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본질은 머니 게임이 아니다. 이자 없는 금융, 과연 가능할까?
착한 은행, 아름다운 금융은 가능하다. 우리가 몰랐던 진짜 금융 이야기


[출판사 리뷰 전재]

현대 금융은 이자와 화폐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작동된다. 화폐는 사회 구성원들이 합의한 일종의 약속어음이며, 이자는 돈의 희소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다.

그런데 실물 경제를 보조하고자 만들어진 이 두 개의 수단은 어느 샌가 그 자체로 절대적인 원칙으로 군림하며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금융은 사회적 약자를 돕는 대신, 더 깊은 빈곤의 나락으로 빠뜨리는 흉기가 되기도 하며, 국제 금융 시장은 투기성 자금의 놀음판이 된 지 오래다. 하루에 약 2조 달러가 결제되는 국제 통화교역 시장에서 상품이나 서비스 교환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액 비율은 2%에 불과하다. 나머지 98%는 오직 통화만을 주고받는 투기성 거래다.



화폐 전문가인 마그리트 케네디(Margrit Kennedy)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거래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평균 40∼50%가 이자 비용이라고도 말한다.

이쯤 되면, 우리에게 정말 국가가 발행하는 화폐, 시간에 따라 불어나는 이자라는 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물어봐도 좋지 않을까? 이자를 받지 않는 은행, 우리 동네에서만 주고받을 수 있는 화폐를 꿈꾸는 게 정말 순진한 이야기일까?



사회적금융은 현실성 없는 순진해빠진 이야기라고?

세계 곳곳에 깊숙이 뿌리내린 사회적금융기관들의 깨알 같은 사례가 여기 있다.



협동조합은행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야크은행(JAK Members Bank)은 이자를 받지 않는다. 1930년대 초에 시작된 실험으로부터 착안하여 1997년 정식 은행 인가를 받은 야크은행은 돈을 돈벌이의 수단이 아니라 협동을 촉진하는 도구로 바라본다.

독일 바이에른 주에서 유통되는 지역화폐 킴가우어는 돈을 안 쓰고 묶어두면 3개월마다 2%씩 마이너스(-) 이자가 붙는다. 한 고등학교 교사가 창안해낸 이 화폐는 벌써 10년째 지역을 살찌우는 일등 공신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네덜란드의 트리오도스 은행(Triodos Bank)을 방문해서 예금 계좌를 만들면, 은행 직원이 이 돈을 어디에 투자하면 좋겠는지 물어본다. 당신이 맡긴 돈이니 사용처도 당신이 결정하라는 것이다.

1900년에 설립된 캐나다의 협동조합은행 데자르뎅(Desjardins)은 매년 8,000만 달러(약 972억 원)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기부한다.

키바(KIVA)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사업 계획을 소개하여 개인들로부터 소액 창업 자금을 직접 대출받을 수 있다. 키바를 통해 지난 7년 동안 64개 나라 86만여 명이 약 3억 5,0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키바는 현재까지 98.95%라는 놀라운 상환율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이런 가슴 따뜻해지는 성공의 이야기가 전부 미심쩍게 들리는가? 그렇다면 당신도 금융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신화에 사로잡혀 있는 것일지 모른다.

『금융, 따뜻한 혁명을 꿈꾸다』는 이런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 어떻게 가능했는지 보여준다.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어떤 문제들에 봉착했었는지, 어떤 식으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쌓아왔는지, 그 가능성과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가감 없이 소개한다.



사회적금융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단 한 권의 책

마이크로크레딧부터 사회목적투자, 지역금융, 협동금융까지. 그리고 한국의 현주소는?



가난한 이들에게 소액의 자금을 무담보로 대출해주어 자립을 돕는 마이크로크레딧 (Microcredit) 방식이 도입된 것은 18세기 초의 일이다. 최초의 신용협동조합은 고리대금업자들의 횡포에 맞서 1864년 독일에서 설립되었다. 낙후된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해 자체 기금을 조성하고 중개기관을 세운 지역금융의 역사도 100년이 훨씬 넘는다. 모두 부도덕하고 파괴적인 기성 금융 질서를 혁신하기 위한 치열한 자구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의 사회적금융은 오래전부터 그 모습을 갖춰왔고, 2008년 금융위기를 지나면서는 그 가치와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크게 보아 사회적금융은 1) 소액 대출과 지원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빈곤층의 자립?자활을 돕는 마이크로크레딧, 2) 기부나 자선을 넘어 주로 지속 가능한 투자 기반을 만들어가는 사회목적투자, 3) 낙후된 곳에 돈이 흐르게 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지역개발금융, 4) 자조 ? 자립형 사회적경제 클러스터 조성에 중추 기능을 담당하는 관계형 협동금융의 네 분야로 나뉜다. 이 책은 이 네 분야를 차례로 짚어가며, 각각의 의미와 기능, 역사와 풍부한 사례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협력의 힘이 만들어내는 혁신 지도

돈이 사람을 위해 일하게 하라. 금융을 리셋하라!



사회적금융이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에 돈이 돌도록 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금융 활동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사회적’이라는 표현이 주는 상투적 느낌 때문에 이 생소한 단어를 윤리적 구호쯤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회적금융은 길고 오랜 뿌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사회적금융이야말로 ‘진짜’ 금융의 모습일지 모른다. 이 책은 우리가 잃어버린 진짜 금융의 모습을 복원해내기 위한 하나의 지도다. 이 지도의 끝에 협력의 힘으로 만들어내는 진정한 금융의 모습이 있다.



저자는 ‘금융은 이래야 한다’는 당위를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금융은 이럴 수도 있다’는 현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지금껏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금융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다. 잊을 만하면 위기를 일으키며 전 세계 경제를 파탄에 빠뜨리는 현대 금융의 모습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돈이 사람을 위해 일하게 하는 금융은 가능하다. 금융을 리셋하라!



[책 속으로]

어떤 이는 금융을 악마의 자식이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인류가 만든 최고의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이 맞는 말일까. 적어도 현 시점에서 이 두 가지 상반된 평가는 모두 맞는 것처럼 느껴진다. 매번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목도하게 되는 금융자본의 추악한 행태를 보노라면 전자의 판단이 맞는 것 같고, 단돈 25달러로 지구 반대편에 사는 한 가정을 구원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할 때는 후자의 말이 옳은 것 같다. _11쪽

사회적금융(Social Finance)이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에 돈을 투?융자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지역사회와 국가, 나아가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금융자본을 조성하고, 이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개발, 적용하는 금융 방식을 뜻한다. ‘사회적’이라는 표현이 주는 상투적 느낌 때문에 이 생소한 단어를 윤리적 구호쯤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회적금융은 길고 오랜 뿌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사회적금융이야말로 ‘진짜’ 금융의 모습일지 모른다. _24쪽

화폐 전문가인 마그리트 케네디(Margrit Kennedy)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거래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평균 40∼50%가 이자 비용임에도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내가 구매하는 상품 가격의 절반이 이자라니. 만일 물건값에 이자 비용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가격이 절반으로 준다는 말 아닌가? 그렇다면 이 궁극적으로 이 이자 비용은 누구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게 되는 걸까? 두말할 나위 없이 돈을 가진 이들, 돈을 빌려준 이들, 돈이 일을 하게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에게 돌아간다. _39쪽

오늘날 마이크로크레딧 기법을 토대로 한 그라민 모델은 전 세계로 수출되어 6개 대륙 총 2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국제 금융 사업으로 성장했다. 사전적 의미 그대로 글로벌 스탠더드가 된 것이다. 유누스 총재는 한 국제회의에서 ‘마이크로크레딧은 인간이 가진 꿈을 일깨움으로써 가난한 사람들로 하여금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고,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갖도록 만들며 스스로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게 하는 운동이다. 그라민 은행은 그 일을 도와준 것뿐’이라고 말했다. _65쪽

사회목적투자는 일회성 자금의 공여(供與)가 아닌 지속 가능한 투자를 지향한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주요한 목표지만, 금전적 이익을 함께 기대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기부나 후원과는 다르다. 사회목적투자를 혼합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치와 수익을 함께 버무려 새로운 혁신 가치를 만든다는 의미다. 그런데 금전적 이익보다 공익적 가치가 우선인 착한 사업에 투자해서 과연 돈을 벌 수 있을까? _84쪽

이 원리를 적용해 지폐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뉴욕 주 이타카 시의 이타카아워(Ithaca hour)다. 1시간의 노동량을 10달러의 가치로 정하고 이 기준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를 맞교환할 수 있는 장치로서 지역화폐를 직접 인쇄했다. 회원이 아닌 사람도 쓸 수 있고, 기부나 대여도 가능하다. 지역에 있는 자원을 지역 내에서 순환시킴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자기들만의 연결 도구를 만든 것이다. _128쪽

주식회사 은행은 주주(Shareholder)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작동되지만, 협동조합은행은 조합원을 포함한 다수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이익 실현을 위해 복무한다. 주주들에게 보다 많은 수익을 제공해야 하는 주식회사 은행의 경영자는 위험이 따르더라도 단기이익 실현을 위해 목을 맬 수밖에 없지만, 협동조합은행의 경영자는 실물 경제와 조합원들의 필요에 관심을 두고, 장기적 관점 아래 보수적인 자산 운용을 하기 마련이다. _160쪽

한국 협동조합 금융의 발자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개의 조직이 신협과 새마을금고다. 외국의 신협들이 협동조합 조직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신협은 저축은행 등 다른 소매 금융기관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 협동조합과 유리되어 있다. 농?수협은 상업은행과 똑같은 일을 하고, 새마을금고가 비영리로 운영되는 협동조합 금융기관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협동조합이라는 머리는 없어지고 금융기관이라는 꼬리만 남아 있는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_181쪽

만일 금융이 땀 흘려 일한 사람의 건강한 노동의 대가를 빼앗고 많이 가진 이가 더 많은 것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면, 금융의 사회적 책임이란 단지 공허한 수사에 불과하다. 사회와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다수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는 장치로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금융 질서를 개척해나가야 한다. _213쪽



[추천의 말]



“금융 자본주의가 전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에 과연 금융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이 물음의 답을 『금융, 따뜻한 혁명을 꿈꾸다』가 보여준다. 금융이 어렵다고 멀리하면 노예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주인 된 삶과 조화로운 세상을 희망하는 분, 금융 질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시는 분, 우리 사회의 아름다운 혁신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아름다운 미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지금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때만 그런 미래는 우리 발밑까지 찾아온다. 마침 다이내믹 코리아답게 이 땅에 협동조합 열풍이 불고 있다. 협동조합 운동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돈과 사람이다. 이 책을 꼼꼼히 읽고 찬찬히 실천하면 그 절반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현대는 금융자본주의 시대라고 한다. 금융자본은 포악하게 이윤을 독점하는 거대한 괴물이 되었다. ‘약탈적 금융 사회’라는 말도 이제 낯설지 않다. 과연 이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이 책 『금융, 따뜻한 혁명을 꿈꾸다』를 통해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춘 새로운 얼굴의 금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박원석 19대 국회의원, 기획재정위원회



[목차]

추천사_ 박원순

추천사_ 정태인

들어가며

프롤로그



1. 금융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낡은 게임의 법칙

은행의 작동 원리

이자 시스템은 만능인가

만일 이자가 없다면

대안금융의 실험과 도전



2. 탈빈곤의 해법, 마이크로파이낸스

대출의 미학, 마이크로크레딧

마이크로크레딧의 기원

아일랜드기금이 만든 성과

노벨평화상 그리고 그라민 은행

그라민 모델의 특징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다

온라인 직거래 장터, 키바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전망



3. 두 세계를 잇는 다리, 사회목적투자

기부를 넘어 투자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박애형 자선투자

가치와 수익의 앙상블, 사회목적투자

영국의 사회적투자 시장 조성 프로젝트

새로운 얼굴, 사회적투자 중개기관

하이브리드 융합 상품, 사회혁신채권

넘어야 할 벽, 평가 시스템

사회목적투자의 미래



4. 지역 경제를 살리는 힘, 지역금융

금융 소외 지역과 격차 해소

위기를 기회로 살리다

지역사회의 튼튼한 버팀목, 지역재단

지역에 돈을 흐르게 하라

지역금융의 파수꾼, 풀뿌리 금융기관

지역 자원의 선순환 고리, 지역통화

또 다른 해법, 크라우드 펀딩

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금융



5. 호혜와 나눔의 질서, 협동금융

상부상조의 전통, 협동금융

신협의 선구자, 라이파이젠과 슐체델리치

몬드라곤 공동체와 노동인민금고

이탈리아 협동조합들의 안전망, 레가코프

퀘벡 협동조합의 대부, 데자르뎅

무이자 협동조합은행, 야크

유럽의 협동조합 금융기관들

협동조합 금융의 현재와 미래



6. 한국의 사회적금융 생태계

우리의 뿌리를 찾아서

미완성 교향곡, 한국 마이크로크레딧 산업

사회책임투자를 넘어 사회목적투자로

사회 혁신 기업의 자본 조달

새로운 신천지, 지역금융의 세계

한국 협동조합 금융의 역사와 현주소

사회적경제를 살리는 사회적금융



7. 진화와 혁신의 갈림길에서

리셋, 파이낸스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집단중독에서 집단지성으로

협력의 힘이 만들어내는 혁신 지도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



에필로그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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