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기사가 '고요한M' 차량 앞에서 '자립'이라는 의미의 수어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SKT

오는 8월 1일 SUV 차량 10대로 운행을 시작하는 ‘고요한 모빌리티(이하 고요한M)’의 운전기사 15명 전원은 청각장애인이다. 청각장애인이 운전하는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가 SK텔레콤이 개발한 운전 지원 시스템을 장착하고 서울 시내를 누빈다.

SK텔레콤이 소셜벤처 ‘코액터스’와 손잡고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안전한 차량 운행을 지원하는 사회적가치 활동을 이어간다. 29일 오전 10시 30분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지난 2년여간 양사의 협력을 통한 성과를 소개하고, 코액터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고요한M’ 서비스를 발표했다.

코액터스는 청각장애인이 운전하는 ‘고요한택시’ 운행을 돕는 기업이다. 지난 5월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부여받아 청각장애인이 운전하는 직영 운송 서비스 ‘고요한M’을 시작한다. 실증 특례는 신기술?서비스가 규제로 사업이 불가능한 경우,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실험?검증을 일시 허용하는 정책을 말한다.

SKT, 청각장애인 전용 시스템 개발…‘긴급 SOS’ 안전 강화

'고요한M' 운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청각 장애인 전용 ADAS 시스템을 적용했다./사진제공=SKT

SK텔레콤은 운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청각장애인 전용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과 T케어 스마트워치를 연계해 고요한M 전 차량에 탑재했다.

ADAS는 카메라와 지능형 영상 장비를 통해 수집된 실시간 주행 정보를 인지해 위험요소 발생시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보조 시스템이다. 시중에서 사용되는 일반 ADAS는 비장애인 위주로 설계돼 장애인이 사용하기 어려웠으며, 위급 상황 발생시 의사소통의 한계로 구호 요청이 힘든 문제점도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 장비를 개발해 현장 테스트를 마쳤다. 일반 ADAS가 차선 이탈, 전방 추돌 경고 등의 실시간 주행 상황을 청각 및 시각 정보로 제공하는 것과 달리, 청각장애인 맞춤형 ADAS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손목 ‘진동’으로 알림을 동시에 전달한다. 위급 상황을 대비해 경찰청과 ‘긴급 SOS’ 시스템도 구축했다. 기사가 스마트워치의 SOS 버튼을 누르면, 실시간 위치와 현장 상황이 112에 전달돼 기사들의 안전 도우미 역할을 해낸다.

코액터스, 고요한M 기사 직접 고용전액 월급제 시행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가 29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요한M'의 향후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사진제공=SKT 유튜브 갈무리

고요한택시 기사들이 법인 택시회사에 소속된 반면, 고요한M은 코액터스가 기사를 직접 고용하는 방식이다. 코액터스는 고요한M 기사 직접 고용 체제, 전액 월급제를 통해 장애인이 안정적으로 일할 환경을 제공한다.  

타 모빌리티 서비스와의 차별화에도 나섰다. 승객은 선호 드라이버 설정을 통해 본인이 만족했던 기사의 배차를 선택할 수 있다. 차량 내부에 와이파이, 충전기 등을 갖추고, 주기적 소독을 실시해 쾌적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고요한M 전용 앱을 비롯해 T map 택시 호출시 ‘고요한M’ 배차를 연계해 승객 접근성도 강화했다.

코액터스는 차량 10대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향후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2021년 하반기 100대로 증차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장애인 승객 아동을 돕는 서비스도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다.

소셜벤처와 전방위 협력…청각장애인 기사 62명 배출

여지영 SK텔레콤 오픈 콜라보 그룹장은 29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액터스와 협업은 청각장애인 일자리 확대 등 면에서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사진=SKT 유튜브 갈무리

양사의 협력은 지난 2018년 6월 SK텔레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양사는 장애인의 사회 진출 활성화와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소셜벤처의 아이디어와 SK텔레콤 기술력을 통한 사회적가치 창출에 주력했다.

그동안 양사는 ‘고요한택시’ 청각장애인 기사를 위한 다각적인 협업을 지속해왔다. 청각이 약한 기사가 택시 호출 신호를 잘 인지할 수 있도록 ‘콜 배차시 깜빡이 알림 기능’을 T 맵 택시 앱에 구현했다. 배차시 기사-고객 간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해 ‘배차 알림 팝업’ ‘메시징 기능’ 등을 추가해 기사와 승객의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외에도 소셜벤처가 어려움을 겪는 기사 모집부터 택시 자격 취득 및 교육까지 청각장애인 기사 양성을 위한 종합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고요한택시’는 2년여 만에 총 62명의 청각장애인 기사를 배출했고, 운행 건수는 15만 건을 넘어섰다. 월 평균 수입도 255만원으로 기존보다 상승했다.

해외 수상과 투자 유치도 이어졌다. 코액터스는 지난 2월 ‘MWC 글로모 어워드’에서 접근성과 포용성을 위한 모바일 활용 부문 최우수상을 SK텔레콤과 공동 수상했다. 6월에는 엠와이소셜컴퍼니, 와디즈벤처스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T map' 택시 앱으로 '고요한 M'을 호출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SKT

여지영 SK텔레콤 오픈 콜라보 그룹장은 “당사와 코액터스와의 동행은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한 ICT기업과 소셜벤처와의 대표적 협업 사례”라며 “5G 시대 ICT를 활용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는 “SK텔레콤과의 지속적 협업을 통해 고요한M 서비스로 제2의 도전을 시작할 수 있어 기쁘다”며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기술로 청각장애인 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승객들에게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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