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은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를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가 지금 어떤 물건 앞에 있는지를 알려 줄 수 있다면, 시각장애인들도 스스로 물건을 살 수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면 식당에서 메뉴판을 접할 때도 공중 화장실에 문을 찾는 것도 용이해진다. 

소셜벤처기업인 ㈜하가의 류숙희 대표는 지난 4일 유튜브 라이브로 열린 ‘AI 수요기업-공급기관 Meet-Up 데이’에서 “기존의 문자, 표정, 행동, 사물 인식 등의 비전처리 기술에 음성인식 AI기술을 접목하면 고도화된 인공지능(AI) 응용서비스와 제품들을 만들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행사는 AI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고자 하는 수요기업과 연구기관 간의 교류와 기술이전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AI 페스티벌' 기간 중에 개최되며 올해가 2번째다. 

소셜벤처 ㈜하가 류숙희 대표가 장애인 및 저시력자용 AI 시력보조 장치개발과 기술수요에 대해 발표하는 장면. / 사진=유튜브 라이브 화면 캡처

이날 행사에서 ㈜하가는 자사가 개발한 ‘저시력자용 AI 시력보조 디바이스’를 선보여 공급기관들과 투자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하가는 이미지와 영상데이터 기반 비전인식 기술을 활용해 문제 해결에 도전하고 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일상의 많은 일들을 시각장애인들이 스스로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 대표는 “가볍고 저렴할 뿐 아니라 세련된 장치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선 고도화된 AI 비전기술, AI 음성인식 기술, 장치 경량화를 위한 AI 칩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사가 개발한 기술을 개선하기 위해서 이 같은 기술을 찾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전자통신연구원(ETRI), 서울대, 한밭대 등 AI관련 기술공급 기관들이 관심을 보였다. ETRI 측은 “기계를 똑똑하게 만드는 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이 AI의 학습을 위해 적용되고 있다”며 ‘영상기반 딥러닝을 위한 가상학습셋 생성기술’을 소개했다. 최근 개발중인 무인상점의 재고상태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AI의 학습용 CG 데이터 생산기술 등을 ㈜하가가 찾는 기술수요에 일부 접목될 수 있을 것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ETRI의 ‘영상기반 딥러닝을 위한 가상학습셋 생성기술’ 예시. / 이미지=유튜브 화면 캡처

류숙희 ㈜하가 대표는 “시각장애인들이 스스로 색상을 구분할 수 없어 컬러매치가 다소 어색한 옷을 입고 외출을 하거나, 가족들이 시각장애인들에게 다가가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마음이 짠했다”며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기술공급 기관들과 협력해 더욱 성능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수는 약 25만명 정도(2019년 기준)며 세계 시각장애인 수는 약 3600만명에 이른다. 투자기관들은 시각장애인 관련 시장을 국내 1400억원, 세계 2조원 정도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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