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업무, 직원 만족도는 높지만 도입할 계획은 없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300여 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업무방식 변화 실태’를 조사해 지난달 30일 발표한 결과다. 비대면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는 응답이 82.9%로 매우 높게 나타났지만,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를 지속하거나 도입할 계획은 ‘전혀 없다’는 응답 역시 70.8%나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업무 환경을 ‘온라인?비대면’으로 빠르게 바꿔놓고 있다. 하지만 기존 업무방식과 충돌, 업무 진행속도 저하, 정보보안 우려 등의 이유로 원격근무를 도입하는 데는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사회적경제 기업을 포함한 우리 사회 다양한 조직들이 급속도로 변하는 상황에서 ‘일하는 방법’을 혁신할 수 있을까.

지난 17일 온라인에서 진행된 서울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솔루션 스쿨 중 정승구 빠띠사회적협동조합 이사가 ‘비대면 환경에서 조직 변화하기’를 주제로 강연했다./사진제공=온라인 화면 갈무리

서울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경제 조직 현장의 문제 제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제안, 사회적경제 조직간 협력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대화의 자리로 ‘솔루션 스쿨’ 교육 세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비대면 환경에서 조직 변화하기’를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빠띠사회적협동조합(이하 빠띠)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함께 일하기: 비대면?비동기 조직의 신뢰와 협력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자신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눴다. 빠띠는 민주주의를 혁신해 일상과 세상에 확산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툴킷?플랫폼?커뮤니티를 만드는 조직으로, 지난 2015년 10월 설립됐다. 

서울?인천?천안?제주를 비롯해 일본?미국?호주?영국 등 국내외 다양한 지역을 기반으로 일하는 10여 명의 활동가를 위해 빠띠는 설립 이후부터 ‘원격근무 조직’을 운영 중이다. 정승구 빠띠 이사는 “다양한 조직원이 협력하고 기여할 수 있는 조직, 공동의 미션을 지향하는 동료 사이의 신뢰와 자발적 노동, 지속 및 확장가능한 구조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주의를 주요 콘텐츠로 내세운 빠띠는 인터넷 기술의 민주적 가치를 반영해 원격근무 조직을 만들게 됐다.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누구나 이용가능한 ‘보편적 접근성’,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상하관계가 없는 ‘수평적 관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접속하고 참여가능한 ‘최대 참여’ 등의 원리다. 

빠띠사회적협동조합은 원격 근무를 기반으로 정기적 오프라인 회의도 진행한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월간총회 역시 온라인에서 진행했다./사진제공=온라인 화면 갈무리

정 이사는 비대면 조직에서 일할 때의 핵심 원칙 3가지로 ‘신뢰, 협력, 실험’을 꼽았다.

먼저 ‘신뢰’ 부분에서는 비대면 환경에서 서로 어떻게 신뢰할지, 어떻게 관리하고 평가할지, 새로운 감시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지 생각해볼 것을 제시했다. 빠띠에서는 조직원이 함께 조직의 가치와 원칙을 세우고, 일하는 세부적 방법을 담은 핸드북을 만들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전 구성원이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월간총회도 진행해 원격근무의 부족한 점을 채운다.

‘협력’ 부분에서는 비대면 환경에서 서로 어떻게 협력하고, 효율적으로 소통할지, 새로운 협업 방법이 없는지 고민해볼 것을 제안했다. 빠띠는 매일, 월요일과 금요일, 격월, 분기 등 주기적으로 할 일을 점검하고, 실시간이 아닌 서로 다른 시간에 대화하는 ‘비동기’ 소통 등을 통해 주제 중심의 협업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실험’ 부분에서는 기존에 정한 방법을 고수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할 것을 강조했다. 빠띠는 활동가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그에 맞춰 업무 방식을 계속 바꿔왔다. 정 이사는 “빠띠는 거의 매달 변화하는 조직으로 만들어왔다”면서 “이미 완성된 조직은 없으며 환경 변화에 맞게 끊임없이 바뀌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서울사경센터는 △지난 14일 슬로워크와 ‘온라인 콘텐츠 준비하기’를 시작으로 △오는 22일 오전 10시에는 가치혼합경영연구소와 ‘공모사업 계획서 작성하기’ △23일 오후 4시에는 적정마케팅연구소와 ‘온라인 마케팅 시작하기’ 등을 주제로 교육 세션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참여를 원하는 기업 또는 기관에서 최대 2인까지 선착순으로 온라인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 가능하다.

서울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사회적경제 조직간 협력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솔루션 스쿨’ 교육 세션을 이어간다./사진제공=서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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