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공유도시, 협동조합 등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남측 지방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경제를 통해 남북간 인도지원 사업 및 경제협력 사업을 전개해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13p

대기업의 대자본에만 기대는 것이 아닌, 남측의 경험과 역량을 결합하면서 북측 주민의 자립과 자치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책 ‘사회적경제 남북을잇다’는 남북한 경제협력 대안으로 사회적경제의 역할을 강조한다. 사회적경제는 자본주의 국가 뿐만 아니라 소련, 중국, 북한의 사회주의 개혁 경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북한에 대한 인도지원 방식은 무상원조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그러나 이제 북한도 종합시장을 중심으로 시장경제가 발전하고 있다. 기존 인도지원에 사회적경제 방식을 결합하면 북한의 경제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저자 조성찬 원장은 “사회적경제는 대북 경제제재 시기에 인도지원과 결합함으로써 기존 인도지원 사업에 새로운 전략적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다”며 “또한 평화체제 시기에 북한의 이데올로기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할 수 있는 가교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사회적경제 남북을 잇다' 표지./이미지=맑은나루

‘사회적경제 남북을 잇다’는 북한의 사회적경제 현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국내외 사례를 종합해 남북협력에 사회적경제 패러다임을 적용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탐색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개최된 2019년 9월 개최한 ‘서울-평양 사회적경제 심포지움’에서 논의된 내용을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유럽의 사회적경제와 사회적협동조합(김해순 동북아-유럽연구센터장) ▲사회주의 체제의 개혁과 협동조합(김창진 성공회대 사회적경제대학원장) ▲평양의 협동조합 경험 및 사회적경제의 적용 가능성(이찬우 일본 테이쿄대학) ▲사회적경제를 통한 대북 인도지원 사업 추진(조성찬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 ▲서울 사회적경제의 경험을 통한 서울-평양 도시협력의 새로운 상상(김영식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 공웅재 (전)민주연구원 네트워크실 부장) ▲대북 경제협력에서 사회적경제의 적용 가능성(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등 총 6개의 챕터로 나눠 7명이 공동으로 집필했다.

유럽의 사회적경제와 사회적협동조합 유럽연합의 관점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이론적 기초를 제시하고, 구체적인 사례로 독일의 사회적 협동조합인 ‘자수성가 협동조합(HausGemacht eG)’을 통해 독일의 소외된 여성들이 어떻게 자립하게 됐는지를 살펴본다.

사회주의 체제의 개혁과 협동조합 기존 사회주의 경제체제 전환국인 소련-러시아, 동독, 벨라루시, 쿠바의 협동조합 경험이 갖는 의의와 한계를 살펴보고, 북한에 사회연대경제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평양의 협동조합 경험 및 사회적경제의 적용 가능성 1940년대 중반 이후 오늘날까지 평양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이 어떻게 형성 및 변화됐는지를 살피고, 북한 내부의 사회적 경제 역량과 접목 가능성을 살펴본다. 협동조합에 관여한 개별 협동조합, 협동조합 연합체, 협동조합을 추진한 이들, 정치적 명망가들, 협동조합 조직을 인계받은 정부조직들 둥 각종 지역의 이름이 풍부하게 담겨있다.

사회적경제를 통한 대북 인도지원 사업 추진 사회적 경제 패러다임을 북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국내 사례로 (사)하나누리가 라선특별시에서 추진하는 라선자립마을사업, 국제 사례로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마라나타 트러스트(Maranatha Trust) 및 키바(KIVA)가 북한에서 진행한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간략하게 살펴봤다.

서울 사회적경제의 경험을 통한 서울-평양 도시협력의 새로운 상상 지방정부가 어떻게 남북협력의 당사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사회적 경제 방식의 남북협력을 진행한다면 어떤 사업이 가능할지 모색한다. 특히 서울로 대표되는 남측 지방정부와, 평양으로 대표되는 북측 지방정부가 어떻게 도시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대북 경제협력에서 사회적경제의 적용 가능성 기업가의 관점에서 어떻게 사회적 경제를 통해 대북 경제협력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3가지 유형(북한 내 사회적 경제 조직의 육성·사회적 경제 조직의 북한 진출·사회적 금융의 도입)으로 나눠 소개한다.

“사회적경제는 모두가 행복한 경제를 지향하기 때문에 남북평화와 통합의 대안으로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남한의 사회적경제가 충분히 역할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다” -241p

사회적경제 남북을 잇다=김해순, 김창진, 이찬우, 조성찬, 김영식, 공웅재, 도현명 공저/ 맑은나루 펴냄/ 296쪽/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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