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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손길 지압힐링센터 서울 사당점 전경./사진=설수진 청년기자

최근 쉐어하우스 5층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짐도 많고 엘리베이터가 없어 이틀에 걸쳐 겨우 끝냈습니다. 다음 날부터 어깨가 빠질 것처럼 아프고 다리가 후들거리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저만의 마무리 행사로 안마를 받곤 했는데, 올해는 여행도 가지 못해 안마를 받은 지 오래됐더라고요. 뻐근한 몸을 이끌고 안마원으로 향했습니다.

안마사는 시각장애인이 정부나 비 시각장애인의 도움 없이도 재활과 자립을 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공인한 직업입니다. 굳이 협동조합으로 할 이유가 없다는 거죠. 하지만 그 어떤 협동조합보다 함께할 때 빛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 이유는 지난달 18일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참손길 지압힐링센터 사당본점을 다녀온 뒤랍니다.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은 국내 최초의 시각장애인 안마사 협동조합입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사회 진출을 위해 시각장애인들이 직접 출자금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지난 2013년 기업 경쟁력과 공공성을 기준으로 마을 기업에 선정된 후, 서울 동작구 ‘행복한 마을 만들기’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고통의 연속 수기 안마, 그래도 즐거웠던 이유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에서 안마 체험을 하는 모습./사진=설수진 청년기자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에서 안마 체험을 하는 모습./사진=설수진 청년기자

제가 선택한 서비스는 통증 관리 80분입니다. 족욕 10분, 수기안마 60분, 약돌찜질 10분 코스인데, 예약을 하고 방문해서 바로 안마를 받을 수 있었어요. 안마는 병이 있을 때 치료 목적으로 받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실텐데요. 저처럼 안 하던 일을 해서 몸이 뻐근한 사람도 받을 수 있도록 50분, 80분처럼 짧은 안마부터 관리를 위한 110분, 140분 등 다양한 코스가 있습니다.

우선 편한 안마복으로 갈아입고 족욕을 하면서 ‘오늘 어떤 곳을 집중적으로 안마를 받고 싶은지’를 안마사님에게 전달해드리고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족욕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수기 안마에 들어갑니다. 향초를 켜 놓고 웃으며 편안하게 받을 수 있는 마사지를 떠올리기 쉬운데요, 사실 수기 안마는 고통의 연속입니다.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에서 안마 체험을 하는 모습./사진=설수진 청년기자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에서 안마 체험을 하는 모습./사진=설수진 청년기자

“내가 내 돈 내고 이렇게 아파야 하나? 저 그만할게요!” 소리치고 싶네요. 내가 그동안 내 몸을 얼마나 방치했는지 반성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수기 안마를 받는 걸까요? 바로 안마를 받는 고통의 60분을 이겨내고 포상처럼 다가오는 개운함 때문입니다. 아프면 아플수록 효과는 배가 됩니다. 일어나는 순간, 온몸의 근육이 확 풀리는 게 느껴집니다. 저도 이 맛에 안마를 못 끊는 것 같네요. 

“안마 통한 지역사회 공헌, 전문성도 꾸준히 높여가”

참손길 지압힐링센터 홈페이지 사진./사진제공=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참손길 지압힐링센터 홈페이지 사진./사진제공=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안마를 받은 후 김다우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부장에게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다우 부장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의 첫 번째 비전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가치는 ‘자립’이었습니다. 현재 참손길 지압힐링센터는 지속적으로 지점을 확대 중이며, 올해 7월 여의도점의 문을 열 예정입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예약이 조금 줄어들긴 했어도 계속해서 지점을 개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각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입니다.”

또 다른 비전은 시각장애인의 건강한 사회 참여와 안마사들의 기량 증진입니다. 김 부장은 “전국 안마 시연회를 개최하고 안마를 통한 지역사회 봉사를 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안마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전문적 수기요법 개발 및 교육을 통해 꾸준히 질을 높여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같은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같은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자립의 꿈을 주무릅니다”라는 말이 가슴 깊게 와 닿은 시간이었습니다. 향후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의 꾸준한 노력으로 일궈낼 참손길 지압힐링센터의 번창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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