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과 어등의 너른 들판과 황룡과 극락의 풍부한 물은 광주를 여유와 어짊으로 가득하게 하는 자연적 환경이 됐다. 

광주의 역사는 외세의 침략에 항거하는 의병운동과 착취에 반대하는 민중운동 그리고 식민을 반대하고 자주독립을 꿈꾼 독립운동으로 이어져 마침내 독재에 반대하고 민주화를 실현하려는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 발전해 왔다. 광주의 이런 특징은 지역공동체가 갖고 있는 어짊과 여유를 기반으로 하는 공동체 정신에 있다. 민주화의 성과를 이어나가며 경제적인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사회적경제 활동 즉 나눔과 호혜의 경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도 역시 지역의 특징인 어짊과 여유를 간직하며 그 성과를 하나 둘 모아 나가고 있다.

광주의 사회적경제 특징은 우선적으로 당사자들의 자발적이고 열려있는 당사자 네트워크 구축이다. 사회적경제 지원사업별로 당사자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지역경제의 가장 기초단위라고 할 수 있는 구 단위에서 지원사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회적경제의 대의에 동의하는 단체와 개인의 자치구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당사자 네트워크는 사회적경제기업 간의 협업을 통한 상품개발과 공동의 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사회적경제의 본질적 가치인 사회가치를 공동으로 생산하고 지역공동체와 공유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당사자 중심의 네트워크를 통해 광주의 사회적경제는 시민과 거리에 토대를 둔 살아있는 사회적경제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광주 사회적경제의 두 번째 특징은 시민사회와의 네트워크 구축에 있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광주 사회적경제 활성화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오랜 전통과 활동력을 가친 시민사회단체의 역량이 사회적경제 발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광주의 시민사회가 가지고 있는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시민과 함께 활동해온 역량들이 새롭게 사회적경제의 활성화에 녹아들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경제 또한 시민사회와 함께 하기 위해 지역의 다양한 의제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주체로 사회적경제기업의 가치를 키워나가고 있다.

광주사회적경제의 세 번째 특징은 다양한 공공기관 네트워크 구축이다. 공공기관은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공동체의 삶을 위해 일하는 공익적 기관이다. 본질적으로 이윤 추구보다는 가치 추구를 근본으로 하고 있는 기관이 공공기관이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지방 공공기관 뿐 아니라 지역에 소재하는 국가 공공기관까지 매우 다양한 공공기관과 횡으로 종으로 연결되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광주 사회적경제의 특징이다. 시민의 교통에 대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의제 모임에는 대중교통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시민단체, 영리기업, 사회적경제기업이 함께 의제 모임을 추진하고 있으며, 쓰레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의제 모임에도 마찬가지로 사회적경제기업이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그린뉴딜 활동 중 비건을 중심으로 하는 의제 모임에도 사회적경제기업이 함께하며 비건 제품을 생산하고 나눔을 확산시키고 있다.

광주 사회적경제의 또다른 특징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민관의 거버넌스 구축이다.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사회적경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제들을 모아나가고 슬기롭게 해결방안을 찾아가면서 정책화하고 사업화의 과정을 거쳐 발전해 나가고 있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품 인증에 대한 논의 속에서 인증 지원사업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사회적경제의 혁신공간의 필요성을 현재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머지않아 광주에는 사회적경제 혁신을 위한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사회적경제와 시민이, 사회적경제와 시민사회가, 사회적경제와 청년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연결되는 광장을 갖게 될 것이다.

이렇듯 광주의 사회적경제는 사회적경제기업만의 힘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주체가 되는 힘을 바탕으로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 주민의 삶속에서, 도시의 공익적 가치를 키워나가는 공공기관 등 행정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다.

지역 사회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출범시킨 광주 사회적경제 민관거버넌스와 사회적경제기업의 공동판매를 중심으로 만든 가치키움사회적협동조합이 그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며, 시민사회 및 공공기관과 구축한 다양한 네트워크가 더욱더 튼튼히 형성되어 나갈 것이다.

위를 기반으로 광주의 사회적경제는 2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광주사회적경제기금을 준비해야 하며, 청년 사회적경제기업가 육성 사업을 준비해야 한다. 사회적경제기금은 당사자와 시민사화가 함께 만들어 나가며 공공기관과 행정이 제도화하고 일반기업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사회적경제기금은 기존 사회적경제기업에는 수혈의 효과가 있을 것이며, 청년 사회적경제기업가와 창업하려는 사회적경제기업에게는 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사회적경제기업가 육성사업은 교육과 실전을 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미래를 만들어갈 새로운 사회적경제기업가 육성에 지역의 모두가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이다. 40년 전 광주의 시민은 독재에 항거하여 분연히 일어섰고 많은 고통을 달게 감내해 왔다. 그 힘은 공동체의 힘이다. 광주의 공동체의 힘은 이제 오늘 사회적경제로 피어날 것이다.

광주사회적기업협의회 류광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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