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임팩트 투자를 고민하고 투자하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지난달 열린 임팩트 투자 관련 온라인 컨퍼런스 현장에서는 임팩트금융의 정체성 논의가 오고 갔다.
현장에서 곽제훈 팬임팩트코리아 대표는 “임팩트금융 생태계에서도 사회적 가치와 임팩트보다는 이자와 원금 보장에 더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가끔 보인다”고 말했다. 임팩트 투자는 자선사업이 아니니 이자와 원금 보장을 따지는 건 당연하지만, 수익성 보장을 기준으로 세우고 임팩트는 홍보용처럼 취급할 때 문제가 생긴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아직 우리나라의 임팩트 투자 생태계는 초기 단계인데, 임팩트 투자가 트렌드라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며 이 흐름 속에서 임팩트 영역이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대표도 “한창 벤처 투자 열풍이 불었을 때도 너도나도 벤처 투자에 뛰어들었던 기억이 난다”며 “스스로 자정작용을 거쳐야 하고, 민간에서 자생하는 임팩트 자금을 마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소위 말하는 ‘주류’가 관심을 가지고 뛰어들게 만들기 위해 소셜 주체들이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 국내에서는 정부 주도로 이끈다는 게 제약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2016년만 해도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에 ‘임팩트 투자’를 상세검색하면 연 150건도 안 나왔는데, 작년 한 해는 1700건 이상 쏟아졌다. 도 대표도 “대기업이나 금융사들이 ‘임팩트 투자를 받은 곳 중 성공한 예를 보여달라’고 하더라”라며 제도권의 관심이 커졌음을 실감했다.
이 영역이 주목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자정작용을 운운하기에는 이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제도권의 관심과 참여가 커질수록 정체성이 흔들리기 쉽다. 임팩트에 대한 철학 없이 ‘임팩트 투자’라는 홍보 효과만 노리는 투자자가 과연 없을까.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그린워싱(greenwashing),’ 공정무역을 이용한 기업의 이미지 세탁 ‘페어 워싱(fairwashing)’에 이어 겉으로만 사회적 가치를 내세우는 ‘임팩트 워싱(impact washing)’이라는 표현도 있다. 임팩트 금융 신뢰를 지키기 위해 경계해야 한다. 목적은 임팩트금융이 주류가 되게 하는 거지, 주류에 먹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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