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대전 한국가스기술공사(KOGAS-Tech) 본사에서 ‘대학생 사회혁신 전문가 양성과정’ 최종 발표회가 있었다. 한국가스기술공사와 대전지역의 사회적 협동조합 ‘페토’가 손을 잡고 대학생들이 지역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발굴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보도록 한 것이다.  

6개월간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기관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사회혁신가 양성' 프로그램에서 어떤 의미와 성과가 있었는지 사회적 협동조합 ‘페토’의 신택연 대표를 대전 원도심에 위치한 사회적경제 청년협업공간 '대흥노마드'에서 만났다.

"창업했던 4년전과 비교해 보면 사회적 협동조합을 보는 시선자체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사회적 문제 해결방안을 같이 해결하고 찾는 주체로 바라보기 시작했어요"

페토의 신택연 대표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최근 대전 지역의 분위기를 이 같이 설명했다. 대전에는 연구소, 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많은데, 이들이 사회적협동조합의 의견을 반영,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 대표는 "공공기관과 하는 사업은 자체 자금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공공기관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페토는 지난해 부터 한국가스기슬공사와 ‘지역혁신 주체 양성사업’을 진행했다. 양성사업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청년들의 보이스피싱 피햬예방'이란 자신들이 도출한 혁신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보려고 하고 있다. 페토는 더많은 지역혁신 주체양성을 위한 후속사업을 논의 중이다.

다음은 신 대표와의 일문일답.

‘페토’는 '진로를 잡다' 또는 ‘길을 가다’라는 라틴어다. 신택연 대표는 2016년도에 진로교육에 초점을 맞춘 사회적 협동조합 ‘페토’를 창업한 5년차 청년기업가이다. 현재 ‘페토’가 입주해 있는 코워킹 공간 ‘대흥노마드’도 사회적경제영역 청년 협업팀들과 함께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 사진=박창호 기자

한국가스기술공사와는 어떻게 함께 사업을 하게 되었나 ?

2019년도 행정안전부의 ‘사회혁신 플랫폼’에서 한국가스기술공사를 만나게 되어 사업을 함께 하는 인연을 갖게 되었다. 지역주체와 시민단체, 지자체, 사회적 경제기업, 공기업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였다. 그야말로 지역 생태계가 네트워킹 모임이 만들어준 일종의  준비된 우연(serendipity)이었다.

가스기술공사는 기존에 SNS기자단 성격의 ‘대학생 서포터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저희 ‘페토’를 만나게 되면서 기존 사업의 내용을 ‘지역혁신 주체 양성사업’으로 변화를 주게 되었다.

가스기술공사와 함께 추진했던 사업의 의미와 성과는 ?

페토와 가스기술공사가 함께 추진한 지역혁신 사업에서 지역중심의 공정여행 사업, 청년금융격차 해소를 위한 금융교육 플랫폼 사업, 가짜뉴스 대응을 위한 미디어 교육사업과 같은 아이디어들이 도출됐다. 그중 청년 금융격차 해소를 위한 금융교육은 청년 보이스 피싱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이스피싱하면 보통은 장·노년층을 떠올리는 데, 놀랍게도 우리나라 보이스 피싱 피해자의 약40%가 청년층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청년들이 그 지점을 주목했고 자신들 세대의 문제를 당사자 그룹으로서 프로그램안에서 스스로 해결해보려는 시도를 했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도출한 문제와 해법 아이디어를 가지고 현재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주최중인 소셜벤처 경연에 참가중이다. 경연대회 입상과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교육의 효과측면에서도 그렇고 사회혁신이나 창업문화 관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사회적경제영역 청년협업공간 ‘대흥노마드’에서 진행된 한국가스기술공사(KOGAS-Tech)의 사회혁신가 양성과정 장면 / 사진='페토' 제공

함께 사업을 추진한 공공기관측은 사업결과를 어떻게 보나 ?

함께 사업을 추진한 가스기술공사측도 ‘지역혁신 주체 양성사업’에 참가자들의 지역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전체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1차년도 사업을 평가했다. 가스기술공사는 이 사업을 계속 사업으로 추진할 의사도 가지고 있어서, 현재 여러 주제의 후속 방안들을 협의 중이다. 

사회적 협동조합 페토가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란 비즈니스 활동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따로 사회문제 따로가 아니다. 그런 점이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공공기관들이 저희와 같은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해 갖는 공감대인 듯 하다.

11명의 예비 사회혁신 전문가들은 교육과정을 통해 도출된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최하는 소셜벤처 경진대회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페토' 제공

공공기관과 파트십은 협동조합에게 어떤 점이 좋은가 ?

공공기관과의 파트너쉽 사업은 조합 자체재원으로 추진되는 사업에 비해 보다 안정적 기반에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점이다. 또한 공공기관과의 파트너쉽 사업이 많아질 수록 조합은 더 많은 상근자를 고용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공공기관과의 파트너쉽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볼 생각이다.

정부도 금년 3월말에 발표한 3차 협동조합 기본계획(2020~2023)의 주요 전략과 중점과제에는 ‘교육 및 홍보의 내실화’와 ‘현장참여형 교육확대’가 포함되어 있다고 들었다. 앞으로 교육과 관련된 사업들이 늘어나게 되면 교육분야와 관련이 있는 사회적협동조합의 역할도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페토’에게 대전지역의 창업생태계는 어떤가 ?

20015년에 예비창업을 했고 2016년에 '페토'를 창업해 약 4년의 시간이 경과했다. 예전과 비교해 보면, 사회적 협동조합을 보는 시선자체가 크게 달라졌다. 협동조합을 사회적 문제를 해결방안을 같이 해결하고 찾는 주체로 바라보고 있고, 협동조합과 사업의 파트너쉽을 갖는다는 인식이다. 

사회적 협동조합이 제안한 아이디어들을 경청해 주고 지자체나 지역에 소재한 공기업들의 사업으로도 일부 연결되는 등 협동조합의 현장 목소리들이 점점 더 많이 반영되는 추세다. 장애인 경사로와 관련한 누구나 갈 수 있는 ’모두를 위한 여행지’같은 경우가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페토’가 바라 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변화’는 ?

앞으로 교육이 크게 변할 것이다. 규모가 소규모 학교로 변할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학교가 이전의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전교생 100명 미만의 강원도 소규모 학교는 이미 개학을 했다. 해답의 방향은 이미 나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앞으로의 교육은 보다 아이디어 중심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교육이 소규모로 재편이 되게 되면 개개인에 맞춘 교육이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변화들안에 사회적 협동조합들의 역할도 점점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페토’와 ‘페토’의 사업에 대해 ?

‘페토’는 5년차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사회적 협동조합도 일반적인 협동조합의 법과 같은 법을 적용받는다. 다만, 운용 구조가 조금 다르다. 일반 협동조합은 신고제이지만 사회적 협동조합은 인가제이다. 교육부나 지자체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페토'는 2016년도에 교육부의 인가를 받았다. 

교육부로부터 단위학교(중학교와 고등학교) 진로교육 위탁을 받아 수행하고 있다. 주로 중학교 정규교과로 진행되며 자유학기제  프로그램과 연관되어 있고, 내용적으로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을 연계해 직업체험 교육을 받을 수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대전시 산하의 ‘학교밖 청소년지원위원회’와도 협력하고 있다.

현재의 교육은 주로 ‘진학’과 ‘취업’을 위한 입시교육이다. 직업은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사람은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게 ‘페토’의 생각이다. 그래서 ‘페토’의 시선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한사람’으로서 주체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교육적인 방법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맞춰져 있다. 그런 ‘페토’의 생각에 공감하는 많은 조합원들과 파트너쉽을 발굴해가며 한걸음 한걸음 구체화해보고 있다.

'페토'는 2017년부터 대전지역의 사회적경제 청년협업 공간인 '대흥노마드'를 대전 원도심에 개발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사진=박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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