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사회적경제로 자금이 잘 순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내의 숙제는 무엇인지, 금융환경은 어떻게 변해야하는지 논의하기 위해 금융 전문가들이 뭉쳤다.

10일 개최된 사회적경제 미디어 ‘이로운넷’ 창사 12주년 기념 온라인 컨퍼런스 ‘2030 세이가담: 가보지 않은 길, 다시 협동’의 4부 순서는 ‘더 넓은 연대로 가는 길, 사회적금융’으로 진행됐다.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가 사회를 맡고 강성일 신용보증기금 사회적경제기획팀장, 안승용 신협중앙회 사회적경제기획반 반장,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실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해당 토론은 지난달 16일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 리영희 홀에서 사전 녹화로 제작됐으며, 10일 오전 10시부터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추가 보증 공급, 대출 금리 인하 등 코로나19 회복 위한 긴급 금융 지원 활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안전·인내 자본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소비심리가 위축돼 매출 ‘0’을 찍는 기업들이 생기면서 경영악화가 장기화됐기 때문이다. 강 팀장은 “연체가 발생해 따로 관리하는 기업이 작년 한 해 동안 22개 기업, 연체 금액은 총 26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첫 5개월 동안 20개 기업이 29억원을 연체해 이미 전년 수준을 넘어섰다”고 심각성을 설명했다.

강 팀장은 이어 자금 확보를 위해 신용보증기금 사회적경제전담팀은 보증서 신속 발급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는 “상담 건수가 늘어나긴 했지만, 전국 8개 전담팀은 기업체가 서류를 제출 후 평균 2~3주 안에 보증서 발급까지 완료했다”고 말했다. 5월 말 기준 공급금액은 726억원. 전년대비 18% 증가했지만, 내부적으로 상반기에 배정된 목표 금액을 이미 달성한 지역에도 지속적인 지원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협도 사회적경제기업 대출 신규취급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정도 증가했다. 안 반장은 “원래 증가하던 추세에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추가수요, 경기도에서 진행하는 사회가치벤처펀드 규모가 추가편성된 것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안 반장에 따르면 신협은 지난 4월부터 내부적으로 사회적경제기업 대출의 가이드라인금리를 0.5%p 인하했다. 그는 “얼마 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또 인하돼 대출금리를 추가로 낮추는 것도 검토 가능하다”고 전했다.

연체·부채 혹은 기업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을 경우 지원이 어려웠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신협은 이미 충분히 높은 수준의 부채를 보유했거나, 기업 지배구조가 심사기준에 어긋날 경우 대출을 거절했다. 신용보증기금도 기업 지배구조를 중점적으로 확인하며, 3개월 이내 10일 이상 연체대출금이 있거나 6개월 이내 신용규제 정보 등록, 국세 및 지방세 체납이 있는 경우 지원해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은 사회적경제 조직과 일부 기업의 참여로 3억 정도 자금을 마련해 긴급운전자금 대출을 진행했다. 장 실장은 “4월부터는 코로나로 멈추거나 대안적 활용방안이 필요한 재원을 찾아내 원래의 취지를 유지하면서 사회적금융 방식으로 작동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그 예로 KOICA와 함께 공정무역 생산자 조직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0일 개최된 ‘2030 세이가담: 가보지 않은 길, 다시 협동’의 4부 순서 ‘더 넓은 연대로 가는 길, 사회적금융’에서는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가 사회를 맡고 강성일 신용보증기금 사회적경제기획팀장, 안승용 신협중앙회 사회적경제기획반 반장,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실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금융기관이 보는 개정 협동조합기본법 보완점

지난 3월 통과된 협동조합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갔다. 안 반장은 “법은 개정됐지만 신협은 타법인 출자가 여전히 불가능해 별로 달라지는 게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 국회 때 신협과 사회적경제조직의 협력관계를 명확히 하고 신협의 타법인 출자를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신협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회기만료로 폐기가 됐다”며 재발의를 촉구했다.

이어 이종협동조합연합회가 협의회 수준을 넘어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 단위에서의 활발한 교류, 협력 ▲개별 협동조합 기업들의 체력 확보 ▲현장의 필요사업 발굴 등의 노력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출자제에 대해서는 “출자의 목적을 고려했을 때, 출자를 통한 자본 확충은 협동조합에서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출자를 자금조달 원활화 수단으로만 취급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장 실장은 “창업 3년 이내 신생조직은 우선주 발행이 불가능하고, 사회적협동조합은 배당이 금지돼 우선주 발행이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향후 자산화·중개기관 육성 등 지역 관련 사업 多

이날 패널들은 기관별 자금 공급 계획과 목표도 나눴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2년 동안 개발한 사회적경제기업 평가시스템을 하반기에 적용한다. 강 팀장은 지역자산화에 힘쓰는 20개 기업에 10년 만기 보증서를 제공하는 사업, 사회적경제 분야 금융 사각지대 발굴도 언급했다.

신협은 ‘1 협동조합, 1 신협 통장’이라는 콘셉트로 사회적경제기업 대상 ‘마이너스통장’을 하반기 개시한다. 경기도, 충청남도와 함께 하는 지자체 협력사업도 있다. ‘경기도 사회적경제기업 특별융자’ 사업은 7월 중 한도가 소진될 예정이고, ‘사회적경제기업 긴급경영자금대출’은 대출한도를 1천만원, 대출기간을 3년으로 늘려 실행할 계획이다. ‘충남 사회적경제기금’을 통해서는 평균 1%대 금리로 대출을 준비 중이다.

장 실장은 “임팩트 프로젝트 사업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연대기금은 중개기관들과 함께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 노동자소유기업 인수전환 등 정책금융 사각지대에서 추진되는 임팩트 프로젝트 사업 비중을 확대해 갈 계획이다. 대출 비중 확대, 지역 중개기관 육성과 관련한 공모 프로그램 도입, 신용보증기금 평가시스템 기반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도 검토 중이다.

토론 후에는 사전 신청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 시간이 이어졌다. 안 반장은 협동조합기본법상 금융·보험업 허용에 대한 의견 질문에 “일정한 물적·인적 요건을 정해 허용하는 걸 검토하면 좋을 듯하다”면서도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는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기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과 우리나라 금융·보험업이 이미 과잉상태에 있다는 일반적인 평가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금융이 사회적경제 조직 규모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달라는 질문에는 강 팀장이 도우누리 사회적협동조합을 들었다. 그는 “지원 전 2018년에는 재무제표에 거의 2억원 손실이 발생해 대출이 어려웠는데, 신용보증기금 보증으로 8억원을 대출 받아 사업 확장과 고용증가, 수혜규모 확대를 이뤄 1년 만에 손실을 반 이상 줄였다”고 말했다.

스스로 공동체 은행 '빈고'의 조합원이라고 밝힌 질문자가 "빈고 같은 공동체은행의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는 안 반장이 "기존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체계에 대한 대안금융으로서 이탈리아의 방카에티카와 유사한 지향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자본과 규제가 금융을 독점하는 환경 속에서 여러 대안금융이 시도되고 발전하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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