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이나 축제장에 방문했을 때 바닥에 나뒹구는 비닐, 쓰레기통에 쌓여있는 일회용품을 보고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맛있는 음식과 음료를 포기할 수 없다면, 플라스틱만 쏙 빼보는 건 어떨까.
성균관대 인액터스 ‘피넛(P.NOT)’은 플라스틱 없는 행사 문화 조성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팀이다. 피넛은 ‘플라스틱 프리, 별로 어렵지 않아요(Plastic Free, Not that difficult)’라는 뜻으로,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해결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피넛을 이끄는 전혜영 대표(소비자학·3학년)와 김윤성 매니저(경영학·3학년)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피넛은 30~70명 정도의 소규모 모임이나 행사 진행 시, 다회용 식기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테인레스 그릇, 트라이탄 컵, 나무 수저 등 다회용 식기를 필요한 장소에 배송하고, 사용 후 수거한 뒤 세척과 보관을 맡는다. 행사 주최 측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식음료 부스를 친환경적으로 운영하면서도 식기 세척이나 관리의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지난해 6월 구성된 피넛은 성균관대 재학생 4명이 의기투합해 활동 중이다. 평소 플라스틱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은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댄 끝에 다회용 식기 대여 서비스를 시험해보기로 했다. 같은 해 11월 작은 모임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결과, 사업화의 가능성을 엿보게 됐다.
전 대표는 “그릇을 대여해주는 기업은 많지만, 피넛처럼 일회용품 감축을 목적으로 내세운 서비스는 이제 막 생겨나는 단계”라며 “예상보다 서비스를 문의해오는 곳도 많고 이용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카페처럼 계속 영업을 하는 곳은 다회용기를 보유해 쓸 수 있지만, 1회성 행사나 모임은 그럴 수 없어 더 초점을 두게 됐다”면서 “친환경이라는 가치에 공감하는 단체와 이용자들이 주로 찾아주신다”고 설명했다.
한창 서비스를 확대해야 할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행사와 모임이 취소되면서 피넛은 날개를 가다듬고 있다. 비록 그릇 대여 회수는 줄었지만, 플라스틱 감축이라는 본연의 활동은 더 확장했다. 올해 3월 서울환경연합과 인스타그램에서 ‘플라스틱 없이 살기’ 캠페인을 진행했고, 4월에는 텀블벅에서 ‘피넛백과 손수건’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열어 목표 금액 203%를 달성했다.
특히 펀딩한 제품을 배송할 때 발생하는 일회용 쓰레기도 줄이기 위해 다회용 포장재 ‘쓰임:팩’을 활용했다. 중앙대 인액터스 ‘쓰임:새’ 팀이 폐현수막을 활용해 만든 것으로, 친환경 택배 포장재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다. 김 매니저는 “다른 대학의 인액터스 두 팀이 ‘친환경’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바탕으로 협업한 좋은 기회였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5월에는 서울시NPO지원센터 비영리스타트업 4기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업자금을 비롯해 컨설팅·멘토링 등 지원을 받고 있다. 전 대표는 “아무래도 대학생이다 보니 사업화 단계에서 여러 어려움에 부딪히는데, 프로젝트 방향성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친환경 분야의 여러 기업·기관과 네트워크를 넓히는 등 큰 도움을 받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향후 피넛은 한강 등 야외에서 음식을 즐기는 곳에도 다회용 식기 대여 서비스를 시도해보고, 케이터링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식음료와 식기를 함께 제공하는 등 사업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 사회에 ‘플라스틱 프리(Plastic Free)’ 트렌드를 이끌며, 관련 사업과 인식 개선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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