새로운 일자리를 얻은 셈이 구요. 그래서 그 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다양한 진로의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저희 강좌를 수료하신 후 주로 방과후 학습이나 외부 체험학습 강사로 활동하시거나?관광 안내사 자격증 등을 취득해 관광산업 분야에 진출하기도 합니다.?그런데 그게 그렇게 녹녹하지가 않습니다. 이 분야는 급여가 높은 편이 아니고 저희 조직이?규모가 작아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

지역자치단체와 함께 꾸려가는 체험학습장

열린 교실센터의 또 하나의 주요 활동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학습입니다.일반 체험학습단체와 색다른 점은 지역자치단체와 연계해 활발한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민관협력사업모델로 여겨지고 있습니다.이대표: “저희 수업은 주로 교과서와 연계해 이뤄집니다. ?학년별 그리고 과목별로 교과서에 나온 내용들을 심층적으로 다뤄 보는 거죠.

초등학교 3학년 학습 내용 중에 내 고장 바로 알기라는 단원이 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자신이 사는 고장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고 아는 것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저희가 속한 구로구청에 ‘내 고장 바로 알기’라는 프로그램을 제안했죠. 이 강좌를 진행하면서 고인돌과 류순정 묘역 등 숨겨진 유적지들을 탐방하면서 애향심이 높아지는 걸 느꼈어요. 그 이후 구청이나 지역자치단체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희 프로그램 중 상당수는 일선 학교가 구청에 신청해 이뤄집니다.

방과후수업 ‘솟대 만들기’지금까지 17개 학교에서 1500명의 학생들이 방과후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교과목은 역사와 사회가 주로 이뤄집니다. ?요즘 한국사 강좌가 인기잖아요. ?역사는 대표적인 통합교과과목이라 역사적 인물을 통해 인성을, 유적지와 유물을 통해서는 과학수업도 이뤄집니다 요즘 유행하는 융합학문의 대표적인 과목이라 생각합니다.”구로지역에서 출발한 열린 교육센터는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시가 주관하는 ’서울 산의 재발견’이라는 프로그램 진행의 일부를 맡아 ‘가족과 함께 걷는 둘레길 대모산’ 자녀 동반가족 체험학습에 나섰습니다. 이제 그 활동 범위가 동네지역에서 서울시 전역으로, 아동 청소년에서 가족동반으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위한 방과후 학습으로 교육의 불평등 해소

이대표: “주 1회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합니다. 지역아동센터에는 조손 가정이나 저소득층 맞벌이부부, 그리고 다문화가정의 청소년들이 대부분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생겨도 체험학습의 기회를 갖기 어려운 아이들이지요. 아이들은 저희가 만든 자체 교재와 교구를 이용해 실감나게 배웁니다. 지난 2012년 서울대공원측과 연계해 주말체험교실을 운영했었는데 그 중 ?두 차례는 ?저소득층 가족과 다문화가족을 초대해 무료로 체험교실을 진행했어요..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물원 대 탐험 교실(서울대공원)저희들이 강사를 뽑을 때 제일 먼저 무엇을 보는지 아세요?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인가 하는 점이에요..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고 가르치는 능력이 뛰어나도 사랑이 없으면 빈 껍데기와 마찬가지니까요.~~”요즘 체험학습이 인기입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이른바 스팩 관리 차원에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죠.?체험 학습은 주5일제 수업으로 많은 아이들에게 교과서 밖 체험의 기회를 주고 있지만?경제적으로 취약한 아동들에겐 또 다른 기회의 박탈감을 주는 건 아닌지 씁쓸합니다.그래서 ‘아하! 열린교육센터’ 같은 체험교실이 많이 늘어났으면 합니다.열린 기회 이것이 바로 민주사회의 시금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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