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the 이로운 건강] 40. 잠 좀 자자(5) –불면증은 왜, 어떻게 생길까?
[알면 the 이로운 건강] 40. 잠 좀 자자(5) –불면증은 왜, 어떻게 생길까?
  • 이로운넷=손홍석 우리마을주치의 살림의원 정신의학과 원장
  • 승인 2020.07.17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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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을 이겨내기 위한 첫걸음은 불면증이 왜 그리고 어떻게 생기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 안에서 불면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면증은 여러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르게 되는 신체∙생리∙심리∙행동적인 불균형이 악순환 되고 있는 하나의 신경생리학적 상태입니다. 불면증이 발생하는 원인과 과정을 3가지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분석한 “스필만 모델(Spielman Model)”은 불면증의 실체를 이해하고 이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찾는데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되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림 출처=신홍범, 『불면증, 당신도 치료될 수 있다』(서울: 소라주, 2015), p.113.
/그림 출처=신홍범, 『불면증, 당신도 치료될 수 있다』(서울: 소라주, 2015), p.113.

먼저 ‘기저 요인’은 평소 예민하고 긴장을 잘 하는 성격적 특성이나 유전적 인자와 같이 개인이 원래 가지고 있던 요인들을 말합니다. 선행하는 기저 요인에 ‘유발 요인’이 더해지면 발병 역치를 넘어서 불면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환경의 변화, 신체적 통증 등이 해당합니다. 이렇게 발생하는 급성 불면증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일시적으로 겪을 수 있는 상태입니다.

예컨대 큰 시험이나 매우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하루 이틀 정도 잠이 오지 않는 경우처럼 말입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보통 그 유발요인이 사라지게 되는 경우 혹은 수면부족을 만회하려는 뇌의 회복기능에 의해서 이내 다시 정상적인 수면을 되찾게 되지요. 그런데 유발요인으로 인한 불면증 상태가 점차 길어지는 경우 여러가지 악순환의 고리가 생기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즉 유발요인이 사라지고 나서도 불면증이 지속되는 상태가 곧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만성 불면증인 것입니다.

이런 요인을 ‘유지 요인’ 혹은 ‘지속 요인’이라고 합니다. 불면증의 결과로 인해 생긴 심리적∙행동적∙생리적인 요인들이 다시 그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수면부족과 높은 피로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잠을 못 자는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유지 요인의 대표적인 예가 잠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커지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잠에 대해 별다른 신경을 써본 적이 없는데 이제는 잠 자체가 큰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지요.

‘잠을 잘 자고 싶다’는 바람이 큰 만큼 잠이 오지 않을 때의 좌절감도 커지고, 잠자리에 들기 전부터도 ‘오늘은 잠을 잘 수 있을까?’하는 불안에 시달리게 됩니다. 특히 출근을 앞두거나 중요한 약속이 있는 전날이면 ‘잠을 더 자야한다’는 부담이 있는데 잠에 대한 불안 때문에 오히려 못 자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러한 심리적 불안과 긴장은 당연히 잠에 더욱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되겠죠. 유지 요인의 또 다른 예는 잠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행동습관이 생기는 것입니다.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더 일찍 누워야 조금이라도 더 자겠다’는 생각에, 자다가 깼을 때 ‘계속 누워 있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잠이 들겠지’ 하는 생각에 실제 잠을 못 자면서 누워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습관이 생깁니다. 그리고 ‘평소에 잠을 못 자니 잘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자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주말이면 늦게까지 잠자리에 머물러 있거나, 피로감 때문에 낮에 수시로 누워 있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모든 행동은 평소 잠을 충분히 못 자기 때문에 취하는 일종의 대처이지만, 문제는 이것이 불면증을 더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유지 요인의 마지막 예는 우리 몸의 생물학적 변화입니다. 실제로 불면증 상태에서 우리 뇌는 정상적인 상태에 비하여 각성 수준이 높고 지나치게 활성화한 상태로 확인이 됩니다.

뇌뿐만 아니라 교감신경계의 과도한 활성 상태로 확인되는 신체적인 긴장도의 상승 등의 신경생리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우리 뇌와 몸의 긴장도가 높아서 잠을 못 자고, 불면증의 지속이 다시 신체적인 긴장도를 높이는 생물학적 악순환의 고리가 생기는 것입니다. 마치 자동차의 기어가 올라가듯 우리 몸의 기어가 올라가서 고정된 채로 잘 내려오지 않는 상태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신체적인 피로도가 높으면서도 긴장도가 동시에 높아서 서로를 더 악화시키는 상황, 우리가 경험하기로는 ‘그렇게 못 잤는데도 불구하고 또 못 자고, 심지어는 낮에도 잠이 안 온다’는 역설적인 상태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불면증 발병의 세 가지 요인-기저 요인, 유발 요인, 유지 요인- 가운데서 바로 ‘유지 요인’을 없애는 것이 불면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다시 정상수면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위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고 다시 잠을 잘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상태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간략히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그리고 각각에 대해서 앞으로 차례대로 다루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1. 생체 시계를 제자리로 맞추기: 수면제한요법 
2. 뇌에게 잠을 자는 습관을 다시 길러주기: 수면위생, 자극조절요법
3. 몸과 마음을 잠을 자기에 적합한 이완된 상태로 만들어 주기: 이완요법
4. 잠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 인지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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