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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1일 오후 불광역에 있는 서울혁신파크를 찾았습니다. 착한책가게 협동조합(이사장 전광철, 이하, 착한책가게)을 만나기 위해서였는데요. 옆 건물로 이사준비가 한창이라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착한책가게 전광철 대표를 만났습니다.

서울혁신파크 코워킹스페이스에 들어온 지도 벌써 5년이나 됐습니다. 출판업계에 오랫동안 일했던 동료 다섯 명과 함께 착한책가게를 만들었고 벌써 20여 권의 책을 출판했습니다. 그동안 쌓인 노하우 덕분에 올해는 매출도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종업원 모두 사회적경제에 관심이 많아 일하는 데도 재미가 있고 보람도 느낀다고 하는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5년 동안 착한책가게 협동조합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착한책가게 협동조합 전광철 이사장./ 사진=이기동 청년기자

Q. 착한책가게는 어떤 길을 걷고 있나요?

A. 단순하게 책을 출판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어떤 책을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책을 출판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사회적경제 분야에 필요한 책을 발굴, 출판하기도 하지요.

외국에 출판된 책 중에 우리가 찾고자 하는 책이 있다면 번역 후, 국내에 들여오기도 하고요, 사회적경제 분야 관련 유명한 인물이 있다면 그분을 직접 만나 출판에 대해 제의를 하기도 합니다.

단순하게 책을 출판하고 판매수익을 얻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사회적경제 분야에 도움이 되는 책을 출판하고, 실제로 우리 사회가 그렇게 바뀔 수 있다고 믿지요.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사회 속에 우리는 어떤 것을 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출판사가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곳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A. 맞습니다. 대부분의 출판사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에 효율적인 방식을 추구합니다. 그럴 때는 한 명의 대표의 말에 따르는, 수직적인 방식의 회사 운영이 유리하지요. 실제로 그렇게 운영하는 회사 방식이 수익적인 면에서 나을지도 몰라요.

착한책가게는 금전적인 목적보다 더 큰 무언가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면 사회적경제 분야를 이롭게 한다거나, 더불어 삶을 살아가는 방식 같은 것 말이지요. 그렇다고 매출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협동조합 또한 매출이 있어야지 제대로 운영되는 법이니까요. 매출은 매출대로 신경을 쓰되, 끊임없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고있는 전광철 이사장./사진=이기동 청년기자

Q. 5년 동안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A.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다 보니 일반 출판사보다 힘든 과정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방식에서도 수직적인 문화보다는 수평적인 방식을 택하다 보니 그만큼 시행착오도 많은 편이고요.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매 순간이 위기였던 것 같아요. 소규모로 운영되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고 말이지요.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차근차근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았고, 그런 것들이 쌓여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협동조합 구성원들이 함께했고, 모두가 머리를 맞대서 해결했기에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익이 일정치 않다보니 생활을 이어가는데도 무리가 있었지요. 초창기 구성원 몇 명은 다른 길을 택했고, 초창기 구성원이 여럿 바뀌는 과정에서 오는 위기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새롭게 들어온 구성원들과 다시 힘을 합치면서 지금의 착한책가게를 이끌고 있지요.

협동조합 또한 지속해서 성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매년 3~4권의 책을 출판했다면, 올해는 7~8권의 책을 출판 예정에 있습니다. 이제까지 20권 정도의 책을 출판했습니다. 기존에는 종이책을 중심으로 했다면, 올해부터는 전자책 출판으로 영역을 확장할 예정입니다.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요즘 시대에 발맞춰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확장해보려 합니다.

전광철 이사장이 소개한 '나는 잘 살고 싶어 나누기로 했다'./사진=이기동 청년기자

Q. 최근에 출판한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며칠 전에 인쇄를 한 책이 있습니다. 갓 나온 따끈따끈한 책이네요. 제목은 <나는 잘 살고 싶어 나누기로 했다>입니다. 잘 살고 싶으면 내 것을 먼저 챙겨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경제는 결국 나눔에서 오더라고요. 돈이 많고 적고의 편향된 관념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나눔의 눈을 뜨고자 하지요.

자본주의 사회는 우리들을 풍족한 삶으로 이끌어줬습니다. 하지만 돈이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원래 가지고 있었던 것들이 사라지는 현상이 생기고 있습니다. 돈을 위해 더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저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지요. 그런 사회 속에선 사람들의 마음이 메말라가기 쉽습니다.

<나는 잘 살고 싶어 나누기로 했다>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나눔이 주는 진정한 의미를 찾아보는 책입니다. 속도, 경쟁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속에서 이 책을 통해 나눔, 순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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