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할 때 부모님이 시골에 땅을 갖고 농사를 짓는 사람은 금수저, 도시 출신에 농사하는 친인척 하나 없는 사람은 흙수저로 나뉘어요.”
지난 겨울, 경기도 한 농가에서 농촌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자신을 ‘귀농 흙수저’라고 소개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직장생활만 10년 했다는 그는 시골의 삶에 이끌려 귀농을 계획하고 있는데, 농촌에 땅을 가진 부모도 농업에 종사하는 친인척도 없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 중”이라고.
이처럼 농촌에 살며 경제활동을 하고 싶지만, 충분한 정보가 없어 망설이는 도시민들이 많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귀농·귀촌, 사회적농업 등 사업을 시행할 때 영농경험이 부족한 도시민도 지원대상으로 포함한다. ‘대학까지 나온 도시 청년들까지 왜 지원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농촌에 연고나 기반이 없는 이들은 ‘귀농·귀촌 약자’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농촌에서는 청년 유출과 고령화로 만성적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농촌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집단 귀국하면서 최악의 인력난을 겪는 중이다. 당장 농산물을 수확할 사람조차 없자, 경상북도는 이달 27일 고추 따기를 도울 베트남 근로자 380명을 입국시키기로 했다. 이들의 자가격리 비용까지 부담할 만큼, 농가의 일손이 시급한 상황이다.
농촌 일자리가 필요한 도시민과 일손이 부족한 농민들을 서로 이어줄 효과적 방안이 필요한 때다. 최근 서울시가 일자리·일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7~9월 운영하기로 한 ‘농촌일자리 탐색교육’ 사업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직?폐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구직자 240명을 경북 상주, 전남 영암 농장에 파견해 일손을 돕고 귀농·귀촌 가능성을 탐색하도록 한다.
앞서 사회적경제 분야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대표적으로 소셜벤처 ‘푸마시’는 인력이 필요한 농가와 일자리를 원하는 도시민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운영 중이고, 사회적기업 ‘오마이컴퍼니’는 청년들이 제주에서 살며 감귤 수확도 하는 ‘워킹홀리데이’ 프로젝트를 시행하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 등으로 향후 ‘농식품’ 분야는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도시민과 농민, 서로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 정책이든 비즈니스든 더 많은 연결점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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