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강원·광주 4개 사회적경제 지원센터장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향과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고, 사회적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묘수’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10일 개최된 사회적경제 미디어 ‘이로운넷’ 창사 12주년 기념 온라인 컨퍼런스 ‘2030 세이가담: 가보지 않은 길, 다시 협동’의 5부 순서는 ‘좋은 수, 우리도 좀 압시다: 지역사경센터장이 말하는 사회적경제의 힘’으로 꾸려졌다. 

행사는 모성훈 이로운넷 기획실장이 사회를 맡고 송영석 인천광역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이강익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이종국 광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조주연 서울특별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등이 참여해 진행됐다. 해당 토론은 지난달 16일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 이영희 홀에서 사전 녹화로 제작됐으며, 이날 오후 1시부터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로 공개됐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역사적 배경 및 사회·문화적 특성에 따라 서울·인천·강원·광주의 사회적경제 성장 속도는 저마다 다르다. 4개 지역은 공통적으로 ‘이로운넷 지역판’을 열어 지역 내 사회적경제 정책·사업·소식 등을 알리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광역 단위의 사회적경제 지원센터 수장들이 한데 모여 현안을 논의하고,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 “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시민경제로 진화해야”

‘2030 세이가담: 가보지 않은 길, 다시 협동’ 5부에 참여한 모성훈 이로운넷 기획실장, 조주연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송영석 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이강익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이종국 광주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왼쪽부터)의 모습./사진=이로운넷

먼저 국내 최대 소비 도시이자 인구·자원이 밀집된 ‘서울’은 환경·교통·주거·공동체 등 여러 사회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최근 10년간 이뤄진 사회혁신 주체 발굴, 정책 참여기회 확대 등으로 시민들이 높은 주체 의식을 가졌다.

조주연 센터장은 “서울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기업의 창업·성장 지원에 초점을 맞춰왔다”면서 “이제는 기업 중심의 정책을 넘어서 시민들의 참여와 경험에 방점을 찍는 ‘시민경제’로 진화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용창출 수단에서 벗어나 시민을 주체로 세워 행복도 제고와 경제민주화에 기여하는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의 매출 감소, 이에 따른 생존에 대한 위협과 지속성 담보가 어려워졌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위기 상황은 오히려 사회적경제가 시민들의 일상생활로 확대하고 문제해결력을 높이며 시민들의 참여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시민경제’로 진화할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광주 “내년 순연된 사회적경제 박람회 반드시 개최”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밀접도가 높고, 이번에 배출한 21대 국회의원 9명 모두 시민사회·지역 활동가 출신일 만큼 시민들의 힘이 강하다. 

무엇보다 올해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당초 7월 3~5일 사흘간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내년 7월로 순연된 상황이다. 이종국 센터장은 “행사 준비를 위해 시 전체가 애써왔는데 내년으로 연기돼 아쉽다”면서도 “2021년에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반드시 개최될 수 있도록 ‘플랜 B’까지 함께 구상 중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조 센터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사회적경제 기업에 도움이 되는 기금 조성 필요성이 커진 동시에 사회적경제 기업이 지역아동센터 위생방역 등 복지 사각지대에서 모범적으로 활동해 지역사회에서 존재감이 높아졌다”면서 “향후 광주와 대구의 ‘달빛동맹’처럼 지역간 사회적경제 교류가 더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강원 “지방소멸의 해결책”, 인천 “지역 존재감 확대“

서울·인천·강원·광주의 사회적경제 지원센터장은 지역마다 특징과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사진=이로운넷 유튜브
서울·인천·강원·광주의 사회적경제 지원센터장은 지역마다 특징과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사진=이로운넷 유튜브

인구 150만, 도농복합 및 농산어촌으로 구성된 ‘강원’은 최근 지방소멸, 고령화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귀농·귀촌으로 중고령층 인구 유입은 늘고 있지만, 20~30대 청년 인구의 수도권 및 대도시 유출은 심각한 지경이다. 또한 농림어업과 관광업이 주요 산업인데, 농림어업 성장은 정체상태이고 관광업은 여행 패턴 변화나 감염병 등 재난으로 어려움이 겹친 상황이다.

강원은 지방소멸 위기와 산업구조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핵심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나섰다. 이강익 센터장은 “마을 단위 사회적경제 기업에서 여러 실험 통해 지역 문제에 대응하려고 한다”면서 “강원의 여건과 특성에 맞는 농식품·체험관광·돌봄 등 분야에서 사회적경제 선도모델을 발굴·육성하고, 이를 위한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인구 300만의 도시 ‘인천’은 공항과 항구가 있는 관문 도시이자 물류 및 생산기지 역할을 한다. 지리적으로 서울과 인접해 위성도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정주성이 다소 약하고, 문화적으로도 서울 의존도가 높아 자생적인 문화발전이나 인프라 구축 등에 어려움이 있다.

사회적기업은 인증 157개, 예비 57개로 전국 평균 수준이지만, 협동조합은 520개로 전국 하위 4번째로 다소 적은 수준이다. 송영석 센터장은 “인천의 사회적경제 지원 제도나 예산이 부족한 편”이라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네트워크의 경험치를 늘리며, 인천 특색을 반영한 공간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사업이 필요하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코로나19 언택트 시대, 협동과 연대 멈추지 말아야“

‘2030 세이가담: 가보지 않은 길, 다시 협동’ 5부 ‘좋은 수, 우리도 좀 압시다: 지역사경센터장이 말하는 사회적경제의 힘’ 출연진./사진=이로운넷

‘이로운넷’은 사전에 받은 시청자들의 질문에 대해 지역 센터장들의 답변을 추가로 받았다.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 지역 내 협동과 공동체 정신을 어떻게 유지할까’에 대한 질문에 송영석 센터장은 “기존 관행을 넘어서는 새로운 질서가 요구될 것”이라며 “대규모 인원이 팀워크를 이루는 행사 중심에서 필요한 협동을 중심으로 소규모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협동의 기본을 확실히 하되 원칙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지역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데, 대한민국이라는 큰 공동체에서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강익 센터장은 “사회적경제는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자원을 활용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경제활동이기에 지역의 특성과 긴밀한 관련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방소멸, 일자리창출, 농산어촌업 등 지역문제에 대한 해결이 한국사회 전체와 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2030 세이가담: 가보지 않은 길, 다시 협동’은 10일 오후 3시 시작되는 특별세션 ‘최기영 장관과 함께하는 과학하는 여자들의 글로벌 이야기’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행사 전체 영상 및 각 세션은 이로운넷 유튜브를 통해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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