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협동조합이 지난 4월 17일 조합설립과 5월 27일 비전 선포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연예인’과 ‘협동조합’의 만남은 다소 낯설다. 기존에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협동조합이 활동한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생소한 만남인 만큼 연예인협동조합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김광섭 연예인협동조합 회장을 만났다. 그는 조합 설립 전까지 친환경 기술을 개발·연구하는 기업에서 일했다. 일을 하며 만난 연예부 기자 출신 김영심 연예인협동조합 사무총장 등 지인들과 함께 조합을 설립했다.
Q. 연예인협동조합 설립 취지가 무엇인가?
- 연예인협동조합은 좋은 실력에도 기회와 지원으로부터 소외된 엔터테이너를 돕기 위해 설립됐다. 연예부 기자로 일하던 김영심 사무총장이 현장에서 느꼈던 문제의식에 공감해 조합 설립을 함께했다. 기획사 중심의 구조에서는 무명·신인·이 데뷔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고, 소위 말하는 ‘스타’가 되기 전까지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Q. 이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나?
- 우선 제작사, 방송사, 공연 기획사 등에서 필요한 인원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면, 적절한 인원을 선정해 연결한다. 대형기획사가 주·조연급 인력을 제공할 수는 있어도 모든 인력을 공급하기는 어렵다. 또 자체적으로 행사를 기획하기도 하는데 일부 인력을 조합원 중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Q. 실제 추천 요청이 오는지 궁금하다.
- 지난 비전 선포식 이후 영화감독들에게 연락이 왔다. 연기경력 있는 단역 배우들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감독은 일일이 단역까지 다 챙길 수 없다. 우리가 이런 일을 대신하면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역할이 작더라고 잘 소화하면 다음 작품 캐스팅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일단 생계에도 도움이 된다.
Q. 연예인협동조합 다른 곳에서 추천을 의뢰할 만큼 공신력을 입증받은 곳인가?
- 공신력 있다. 우리와 함께하는 사외이사가 많다. 유명한 감독, 교수 등 전문가가 조합원을 검증한 후 추천한다. 우리를 믿고 협업하는 기업도 있다. 또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실력’ 있는 조합원을 선발한다. 문턱이 높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검증돼야 조합원이 될 수 있다.
Q. 조합원에게 또 어떤 도움을 주는지 궁금하다.
- 일거리 지원 외에는 매니저 제공 등 활동진출, 교육, 제작·홍보·마케팅, 계약법률자문 등을 지원한다. 교육지원의 일환으로 연기아카데미, 보컬아카데미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춤을 추는 조합원을 위해 댄스연습실을 무료로 개방하기도 했다.
Q.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
- 다르다. 가장 결정적으로 우리는 조합원과 수직적인 계약관계가 아니다. 다른 곳에 연결해주더라도 수수료 등 따로 돈을 받지 않는다. 5만 원의 조합가입비와 추후 결정될 월회비만 내면 된다. 계약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수평적으로 운영된다. 좋은 기획사를 찾으면 자연스럽게 그쪽과 일해도 된다.
Q. 그러면 수익은 어디서 나오나?
- 행사를 기획하면서 창출되는 수익이 있다. 또 좋은 취지에 공감해주는 기업들로부터 협찬 등을 받을 수 있다. 큰 부분은 아니지만, 조합가입비와 월회비도 도움이 된다. 이외에 사업모델 다각화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라이브카페인 ‘찐스타 트롯카페’도 그 일환이다.
Q. 찐스타 트롯카페?
- 트로트 전문 복합문화 공간이다. 미스터트롯 출연자인 ‘이도진 커피’등 유명 트로트 스타의 이름을 딴 메뉴도 판매하고, 다양한 트로트 굿즈도 판매한다. 이곳을 라이브 카페로 운영하면서, 신인·무명 트로트 가수들이 공연, 팬 미팅, 쇼케이스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제공할 계획이다. 이 공간이 통해 신인·무명 가수들이 자기 이름을 알리는 장이 되면 좋겠다. 1호점은 강남에 만들고, 가능하다면 전국적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Q. 앞으로 목표가 궁금하다.
- 연예인협동조합이 무명·신인에게 스타로 가기 위한 교두보가 되면 좋겠다. 대형 엔터테인먼트는 크고 강한 다리지만 계약을 통해 소속된 가수만이 다리를 건널 수 있다.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것보다는 재능이 있다면 누구나 연예인협동조합 이라는 다리를 통해 스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